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순례 길의 종착지 콤포스텔라에 야고보의 유해가 있다면,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성당에는 마가(Marko)의 유해가 있다. 로마에서 순교한 야고보는 신도들이 몰래 수습하여 모셔왔고, 마르코는 상인들이 알렉산드리아에서 옮겨(훔쳐)왔다고 전해진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가 봉안된 적멸보궁이 다른 절과는 격이 다르듯, 성인의 유해는 범할 수 없는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다. 인민의 행복과는 동떨어진 사이비 이념의 공산국가들이, 비싼 방부(防腐) 처리와 관리 경비를 무릅쓰고 선임 독재자의 ‘시체장사’를 하는 행태는, 독재유지를 위하여 무신론자들이 종교를 흉내 내는 이율배반이요 자기기만이다. 왜 자연으로 돌려보내지를 못하는가? 산마르코 광장을 내려다보는 커피숍(Caffe Florian)에서 커피를 마셨다. 1720년에 문을 열어 괴테와 바그너도 마시고 갔다는 곳. 두 잔에 이탈리아에서는 조금 비싼 17유로인데, 2.5 x 2 + 음악 감상요금 12란다. 한국 호텔에 비해 ‘바가지’는커녕 너무 싸다. 가면 쓴 카니발의 원조 베네치아... 사육제가 끝나면 열 달 뒤 사생아가 무수히 태어나, 빨간 머리의 신부 비발디가 고아들을 거두어, 여성 오케스트라를 편성했단다.
아프레게르(Apres-Guerre; 前後派)는 일차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예술사조로서, 전쟁 전의 표현파-추상파-초현실파를 총칭하는 아방게르에 대(對)한다. 6·25 직후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1954)’에 나오는 사치와 퇴폐의 여성상을, 아프레와 여성을 합성한 ‘아프레걸’이라고 불렀다. 사실은 아프레와는 거리가 멀고, 엄청난 파괴·살육 뒤에 겪는 ‘허무주의’일 뿐이었다. 첫째 해방과 정부수립 각각 5년 2년도 채 안된 세월에 의미 있는 문화가 성숙할 겨를이 없었다. 전전(戰前)이 없는데 무슨 전후? 둘째 아방게르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상과 인물을 비웃는 의미로도 쓰였으므로, 아프레 완장은 꽤 유효한 무기였다. 상대를 친일파 꼰대로 몰아가는 낡은 수법처럼... 셋째 문제의 본질은 갑작스러운 양키문화 습격사건이다. 가난하고 희망 없는 폐허에서 미국 원조물자로 연명하면서, 미국영화의 환상에 빠졌다. 자유분방한 민주국가 이면에 숨어있는 엄중한 질서와 준법정신은 아직 모르니까, 화려한 겉모습과 방종한(?) 남녀관계를 전부로 착각했다. 영화 자유부인에서 장 교수는 치과의사 박암이 열연했다. 지적 남성미가 물씬한 사나이였다. 긴장 풀린 사회에서
“지지 않겠다, 자력갱생하자?” ‘자력갱생’은 평양 백두 김가네 전매특허다. 말이 좋아 자력이지 고난의 행군 당시(1994–97), 백만은 못 되지만 실제로 33만 명이 굶어죽었다고 한다. 대약진운동(1958–61) 정책실패로 1,800만 – 4,200만을 아사시킨 마오(毛)에 비하면 김정일은 부처님이다. 후유증 사망을 합쳐 61만 명이라니, 인구비율로 따져 남한에서 130만이 목숨을 잃고, 거의 전 인구가 왜소·병약(矮小·病弱)화한 셈이다. 굶기를 밥 먹듯 하던 사람은 이골이 나서, 피죽만으로 석 달을 버틸지 몰라도, 잘 먹고 살던 우리는 사흘을 못 견딘다. 자력갱생은 그저 한 번 웃자는 실언으로 치고, 멀쩡한 동맹국끼리 난데없이 ‘지지 않는다.’는 건 또 뭔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요 그야말로 ‘평지풍파’ 아닌가? 무형의 국가권력을 받쳐주는 것은 정권의 정당성이다. 야당과는 물론 당내에서도 심각했던 ‘불통’ 탓에, 주류에서 밀린 한국당의 내부자들이 ‘촛불작전’에 앞장섰으니, 외침보다 내홍(內訌)이 더 무섭다. 승자 스스로 촛불‘혁명’이라하니, 총칼만 안 들었지 탈법적인 헌정중단과 정부전복임은 인정한 셈인데, 쉬쉬 해야지 자랑삼아 내밀 카드는 아니다.
2010년을 전후로 하여 연예인 중심으로 유행했던 양악수술(턱교정수술)은 미용목적의 고비용 수술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양악수술은 본래 부정교합을 해소하고, 교합을 바르게 하여 씹는 근육을 포함한 저작계의 모든 구성요소가 균형 있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목적의 수술에서 발달하였다. 환자마다 발생원인과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교합의 치료는 크게 외과적 수술을 병행하는 수술교정과 치아교정만으로 진행하는 비수술교정이 있다. 그 중 수술교정에 속하는 턱교정수술은 치의료기술의 끊임없는 발전으로 전통적 방식의 방사선 사진과 치아모델을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3차원 디지털 기술(CAD, CAM)을 이용한 검사·진단·예측·평가를 통해 단순히 교합기능 개선뿐만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얼굴의 외형을 개선할 수 있는 수술로 발전하였다. 윗니와 아랫니가 맞닿지 않아 냉면을 앞니로 끊어 먹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음식을 씹는 것 자체가 어려워 삼킬 수밖에 없는 환자들과 심한 주걱턱이나 무턱으로 인한 외모콤플렉스를 가지고 살아온 환자들은 양악수술에 큰 관심을 표하면서도 고비용 수술이라는 말을 듣고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하
국가 간 정상회담은 형식이고, 국가수반의 측근 실무진 사이에 사전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새로운 법안을 발의할 때도, 먼저 설득을 위한 물밑작업을 한다. 대부분이 정치초년생이던 자유당 시절, 당시 국회의사당(부민관) 건너편 무교동의 ‘방석집’은, 정계거물의 ‘막후정치판’이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미인들이 다 모인 요정에서, 최고의 인기스타는 젊고 핸섬한 국회의원 YS라고 했다. 한일국교가 정상화되자, 군사정권 이후 정치인 출입이 뜸해진 빈자리를 양국 무역업자들이 채웠지만, 매출에 한계가 있었다. 물장사들은 임대료가 싼 미아리 등지로 업소를 옮겨,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한 관광객들을 상대로, 보다 대중적인 영업을 개시한다. 우선 뱀 집이 부쩍 늘었다. 정력에 좋다는 독사 탕 한 사발에 하룻밤 술판 플러스알파가 세트 메뉴로, 일본관광객에게 최고 인기였는데, 한국 한량에게는 약간 버거운 가격이었다. 당시 땅꾼에게 들은 얘기. “한국 손님에게는 왼 마리를 넣고, 왜놈한테는 슬쩍 눈속임해서 반마리만 넣지. 공연히 불쌍한 우리 누이들만 고생할까봐.” 과연 숨은 애국자(?)요, 미아리 ‘기생관광’의 원조다. 일본 원로 정치인 가메이가 한국의원 몇 명과
위기를 만났을 때 지도자의 행동에 따라, 국가·국민이 약진하느냐 또는 재앙을 맞느냐가 좌우된다. 대략은 1. 정면 돌파 형 2. 우회타협 형 3. 나몰라 회피 형의 세 가지로, 1과 2는 각각 전두환과 노태우 쯤 될 것이다. 한국 사람은 우유부단한 3형이 많은 탓인지, 몇몇 분은 걸핏하면 외유를 떠나곤 했다. YS는 우유부단보다 자기현시욕과 경제 무지로, 국내에선 자승자박·국제적으로는 고립무원을 자초하여, IMF 환란 유치와 좌·우익 정권교체에 큰 공을 세웠다. 경제 폭망에 따른 정권상실로 중상을 입은 보수 정당은, 집권을 해도 지키지 못하고 제1 야당으로서 견제도 못하는 ‘불구의 몸’이 되어, 나라가 ‘속수무책’으로 뒷걸음치는 것은 아닌지... 트럼프의 압박과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로 북핵문제는 갈수록 꼬이는데, 한·일의 경제마찰은 악화일로요, 카디즈는 중·소의 놀이터가 되었다. 야당이 외교 폭망을 비난하는 가운데, 체코슬로바키아 및 발칸 3국(?)과 6월 백야를 즐긴 북유럽여행은 그저 흘러간 꿈이다. ‘휴가취소’ 보도에 기대를 걸었더니, “앞으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일본에 있음”을 경고한다는 한가한 말씀이다. 잘못은 싹싹하게 인정하고 정면 돌파로 더 큰
‘징병피해보상’은 1965년 한일경제협정으로 받은 무상 $3억에 반영되었다고 결정한 민관공동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은, 현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여당 대표다(2005). 특별법 제정으로 6,200억 원을 지급했는데(2007), 2012년 누락자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다시 불붙어 파기 환송되자, 박근혜 양승태 팀은 경제·외교적 태풍을 막으려고, 판결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를 적폐로 지목한 현 정부는, 대통령 고유권한인 대법관·대법원장 인사를 통하여, 옛 위원회 결정을 뒤집도록(2018) 부채질했다는 것이 아베의 시각이다. 판결이 14년 전 행정부 결정을 배척하고 일본 국내법과도 충돌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사법자제(自制)’ 등 노력하기는커녕, 분쟁과 반일감정을 조장해놓고 “사법부 일에 개입할 수 없다”며 딴청을 부린다고 본다. 위원회결정 때와 오늘의 말이 180도 달라, 한 입으로 두 말하는 더불어(Double 語)민주당은 신뢰할 수 없으니, 대화나 약속이 무의미하다고 보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은 속지만, 선거의 달인은 포퓰리스트를 한눈에 알아보고 경멸한다. 국민의 안위가 달린 중요한 외교문제도 득표수단으로 이용하여 생존기반인 국가 자체를 좀먹
치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성인보다 치과는 더 무섭고 두려운 곳입니다. 소아 환자의 재미있고 즐거운 치과 경험은 앞으로의 치과에 대한 인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며, 이 시기는 평생의 구강 관리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여 소아치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진료실에서 활짝 웃어주는 아이들의 해 맑은 웃음을 볼 때, 아이들이 수줍게 꺼내서 주는 ‘선생님 사랑해요. 감사합니다.’라는 편지를 받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소아치과는 출생부터 청소년기까지의 전반적인 구강 조직의 건강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과입니다. 소아환자들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최소화하도록 항상 노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치아의 성장과 발육, 치아우식증의 예방 및 치료, 부정교합 관리, 외상 치료, 소수술, 진정요법, 장애인치과 등의 분야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유치는 빠질 치아라서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충치가 생기고, 충치 때문에 생긴 뿌리 아래 염증이 영구치가 자리 잡고 있는 곳까지 파고들게 되면 영구치 자체가 약하게 만들어지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나오게 되
가족을 식구(食口) 즉 ‘먹는 입’이라고 한다. 중국의 궈런(口人)보다 밥 식자가 더 솔직한 ‘먹여 살릴 입’이다. 조선조 후반 200여 년간은 농업 생산성이 조금도 향상되지 못하여, 농민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먹고 살기 어려웠다. 70년대까지도 농촌에서는, 입 하나를 줄이겠다고, 어린 딸을 부자 집에 수양딸로 보내곤 했다. 말이 좋아 딸이지 굶기지나 말라고 떠맡긴 어린 식모였다. 수양모가 착하면 십여 년간 집안일에 부린 뒤, 혼수를 찔끔 얹어 짝을 지워주었다. 펠리니 감독의 영화 ‘길’을 보면, 이차대전 후 어려운 이태리 농촌에서, 부모가 돈 몇 푼에 두 딸을 차례로 잠파노에게 넘긴다. 1943년 일본군 5,000명 모집에 조선인 30만 명이 지원(志願)했고, 이승만은 승전국은 고사하고, ‘일본 지원국(支援國) 명단’에서 한국 이름을 빼는 데에 애를 먹었다. 국가 총동원령 하의 배급사회에서 군수공장 노동자를 빼고 일자리가 어디 있었을까. 일본 남자는 몽땅 전쟁터에 나간 노동현장에서, 열악한 전시체제하의 노동조건에 불구하고, 징용은 총알받이를 면하면서도 입에 풀칠할 탈출구였다. 파산한 패전국 기업들이 밀린 임금·퇴직금을 깔끔히 마무리 못했던 측면도 있다.
중학교 때 ‘공민(公民)’은 사회과목의 원조로, 내용은 기본 법률상식과 공중도덕이었다. “국회의 동의를 받은 국제조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구절을 기억한다. 국가 간 신뢰와 안정을 위하여, 어느 나라 헌법에도 이런 쌍무 조항이 있다. 어릴 때 잘 배워야 히틀러 같은 돌 아이가 나중에 딴 소리를 못한다. 조선조가 대물림한 가난에 일제 수탈과 전쟁의 포화까지 덮쳐, 미국 원조로 연명하던 최빈국 대한민국이 살길은, 미국의 권고요 박정희의 소신인 한일국교정상화와 경제협력이었다. 1965년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에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이 타결되고, 경제협력 협정으로 무상 3억 유상 2억 상업차관 3억, 총 8억 달러를 제공받는다. 그해 12월에 발효된 ‘한일청구권협정’ 제2조에는 “양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 확인”, 제3조는 “해석 및 실시에 관한 분쟁은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해결이 안 되면 30일 이내에 제3의 중재 위원... ”으로 명시 되어있다. 조약문에 이중삼중으로 안전망을 둘렀지만, 위안부와 강제징용이 또다시 한일관계에 걸림돌로 떠올랐다. ‘65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