휴전 전후 철없던 코흘리개 시절, 동네아이들 간에는 병정놀이가 유행이었다. 구멍가게마다 널렸던 장난감 계급장을 사서 달고, 양키모자는 신문을 접어서 썼다. 계급순서에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어서, 대략은 장비(?)를 척척 사주는 ‘있는 집’ 아이 우선이었다. 동물세계에서 외적방어는 수컷의 몫이기에, 남자아이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 ‘소방관 또는 군인’이라고 대답하면, 그 사회의 앞날은 밝다. 대한민국이 과연 그럴까? 아무리 우스개라도 희망 일호가 ‘임대 주(賃貸主)’라던가? 전후(前後)에 어렵던 시절은 그랬다 쳐도, 중진국이라는 오늘날 그 옛날 천민(賤民) 의식이 오히려 더 증폭되었다면, 그야말로 ‘헬 조선’을 증명하는 인증서 아닐까? 어쨌든 군 제복에 대한 남자들의 로망은 원초적이어서, 마니아급 수집가가 꽤 많은데, 특히 이차대전 당시 독일군장이 인기라고 한다. 전 세계를 상대로 두 차례나 대전을 치른 깡(?)과 전투능력 덕분도 있지만, 영화에서 보는 군복은 그자체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멋지다. 전쟁은 ‘멋’과는 거리가 먼 지옥이요, 15세 아이에서 65세 노인까지 남자인구 1/3 을 동원하여 8백만 전사자를 낸 히틀러는 악마였지만, 독일군(軍: Wehrmach
무대와 바닥은 최고급 단풍나무, 벽면은 체리목으로 마감한 3백석 남짓의 금호아트홀. 비르투오소의 연주를 만나면, 마치 장인이 만든 악기 속에 들어간 듯 아늑함을 느낀다. 이날 신시내티 심포니 플루트 부수석 재스민 초이의 연주가 그랬다. 청아한 대금·안데스 팬 플루트·클라리넷 등 팔색조와 같은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온다. 그녀는 플루트 자체의 한계와 앞서가는 진화에 도전하고 있다 (070818). 악기의 여왕 바이올린 소나타를, 별다른 편곡 없이 훌륭하게 풀어낸 프랭크에서, 엄청난 기량의 업그레이드를 실감한다. 현대 클래식처럼 신비롭고 난해한 윤이상의 ‘가락’에서, 마치 마술을 시연하듯 선보인 다양하고 창조적인 주법은, 반만년 ‘피리 민족’의 내공을 보여준다. 공연리뷰의 제목을 ‘마술피리’라고 이름지은 이유다 (대전예당 앙상블 홀: 100402). 당돌 발칙한 “이럼 안 되나? (Why Not)?”라는 공연 제목이 말하듯 팝·재즈와 어울린 마당놀이를 보면서, 관현악 가운데 플루트의 지위격상은 물론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가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는 최나경(재스민의 본 이름)의 뛰어난 천재성과 열정을 읽는다(대전 CMB 아트홀: 110604). 이처럼 20년 넘게
인류사회의 발전을 이끌어온 엔진은 개방적·적극적인 서구문명이요, 그 요람은 그리스 문화를 이어받아 서방세계를 제패한 로마제국이었다. 반대로 고대문명의 쌍두마차였던 중국문화는, 명-청(明·淸)에 들어와서도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정책을 고집하다가, 선두주자의 지위를 빼앗기고 삼류로 전락하였다. 이제 ‘박정희 식’ 개발모델을 빌려다가 G-2 까지 성장하자, 찬란했던 옛 영화를 되찾겠다며, 사드배치관련 3불(三不)정책 강요처럼 무례한 반칙을 동원하여 전 방위로 떼를 쓰고 있다. 그러나 구시대의 전제군주국가 보다 더 무자비하고 원시적이요, 중국 특유의 선민의식(中華)에 오염된 공산주의 마인드를 버리지 않는다면, 무리한 욕심은 스스로를 자멸로 이끌 것이다. 주변국들로부터 왕따와 집단성토를 자초할 것이기 때문이다. 로마는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여 인류를 믿음의 세계로 인도하였으나 가톨릭이 강요한 ‘신앙 과잉’으로 서구문명은 암흑시대를 맞는다. 유일신(唯一神)의 질투와 배타성은, 다신교(Polytheism)에 길들여진 유럽에서 마찰을 피할 수가 없었으니, 마녀사냥 같은 무리한 정책의 부작용 또한 예정된 코스였을 것이다. 역사에는 의외성이 높다. 첫째 Pax Romana가 보
스페인 순례 길의 종착지 콤포스텔라에 야고보의 유해가 있다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성당에는 마가(Marko)의 유해가 있다. 로마에서 순교한 야고보는 신도들이 몰래 수습하여 모셔왔고, 마르코는 상인들이 알렉산드리아에서 옮겨(훔쳐)왔다고 전해진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가 봉안된 적멸보궁이 다른 절과는 격이 다르듯, 성인의 유해는 범할 수 없는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다. 인민의 행복과는 동떨어진 사이비 이념의 공산국가들이, 비싼 방부(防腐) 처리와 관리 경비를 무릅쓰고 선임 독재자의 ‘시체장사’를 하는 행태는, 독재유지를 위하여 무신론자들이 종교를 흉내 내는 이율배반이요 자기기만이다. 왜 자연으로 돌려보내지를 못하는가? 산마르코 광장을 내려다보는 커피숍(Caffe Florian)에서 커피를 마셨다. 1720년에 문을 열어 괴테와 바그너도 마시고 갔다는 곳. 두 잔에 이탈리아에서는 조금 비싼 17유로인데, 2.5 x 2 + 음악 감상요금 12란다. 한국 호텔에 비해 ‘바가지’는커녕 너무 싸다. 가면 쓴 카니발의 원조 베네치아... 사육제가 끝나면 열 달 뒤 사생아가 무수히 태어나, 빨간 머리의 신부 비발디가 고아들을 거두어, 여성 오케스트라를 편성했단다.
아프레게르(Apres-Guerre; 前後派)는 일차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예술사조로서, 전쟁 전의 표현파-추상파-초현실파를 총칭하는 아방게르에 대(對)한다. 6·25 직후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1954)’에 나오는 사치와 퇴폐의 여성상을, 아프레와 여성을 합성한 ‘아프레걸’이라고 불렀다. 사실은 아프레와는 거리가 멀고, 엄청난 파괴·살육 뒤에 겪는 ‘허무주의’일 뿐이었다. 첫째 해방과 정부수립 각각 5년 2년도 채 안된 세월에 의미 있는 문화가 성숙할 겨를이 없었다. 전전(戰前)이 없는데 무슨 전후? 둘째 아방게르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상과 인물을 비웃는 의미로도 쓰였으므로, 아프레 완장은 꽤 유효한 무기였다. 상대를 친일파 꼰대로 몰아가는 낡은 수법처럼... 셋째 문제의 본질은 갑작스러운 양키문화 습격사건이다. 가난하고 희망 없는 폐허에서 미국 원조물자로 연명하면서, 미국영화의 환상에 빠졌다. 자유분방한 민주국가 이면에 숨어있는 엄중한 질서와 준법정신은 아직 모르니까, 화려한 겉모습과 방종한(?) 남녀관계를 전부로 착각했다. 영화 자유부인에서 장 교수는 치과의사 박암이 열연했다. 지적 남성미가 물씬한 사나이였다. 긴장 풀린 사회에서 박
“지지 않겠다, 자력갱생하자?” ‘자력갱생’은 평양 백두 김가네 전매특허다. 말이 좋아 자력이지 고난의 행군 당시(1994–97), 백만은 못 되지만 실제로 33만 명이 굶어죽었다고 한다. 대약진운동(1958–61) 정책실패로 1,800만 – 4,200만을 아사시킨 마오(毛)에 비하면 김정일은 부처님이다. 후유증 사망을 합쳐 61만 명이라니, 인구비율로 따져 남한에서 130만이 목숨을 잃고, 거의 전 인구가 왜소·병약(矮小·病弱)화한 셈이다.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사람은 이골이 나서, 피죽만으로 석 달을 버틸지 몰라도, 잘 먹고 살던 우리는 사흘을 못 견딘다. 자력갱생은 그저 한 번 웃자는 실언으로 치고, 멀쩡한 동맹국끼리 난데없이 ‘지지 않는다.’는 건 또 뭔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요 그야말로 ‘평지풍파’ 아닌가? 무형의 국가권력을 받쳐주는 것은 정권의 정당성이다. 야당과는 물론 당내에서도 심각했던 ‘불통’ 탓에, 주류에서 밀린 한국당의 내부자들이 ‘촛불작전’에 앞장섰으니, 외침보다 내홍(內訌)이 더 무섭다. 승자 스스로 촛불‘혁명’이라하니, 총칼만 안 들었지 탈법적인 헌정중단과 정부전복임은 인정한 셈인데, 쉬쉬 해야지 자랑삼아 내밀 카드는 아니다. 정부뿐
2010년을 전후로 하여 연예인 중심으로 유행했던 양악수술(턱교정수술)은 미용목적의 고비용 수술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양악수술은 본래 부정교합을 해소하고, 교합을 바르게 하여 씹는 근육을 포함한 저작계의 모든 구성요소가 균형 있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목적의 수술에서 발달하였다. 환자마다 발생원인과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교합의 치료는 크게 외과적 수술을 병행하는 수술교정과 치아교정만으로 진행하는 비수술교정이 있다. 그 중 수술교정에 속하는 턱교정수술은 치의료기술의 끊임없는 발전으로 전통적 방식의 방사선 사진과 치아모델을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3차원 디지털 기술(CAD, CAM)을 이용한 검사·진단·예측·평가를 통해 단순히 교합기능 개선뿐만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얼굴의 외형을 개선할 수 있는 수술로 발전하였다. 윗니와 아랫니가 맞닿지 않아 냉면을 앞니로 끊어 먹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음식을 씹는 것 자체가 어려워 삼킬 수밖에 없는 환자들과 심한 주걱턱이나 무턱으로 인한 외모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온 환자들은 양악수술에 큰 관심을 표하면서도 고비용 수술이라는 말을 듣고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하
국가 간 정상회담은 형식이고, 국가수반의 측근 실무진 사이에 사전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새로운 법안을 발의할 때도, 먼저 설득을 위한 물밑작업을 한다. 대부분이 정치초년생이던 자유당 시절, 당시 국회의사당(부민관) 건너편 무교동의 ‘방석집’은, 정계거물의 ‘막후정치판’이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미인들이 다 모인 요정에서, 최고의 인기스타는 젊고 핸섬한 국회의원 YS라고 했다. 한일국교가 정상화되자, 군사정권 이후 정치인 출입이 뜸해진 빈자리를 양국 무역업자들이 채웠지만, 매출에 한계가 있었다. 물장사들은 임대료가 싼 미아리 등지로 업소를 옮겨,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한 관광객들을 상대로, 보다 대중적인 영업을 개시한다. 우선 뱀 집이 부쩍 늘었다. 정력에 좋다는 독사 탕 한 사발에 하룻밤 술판 플러스알파가 세트 메뉴로, 일본관광객에게 최고 인기였는데, 한국 한량에게는 약간 버거운 가격이었다. 당시 땅꾼에게 들은 얘기. “한국 손님에게는 왼 마리를 넣고, 왜놈한테는 슬쩍 눈속임해서 반마리만 넣지. 공연히 불쌍한 우리 누이들만 고생할까봐.” 과연 숨은 애국자(?)요, 미아리 ‘기생관광’의 원조다. 일본 원로 정치인 가메이가 한국의원 몇 명과 제주지
위기를 만났을 때 지도자의 행동에 따라, 국가·국민이 약진하느냐 또는 재앙을 맞느냐가 좌우된다. 대략은 1. 정면 돌파 형 2. 우회타협 형 3. 나몰라 회피 형의 세 가지로, 1과 2는 각각 전두환과 노태우 쯤 될 것이다. 한국 사람은 우유부단한 3형이 많은 탓인지, 몇몇 분은 걸핏하면 외유를 떠나곤 했다. YS는 우유부단보다 자기현시욕과 경제 무지로, 국내에선 자승자박·국제적으로는 고립무원을 자초하여, IMF 환란 유치와 좌·우익 정권교체에 큰 공을 세웠다. 경제 폭망에 따른 정권상실로 중상을 입은 보수 정당은, 집권을 해도 지키지 못하고 제1 야당으로서 견제도 못하는 ‘불구의 몸’이 되어, 나라가 ‘속수무책’으로 뒷걸음치는 것은 아닌지... 트럼프의 압박과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로 북핵문제는 갈수록 꼬이는데, 한·일의 경제마찰은 악화일로요, 카디즈는 중·소의 놀이터가 되었다. 야당이 외교 폭망을 비난하는 가운데, 체코슬로바키아 및 발칸 3국(?)과 6월 백야를 즐긴 북유럽여행은 그저 흘러간 꿈이다. ‘휴가취소’ 보도에 기대를 걸었더니, “앞으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일본에 있음”을 경고한다는 한가한 말씀이다. 잘못은 싹싹하게 인정하고 정면 돌파로 더 큰 것
‘징병피해보상’은 1965년 한일경제협정으로 받은 무상 $3억에 반영되었다고 결정한 민관공동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은, 현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여당 대표다(2005). 특별법 제정으로 6,200억 원을 지급했는데(2007), 2012년 누락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다시 불붙어 파기 환송되자, 박근혜 양승태 팀은 경제·외교적 태풍을 막으려고, 판결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를 적폐로 지목한 현 정부는, 대통령 고유권한인 대법관·대법원장 인사를 통하여, 옛 위원회 결정을 뒤집도록(2018) 부채질했다는 것이 아베의 시각이다. 판결이 14년 전 행정부 결정을 배척하고 일본 국내법과도 충돌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사법자제(自制)’ 등 노력하기는커녕, 분쟁과 반일감정을 조장해놓고 “사법부 일에 개입할 수 없다”며 딴청을 부린다고 본다. 위원회결정 때와 오늘의 말이 180도 달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더불어(Double 語)민주당은 신뢰할 수 없으니, 대화나 약속이 무의미하다고 보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은 속지만, 선거의 달인은 포퓰리스트를 한눈에 알아보고 경멸한다. 국민의 안위가 달린 중요한 외교문제도 득표수단으로 이용하여 생존기반인 국가 자체를 좀먹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