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성숙하고 연한이 차면 스스로 퇴화하는 ‘두뇌’라 불리는 슈퍼컴퓨터. 그것도 수십억 수백억이 다 다른 기종(機種)을 오직 단백질 하나만으로 조립해내는 전능한 ‘절대자(Supreme Being)의 존재’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사람은 초기 컴퓨터라는 새하얀 천에 청실홍실 수를 놓으며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엮는다. 절대자는 곧 ‘신’이요 어떤 수를 놓느냐 하는 것이 종교의 ‘가르침’이라면, 인간의 ‘영적상태’를 한 시점에 고정할 필요는 없으리라. 삶을 꿰뚫어 정성껏 수놓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면, 더러 만난 시행착오나 갈지 자 걸음은 용서를 받고, 마음이 탈진한 ‘치매’ 영혼도 당연히 구원받아야 한다. 일곱 번을 용서하라고 하시지 않았는가? 제 7일을 안식일이라 하니 안식 이야기를 여섯 꼭지로 잡았는데, 마무리가 늘어진 것은 필자 능력의 한계이리라. 고금동서 철인들이 평생 천착했던 엄중한 주제이니, 앞으로 더욱 매달릴 사색의 화두로 남겨둘 밖에... 풀리는 답이 아니라 원주율처럼 끝없이 풀어가야 할 인류 공동의 숙제이니까... 엎친 데에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니 갈데없는 말세다. 대 재앙이 닥치면 인류는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지난 세기 격동을 겪으며 인성은 거칠
핵심에 집중하고 핵심이 아닌 것은 포기하는 것. 즉 우리 병원의 핵심 능력에 자원을 집중하고, 핵심이 아닌 것을 표기하는 것을 전략이라고 한다. 중요한 것는 무엇을 포기할지 결정한 다음 확실하게 포기하는 것이다. 1980년대 미국의 반도체 회사 Intel의 Andy Grove 회장은 매출의 50%를 차지하던 메모리 반도체를 포기하고 비메모리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한다. 임원진은 물론 경쟁사에서도 Grove 회장의 이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Grove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언젠가 한국과 대만 업체들 때문에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그런 담대한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기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 덕분에 10년 후 Intel은 경쟁업체들을 크게 따돌리고 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로 우뚝 서게 됐다. 모두를 위해 모든 것을 파는 시대는 지났다. 그래서 의료사업도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은 포기에서 시작된다. 지금 하고 있는 것 중 무엇을 포기할까? 이것이 곧 성공의 관건이다. To decide는 라틴어 어원에 의하면 잘라버린다(To cut off from)의 뜻이다. 자른다(Incision)과 같은 것이다. 포기하면 남는 것이 우리가 선택한 것이며,
1999년에 쓴 종말론을 다시 읽는다. “사는 동안 우리는 많은 죽음을 지켜보고 육체의 스러짐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라면 너무나 허망하다. 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에 희망을 건다. 따라서 영혼은 곧 희망이요 영혼의 구제란 모든 종교의 공통분모다.” 그렇다면 문제가 생긴다. 주님은 영혼의 신원을 어떻게 알아보실까? 용모라면 간난 아기·소년·젊은이와 노인의 생김새가 평생 변하는데, 그렇다면 혹시 유전자 검사라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정신상태도 당연히 변한다.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또 공인이라는 의미에서, 전 국민이 잘 아는 한 분을 예로 들자. 장모님을 도와서 천막 교회에서 열심히 전도하던 청년 조용기. 이적(異蹟)의 소문이 꼬리를 물어 교인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떨어진 믿음을 충전하려고 20세기의 이인(異人) 빌리 그레이엄과 부시 대통령이 찾아와 안수기도를 받았다는 영성이 충만하던 시절. 교회 상속문제로 언론의 집중조명에 당혹했던 노후. 천진한 유아기와 꿈으로 가득한 소년기를 더한다면, 생애 전환기의 몇 고비씩을 넘겨야 하는 인생에서, 어느 시점의 ‘영적 상태(靈的狀態)’를 조 목사의 진면목(眞面目)으로 볼 것인가? 다수
독실한 신자가 하늘나라로 갔다. 주님이 힐끗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저기 앉아라.” 같은 교회 집사가 오자 반갑게 웃음으로 맞는다. 한참을 지나서 목사가 들어서니 버선발로 달려나가 와락 끌어안는다. 신자가 참다못해, “아니, 여기서도 인간을 차별합니까?” 따지니까, “그게 아니고, 목사가 천국에 온 건 백 년 만에 처음이니라.” 해묵은 우스개지만 교회가 회화화(戲畫化) 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유럽 여행 때 교회를 둘러보며 신도 수가 적은 데에 놀랐다. 서구 발(西歐發) 신도 감소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요, 오히려 대한민국 대형교회의 성장이 하나의 불가사의였는데, 그마저 코로나 직격탄과 한편으로는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사회의 대변혁 때마다 늘 그랬듯이, 종교는 4차 산업혁명, 특히 인공지능의 폭발적 진화에 대처도 해답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사이비 종교만 발호한다. 교회가 힘을 잃자 팬데믹을 기화(奇貨)로, 자유와 인권의 외연을 넓혀오던 자유민주주의가 독재 전체주의로 회귀하고, 역사와 문명의 수레바퀴는 역회전 중이다. 안식 이야기에 종교를 건너뛸 수 없으니, 혹시 비 종교인의 실수가 있어도 사전 양해를 구한다. 이천 년간 체제와 정통성을 지
“어떤 치약과 칫솔이 치아 건강에 좋죠?” 환자들이 묻는 대표적인 질문이다. 치아의 건강과 수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양치질 습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님 혹은 주변 지인들의 어깨 너머로 양치질을 배우곤 한다. 혹은 의무감에 어쩔 수 없이 하다 보니 자신만의 방법을 고수하기도 한다. 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김덕수 교수는 “평소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데도 치과방문이 잦다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양치질 습관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양치질의 주목적은 구강 내 치태와 치석 등을 제거해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잘못된 습관은 마모증을 유발해 치아의 민감도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치아 내부에는 신경이 분포되어 있고, 이를 법랑질과 상아질이라는 단단한 치아 조직이 보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치아라면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만, 특정 요인에 의해 법랑질과 상아질이 파괴되면 외부 자극이 신경 근처에 가깝게 도달함으로서 치아가 더욱 민감해진다. 이가 시리거나 시큰거린다면? 양치질 습관 확인해보세요! 우리가 흔히 이가 시리다 혹은 시큰거린다고 표현하는 증상은 민감성 치아의 일상화된 표현이다
밤길 걷던 아일랜드 술꾼이 쿵 넘어졌다. 겨우 몸을 일으키는데 다리에 뭔가 죽 흘러내린다. “아, 이것이 제발 피라면 좋겠네.” 바지춤에 찬 술병이 깨지느니 차라리 피가 나기를 바랄만큼 애주가는 못 되지만 필자도 위스키를 즐긴다. 최고의 호강은 백화점에서 백만 원한다는 발렌타인 30년산으로 면세점가격이 $320 정도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발렌타인의 반값이 채 안 되는 조니 워커 블루를 더 좋아한다. 첫째로 블루는 담백하다. 꼬냑 딱 한 잔이라면 모를까, 여러 잔 즐기려면 향 짙은 위스키는 별로다. 둘째는 블렌딩(blending)의 마술. 블루는 5 - 60년까지 노소동락의 배합으로, 평균 30년의 부드러운 목 넘김이 예술이다. 셋째로, 위스키 숙성(Aging)은 포도주를 담았던 오크통을 재활용한다. 희미한 셰리주*와 참나무 향이 어우러지고, 살아 숨 쉬는 나무통 속에서 매년 2%씩을 천사에게 바치며(Angel’s Share: 증발), 30년 동안을 푹 익은 맛. 호텔등급을 낮추고 기념품을 포기해서라도 백여 달러를 아껴 한 병을 사 온다. 옛날부터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았으니, 나보다 다음 세대를 위하여 빚은 배려와 사랑의 술이 아니던가. 떠나는 사람에게 이
1999년 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종말론’ 칼럼에, 침대머리 기도문을 넣었다. “이제 잠자리에 들려 하매/ 주여, 이 영혼을 지켜주소서/ 잠들어 깨어나지 못한다면/ 주여, 이 영혼을 거두어 주소서.” Sleep과 keep, wake와 take로 운율도 좋다. 인간은 영혼과 육체(Soul & Body)를 나누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러므로 영육분리는 인간만이 누리는 언어·사고(思考)·문화와 떼어서 생각할 수가 없다. 서양에서는 영혼을 다시 영과 혼으로 동양에서는 혼과 백으로 나누는데, 모두가 불가지(不可知)인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풀어내어, 지푸라기 잡듯 ‘영원불멸’의 한 자락을 쥐고 싶은 간절한 안간힘이 아닐까? 휴머니스트로서 온 프랑스국민의 사랑을 받은 문호 빅토르 위고는 신부의 임종 미사를 거절했고, 20세기 위대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호킹은 천국과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다. 공상과학소설의 거장인 아더 클라크도, 과학자 겸 작가로 아폴로계획을 적극 밀어준 칼 세이건도 무신론자였다. 현대문명 최고 반열의 사색가(思索家)들 모두가 영혼의 세계는 풀어내지 못한 것 같다. 1993년 월간지에 ‘치과인의 영화감상’을 쓰면서, ‘All That Jazz’에
비전이란 조직의 핵심적인 이념(철학)과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목표를 말한다. 즉 비젼없는 행동은 악몽이고, 행동없는 비전은 백일몽이다. 미션은 핵심이념 구현을 위해 설정한 목표를 말한다. 일단계 미션이 실현되면 그 다음 새로운 미션이 설정된다. 세계 초일류 조직의 비전 사례를 보면 '참여하는 모든 시장에서 1위 아니면 적어도 2위가 된다' - GE, '아디다스를 무찌근다' - 나이키, '서부의 하버드대학을 만든다' - Stanford대학 등등.. 개인의 비전과 병원의 비전은 교집합이 크다고 느낄수록 조직 구성원의 충성도, 동기유발 정도, 성취감 등이 높아진다. ▶개인비전과 병원비전에 교집합이 전혀 없으면, 직원들은 급여 때문에 일하는 것이며 시키는 일 외에는 하지 않는다. ▶교집합이 작으나마 있으면 겹치는 부분의 비율만큼 자발적으로 일한다. ▶교집합이 커지면 직원들은 병원의 일을 자신의 일로 느끼고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단다. 경영자는 구성원과 병원의 비전 교집합이 커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병원보다는 직원 개인의 비전을 우선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직원들 개개인은 자기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병원의 경영자는 직원들이 저마다의 비전
생전에 물 맑아 쌀 좋고 인심 후한 진천서 살고, 죽어서 명당(明堂) 많은 용인에 묻힌다는 말이 있다(生居鎭川 死居龍仁). 옛날 한 사또의 명 판결에서 유래한 말로, 집과 무덤 공히 살 거(居) 자를 쓰니, 주택 유택(幽宅) 두루 택(宅)이라는 ‘이어짐’의 생사관이 엿보인다. 친구들과 제주 S리조트 회원권을 사서, 휴가 때 네 부부가 16인승 미니버스를 렌트하기로 했다. 나만 빼고는 모두 법조계 전 현직 중진, 소위 영감들인데 “일당 5만원!” 했더니, 석 달 만에 셋이 다 운전면허 2종을 1종으로 바꿔 왔다. 즐거운 일화가 많았다. 이틀에 나누어 3백여 회원이 참가하는 골프대회에서 안식구가 홀인원 황금 골프공을 탔고, 필자는 퀴즈대회에서 신라호텔 2박3일 숙박권, 다음 해에는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을 탔다. 항공권은 비수기 본인에 한한다는 규정 탓에 그림의 떡이었고, 장모님이 쓰려던 숙박권은 예약한 날 호텔의 전관봉쇄로 무용지물이 되었다. 갑자기 외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이 잡혀 출입금지란다. 마땅한 대통령 전용별장도 없는 형편에 졸속외교를 하니까, 호텔을 예약한 국민과 바이어(buyer) 등 외국 손님들에게 민폐(民弊)를 끼치는 현장이었다. 사진동호회 ‘인상
병원의 사업철학은 병원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궁극적인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단일 핵심 요소로, 국가의 헌법과 같은 것이다. 여기에는 왜 병원사업을 하는가? 왜 진료하는가?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서 부터 내부직원 관계, 환자와의 관계 같은 가치들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업철학을 갖고 있는 병원은 거의 없다. 병원 철학을 만들고 이를 전 구성원들이 공유하면 혼란, 무질서, 갈등의 많은 부분이 사라진다. 그리고 이것은 재무적 성과로 연결된다. 사업철학의 구성요소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고객관계: 고객 중심적, 고객 만족, 고객 감동, 고객 제일주의, 고객지향.. 진료 기술: 검증된 기술, 첨단 기술, 보편적 기술, 기술 수준, 장비 수준, 지역 최고 수준, 의사 수준, 안전, 무통.. 진료 서비스: 서비스 수준, 소통 수준과 방식, 사후 서비스, 불평불만 대응, 직원 교육, 직원 능력.. 내부직원 관계: 군대형 리더십, 서비스형 리더십, 조직 비전, 개인 비전 중시, 직원들과 소통, 민주적, 독재적.. 의료계 측면: 의료 기술 발전에 기여, 의료 서비스 발전에 기여, 상생, 제로섬 경쟁, 의사 양성, 의료인 교육.. 사회적 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