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살아가기란 보통 사람들에겐 무척 힘이 듭니다. 의도하든 않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위에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하며 살아갑니다. 때문에 오히려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훨씬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정직한 후보'도 그런 경우를 설정해 한 중견 정치인을 무척 당혹스런 상황 속에 몰아 넣습니다. 이 영화는 어느날 갑자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정치인이 겪는 낭패에 관한 얘기입니다. 주상숙은 4선으로 가는 선거를 코 앞에 둔 현역 국회의원입니다. 그는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지역구를 누비며 가는 곳마다 선의를 가장한 거짓말들을 천연덕스럽게 날립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럴 때마다 청중들은 환호를 보내고, 그의 거짓말도 점점 덩치를 키웁니다. 서민 아파트로 퇴근을 했다가 한밤중에 몰래 보좌관 차를 타고 호화 맨션으로 진짜 귀가를 하는가 하면, 멀쩡히 살아있는 할머니를 죽은 사람으로 만들어 장학사업을 떠벌립니다. 경쟁 후보와도 낮에는 서로 비방하지만, 밤이 되면 고급술집에서 협잡을 나누고 뒷풀이로 껄떡지게 어울려 놀기도 합니다. 보다 못한 할머니가 촛불을 켜고 기도를 올립니다. '우리 상숙이 제발 거짓말 안하게 해 달라'고. 정성이 통했는지 그 기도
'나쁜 녀석들'이 추석 극장가를 장악했었다는군요. 무작정 극장에는 갔고, 볼만 한 영화는 없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보게 된 영화인데, 의외로군요. 다른 사람들도 나 같은 경우였을까요? CJ엔터테이먼트가 제작한 이 영화는 한마디로 얼기설기 성공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살을 입힌 듯 스토리 자체가 부자연스러웠습니다. 믿을 거라곤 오직 마동석의 주먹 뿐이어서 영화를 보다 보면 다음이 어떻게 전개될지 훤히 들여다 보이기도 했고요. 누군가에 의해 교도소 호송차량이 전복되고, 흉악범들이 탈주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이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특수범죄수사과'를 소집합니다. 이 극비 프로젝트는 범죄자들을 이용해 더 나쁜 범죄자들을 잡는 방식인데, 인간적인 조폭 박웅철(마동석)과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사기로 잡혀 들어온 곽노순(김아중) 그리고 경찰 업무 중 과실치사로 형을 살고 있는 고유성(장기용)이 오구탁(김상중) 반장과 팀을 이루게 돼죠. 이들은 특유의 촉으로 주요 탈주범들을 하나 하나 잡아 들이고, 마침내 거대한 악의 몸통과 마주서게 됩니다. 이들은 바로 일본 야쿠자 세력으로, 제약회사로 위장해 마약을 제조하고 국내에 무차별 살포하는, 돈 앞에선 피도 눈
영화 '신과 함께'가 관객 1천만명을 넘겼다는 기사를 보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 극장을 나서면서 쓰린 후회와 함께 '필름이 아깝다. 저걸 영화라고..' 라는 독설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으니까요. 물론 요즘엔 필름을 쓰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 영화나 만들어서 관객들의 시간을 도둑질해선 안되지 않습니까?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영화의 가장 큰 덕목은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 함께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자면 스토리 자체가 보는 이의 머리 속에서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완성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침내 마지막 퍼즐을 손에 들려줬을 때, 비로소 관객들은 찐한 감동을 맛보게 됩니다. '신과 함께'는 그런 면에선 거의 빵점에 가깝습니다. 출발은 그럴듯 했으나 영화는 진행될수록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 곳으로 내달립니다. 관객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도 관객들을 끌고 가려는 시도도 없이 영화는 그저 제 멋에 겨워 달리기만 합니다. 눈에 걸리는 숱한 왜? 왜? 들이 별다른 설명없이 스크린을 스쳐 지나가 버리니까요. 특히 동생 수홍의 죽음과 원귀라는 복병은 너무 작위적입니다. 차라리 그것 없이 그냥 자홍의 사후 재판과 환생이
오랜만에 극장엘 들렀습니다. 그것도 개봉 날을 기다려서 말입니다. 본 시리즈는 그만큼 중독성이 강한 영화입니다. 제이슨 본 역할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랬어도 지금처럼 15년씩이나 팬들을 잡아둘 수 있었을까요? 슈왈제네거 없는 '터미네이터'를 상상하기 어렵듯이 본 시리즈 또한 맷 데이먼이 아니면 한순간 현대판 무협지로 전락하고 말겁니다. 이미 4편 본 레거시에서 증명이 된 것처럼 말이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제이슨 본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주인공이 실제 인물이라면, 그가 택한 삶은 과연 뭘까 하는 의문에서 말입니다. 감정없는 파이터, 늘 긴박하고 안전하지 않은 공간, 차갑고 고독한 밤, 매순간의 목숨을 건 격투, 거대 권력에 맞선 맨몸 그리고 보이지 않는 기억속의 시간들.. 이런 상황을 보통 사람들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요? 하지만 영화 속 제이슨 본에겐 일상에 불과합니다. 주위를 경계하며 거리를 걷고, 누군가의 표적이 된 채 쪽잠을 잡니다. 어릴 적 무술 고수가 되고 싶어 열심히 태권도를 연마하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 때는 늘 옆차기 한방에 나가 떨어지는 상대를 상상하며 발차기 연습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이슨 본 같은 절대고수
비틀즈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A Hard Day's Night, 1964 가 지난주 개봉됐습니다. 이 영화는 그러니까 52년전에 처음 나와 벌써 4번째 재개봉을 하고 있다는군요. 초기 비틀즈의 곡들을 원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더구나 20대 초반의 장난기 가득한 폴과 존, 조지 그리고 링고를 영상으로 만날 수 있으니 금상첨화죠.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비틀즈의 깨알 같은 명곡뿐만 아니라 비틀즈 멤버들의 성격을 진짜 잘 살려서 보여준 영화다. 기대 안하고 봤는데 이렇게 푹 빠져버릴 줄이야... 중간 중간의 존 레논의 농담과 링고를 재미있게 괴롭히는 멤버들까지..ㅎㅎ 정말 영화 최고다. 아주 옛된 외모의 비틀즈 멤버들 보니까 심장이 쿵쾅쿵쾅 뛰더라!! 비틀즈의 인기를 실감할수 있는 장면들도 있고, 인터뷰 할 때 정말 힘들어 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금은 죽고 없는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의 모습도 나오니 정말 기뻤다... 비틀즈 매니아라면 반드시, 꼭 봐야할 영화!"말마따나 설명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시빌 워'가 온통 스크린을 다 차지하는 바람에 비틀즈 영화를 건 극장이 많이 않다는
극장에 간지가 언젠지 가물가물합니다. 그동안 영화를 보질 못했다는 얘기죠. 이 난은 영화를 보고 쓰야 제격이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도 기사는 올려야 한다는 데에 나름의 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독자 중에 어느 분이든, 자기가 본 영화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들을 편하게 올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한 희망사항일뿐입니다. 왜냐하면, 덴틴의 독자님들은 체면이 깎일 일엔 절대 자진해 나서는 법이 없거든요.^^검은사제들에 이어 '내부자들'이 극장가를 휩쓸고 있습니다. 내부자들은 월요일인 지난 23일 하루동안 21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개봉 4일만에 누적 관객수 181만명을 기록했답니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인데도 말이지요. 보지 않은 영화라서 뭐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어쨌든 대중들을 끄는 뭔가는 분명 있어 보입니다.네이버 영화가 소개한 '내부자들'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복수극으로 가자고, 화끈하게"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들을 돕는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뒷거래의 판을 짠 이는 대한민국 여론을 움직이는 유명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다. 더 큰 성공을 원한 안상구는 이들의 비자
영화 '암살'이 관객 수 1천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는군요. 어떻게 보면 고리타분하게 비칠 수도 있을 소제임에도 이 영화는 젊은층 관객들까지 극장으로 불러 들였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입장에서 뭐라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제 짐작으론 거부감없는 친근한 캐스팅에 영화 전체를 누르는 묵직함과 진지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우리 영화는 그동안 많이 가벼웠거든요. 웃을 일이 별로 없을 관객들을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 영화가 그 영화 같은, 약간은 허전한 코메디물이 주를 이뤄 왔으니까요. 그런 차원에선 암살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아뭍든 네이버 영화가 소개한'암살'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1933년 조국이 사라진 시대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 명을 암살작전에 지목한다.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전지현),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조진웅),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이정재)은 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암살단의 타깃은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한편, 누군가에게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
쥬라기 월드가 나왔다길래 '무조건 봐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과감히 3D로 표를 예매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진 모르지만 '이 영화는 꼭 봐야 돼!!' 라는 계시가 공룡 엠블럼을 보는 순간 이미 머리속을 점령해 버렸거든요. 아마 '쥬라기 공원' 첫 편을 봤을 때의 경이로움이 되살아난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다들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10시반에 시작한 첫 타임임에도 빈좌석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가운데에서 한줄 앞, 왼쪽 자리였는데, 시작하자 마자 조금 후회가 되긴 했습니다. 3D로 그 큰 화면을 마구 흔들어 대니 무척 어지러웠거든요. 차라리 2D로 봤으면 훨씬 차분하게 영화에 빠져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그럼에도 영화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쥬라기 공원이 폐쇄된 지 22년만에 다시 문을 연 '쥬라기 월드'는 그야말로 넓은 테마파크처럼 꾸며져 있어 그 안엔 볼거리 즐길거리가 무궁무진이었거든요. 관람객들은 유람선으로 이곳 이슬라 루블라 섬에 들어와 섬 안에서는 레일카를 타고 코스를 이동하게 되는데, 물속 거대한 공룡(모사사우루스)이 공중으로 솟구쳐 높이 매달린 상어를 낚아채
1994년은 '포레스트 검프'가 나온 해입니다. 그 해에 일어난 다른 어떤 일보다 의미있는 사건이었다는 뜻입니다. 20년이 지났지만 개봉관에서 포레스트를 보던 그 때가 가끔 생각이 납니다. 얼마나 감동이 진했던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자리에 앉아 있었죠. '세상에~ 이런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그리곤 비디오 테잎을 사서 몇번을 더 봤습니다. 나중엔 영어공부 삼아 오디오 테잎을 갖고 다니며 듣기도 했는데, 이건 별로였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금방 차 안에서 덜거덕 거리기만 하는 포레스트 테잎이 성가셔 보이기 시작했거든요.포레스트는 영화가 갖춰야 할 흥행요소들을 모두 갖췄습니다. 꿈, 사랑, 역경과 극복 그리고 성공. 이 초콜릿 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인간드라마에 전 세계가 열광했었죠. 이듬해 아카데미상은 당연히 온통 '포레스트 검프' 차지였고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에 톰 행크스가 포레스트 역을, 로빈 라이트가 제니 역을 맡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은 초콜릿상자 같은 겁니다.. 어떤 걸 갖게 될 지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이제 추억의 장면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비긴어게인’을 너무 오래 걸어 두었다는 반성을 안 한건 아니지만, 보지도 않은 영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기도 뭣해 속으로만 미안한 마음을 삭이고 있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떠들썩한 ‘국제시장’ 때문에 마침내 기회가 온 거죠.‘국제시장’은 영화 자체보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그런 시각을 가미할 이유가 없는 영화였습니다. 그냥,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오신 아버지 세대의 얘기로 받아들여도 충분할 영화라는 거지요. 영화 속 에피소드들은 몇 십 년 전만해도 어느 가정에나 있을법한 얘기들입니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에도 월남(베트남)엘 다녀온 장남들이 몇 있었습니다. 이들은 거기서 벌어온 돈으로 집을 고치고, 장가를 들고, 여동생 결혼도 시켰습니다. 시골에선 물러 받은 논밭 몇 마지기로는 삼대를 껴안은 대식구가 제때 끼니를 잇기도 어려웠으므로 가장은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독일로 베트남으로 갈 기회나마 얻을 수 있었던 영화 속 윤덕수 씨는 당시로선 오히려 행운아였는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가난한 장남들은 일거리를 찾아 대도시 주변을 맴돌거나 공사장을 떠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