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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안 팔아 · 안 사 4 : 평화 구상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229>

 

   위기를 만났을 때 지도자의 행동에 따라, 국가·국민이 약진하느냐 또는 재앙을 맞느냐가 좌우된다.  대략은 1. 정면 돌파 형 2. 우회타협 형 3. 나몰라 회피 형의 세 가지로, 1과 2는 각각 전두환과 노태우 쯤 될 것이다.  한국 사람은 우유부단한 3형이 많은 탓인지, 몇몇 분은 걸핏하면 외유를 떠나곤 했다.  YS는 우유부단보다 자기현시욕과 경제 무지로, 국내에선 자승자박·국제적으로는 고립무원을 자초하여, IMF 환란 유치와 좌·우익 정권교체에 큰 공을 세웠다.  경제 폭망에 따른 정권상실로 중상을 입은 보수 정당은, 집권을 해도 지키지 못하고 제1 야당으로서 견제도 못하는 ‘불구의 몸’이 되어, 나라가 ‘속수무책’으로 뒷걸음치는 것은 아닌지...
 트럼프의 압박과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로 북핵문제는 갈수록 꼬이는데, 한·일의 경제마찰은 악화일로요, 카디즈는 중·소의 놀이터가 되었다.  야당이 외교 폭망을 비난하는 가운데, 체코슬로바키아 및 발칸 3국(?)과 6월 백야를 즐긴 북유럽여행은 그저 흘러간 꿈이다.  ‘휴가취소’ 보도에 기대를 걸었더니, “앞으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일본에 있음”을 경고한다는 한가한 말씀이다.  잘못은 싹싹하게 인정하고 정면 돌파로 더 큰 것을 노리든가, 아니면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하시든가.

 

   반도는 절반(半島) 또는 거의 섬(pen; almost + insula; island)으로, 우리 북쪽은  북한에 가로 막혀 섬보다도 열악하다.  예전부터 대한민국은 미소중일의 4대강국이 틈만 있으면 ‘간’을 보던 똑떨어진 ‘시식 코너’였다.  능력과 배짱을 겸비한 지도자와 독일통일의 주역인 겐셔에 버금가는 외교관이 나와도 힘겨운 현실이다.
 ‘내 말’을 주장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추고, ‘외국어’에도 능통한 지도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최소한 야당과 소통이라도 되면, 여론을 모아 겐셔처럼 능력 있는 외교관을 쓰면 될 것을...  겐셔장관은 18년, 덜레스는 민주당 트루먼에 이어 공화당 아이크 정부에서도 국무장관을 역임했다.  통역관 정도의 존재감으로 외교무대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외무부장관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또 어느 나라 외교관이 청와대 보좌관과 비중 있는 대화를 할까?  반도는 우방과 연결되어 있을 때 대륙의 힘을 받아 강하지만, 적성국과 대치하면 유지비만 비싸고 포위에 취약하여, 전선(戰線)을 재정비할 때 가장 먼저 포기하는 돌출부(Salient)일 뿐이다.  ‘애치슨라인 밖의 찬밥’이라는 주장이 또다시 등장하는 이유다.

 

   북한은 땅·주민·핵을 통 털어서, 신성불가침인 김가네 사유재산(私有財産)이다.
 전 국민이 똘똘 뭉친 강성대국 같지만, 이름만 ‘인민 공화국’일뿐 한 독재자의 머리만 자르면(斬首: Decapitation) 끝이다.  김정은의 ‘조폭 식 통치’는 결코 약동하는 8천만 대국을 관리할 능력이 없어 매우 불안정하고, 자칫하면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에게 ‘방아쇠효과’를 일으킬 뇌관이 될 것이다.  중국은 세계의 두통꺼리인 북 핵 하나를(北核牙) 뽑아내면*, 열배 이상 이익을 얻을 것이다.  침략의 DNA가 없는 ‘통일 대한민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안전판(Safety Valve)’이 되면, 이야말로 일찍이 안중근 의사가 주창한 ‘아시아 평화론’의 현대판 해석이다.  사실상 20세기에 소멸한 이념장사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투쟁이라는 개념마저 사라질 4차 산업시대에는 박물관 골동품이 될 것이다.  지구촌의 중계항 또는 물류기지로서, 또는 이익이 상충할 때 완충지역으로서, 대한민국의 번영은 세계평화에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시진핑에 대한 트럼프의 경계심도 한숨 돌릴 것 아닌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일은, 국민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안 팔아·안사!’하는 소꿉장난이 아니라, 명분이 분명하고 적극적인 주장과 설득 아닐까?

                                      
* 신장성쯤에 주석궁을 짓고 고급 담배와 꼬냑은 무한리필 하되, 본인이 원한다면 기쁨조에 농구공과 핵 장난감도 준다.  경비는 한·중·일·미·소 5개국으로 시작하여 점차 한국이 전담하고, 미중일소 4개국이 보장 및 공동관리 한다.  중요한 것은 응징 없는 호화 망명생활은 보장하되, 혜택은 세습불가로 김정은에 한한다는 점.
 기타 세부사항은 평양에 머물던 캄보디아 시아누크 공의 전례를 준용하면 된다.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