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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영화] '신과 함께'가 1000만 관객?

감동은 그렇게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영화 '신과 함께'가 관객 1천만명을 넘겼다는 기사를 보는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저의 경우 극장을 나서면서 쓰린 후회와 함께 '필름이 아깝다. 저걸 영화라고..' 라는 독설이 목구멍까지 치밀었으니까요. 물론 요즘엔 필름을 쓰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 영화나 만들어서 관객들의 시간을 도둑질해선 안되지 않습니까?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영화의 가장 큰 덕목은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 함께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자면 스토리 자체가 보는 이의 머리 속에서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완성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침내 마지막 퍼즐을 손에 들려줬을 때, 비로소 관객들은 찐한 감동을 맛보게 됩니다. '

신과 함께'는 그런 면에선 거의 빵점에 가깝습니다. 출발은 그럴듯 했으나 영화는 진행될수록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 곳으로 내달립니다. 관객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도 관객들을 끌고 가려는 시도도 없이 영화는 그저 제 멋에 겨워 달리기만 합니다. 눈에 걸리는 숱한 왜? 왜? 들이 별다른 설명없이 스크린을 스쳐 지나가 버리니까요. 특히 동생 수홍의 죽음과 원귀라는 복병은 너무 작위적입니다. 차라리 그것 없이 그냥 자홍의 사후 재판과 환생이라는 큰 줄기에 치중했더라면 훨씬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머니'라는 만고의 최루탄도 이 영화에서라면 없는 것이 훨씬 나았습니다. 그래도 뭔가는 하나 심어두고 싶었을 감독의 효 설정에 억지 눈물을 짜면서도 관객들은 몹시 불편해집니다. 왜냐하면 그건 심심한 잔치국수 속에서 건져 낸 난데없는 새알심 처럼, 환타지 속에 잘못 섞여 들어간 신파극 같아 보였기 때문인데, 그걸 '감동'이라고 부르고 싶어 한다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집니다. 단언컨대, 감동은 그렇게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아직 못 보신 분이라면, 1000만 영화 '신과 함께'에 무슨 대단한 기대는 갖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혹 '그래도 1000만인데' 싶어 극장을 찾으시더라도 '지옥 구경이나 한번 하지 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좌석에 앉으시는 게 이후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결론은 스토리도 연기도 없이 CG만 난무하는 영화.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