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칼럼 ‘조용헌 살롱’이 1000회를 넘겼다. 2004년 시작하여 11년, 고 이규태씨에 버금가는 업적이다. 그는 글쓰기의 어려움을, “속옷만 입고 링 위에 올라 결투를 벌이는 일”이라고 했다. 글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술·담배를 피하여 생활리듬을 지켰고, 소재를 찾는 촉(觸)을 살리려고 연중 절반은 발품을 팔았단다.전공(동양학)을 기반으로 현대사회나 현상을 해석하는 일은, 짐을 절반쯤 덜어주는 반면에 글이 상투화(常套化)하기 쉬우니, 결국 어렵기는 매 한가지다. 이런 분들과 견줄 바가 아니지만, 필자에게는 사실(fact) 확인이 더 어렵다. 년도나 액수 같은 숫자는 물론, 인물을 착각하고 때에 따라서는 사건 내용을 반대로 기억하기도 한다.문제는, 말은 “아차, 실수!”로 웃고 넘어가지만, 글은 물릴 수가 없다는 점이다.그동안 쌓은 공(?)은 어디로 가고, 멀쩡한 사람이 순식간에 멍청해 보인다. 아무리 잘생긴 미남미녀도 앞니 하나 빠지면 코미디언으로 변하지 않던가. 그래서 누군가 빨리 지적해서 정정할 기회가 주어지면 정말로 고맙다. 건명원(建明苑)에서 열리는 KAIST 교수들의 강의는 감탄 불금이다. 교양강좌를 해본 사람은 안다. 특히 김대식교수의 B
제2차대전 당시 종군위안부(Comfort Woman) 문제를 “내 알 바 아니다.”라고 뻗대다가, 미국의 여장부 힐러리 국무장관에게 “성 노예: Sex Slave!”라는 직설적인 꾸지람을 듣고도 수치를 모르는 철면피 (종군위안부 1: 141006) .... 좌경으로 치우쳐 국민에게 버림받고 초토화된 야당(사회당)과, 잃어버린 20년의 좌절 끝에 통화 무한공급 같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활기를 찾은 국민의 지지, 이 두 가지 호재 덕분에 정권의 인기가 올라가자, 장기적으로 국가와 국민의 앞날에 재앙이 될지도 모르면서 일로(一路) 극우로 치닫는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 그런 외골수의 무지(無智) 때문에 ‘Forced Labour'와 ‘Forced to Work'의 뜻이 다르다고 우기는 것이다. 여행사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자 호텔 비를 아끼려는 무박 2일, 3박 5일 상품이 등장한다. 여기서 박(迫)은 쉴 박으로 하룻밤은 비행기에서 잔다는 뜻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말의 큰 축인 한자는 모르면서 인터넷용으로 줄임말 만드는 머리는 비상하다. 우리나라 3대 일간지인 D 일보 칼럼 하나를 보자. 암벽 등반 중 로프에 의지하여 하룻밤 지새는 비박을 젊은이들에게 물었더니,
전두환 신군부가 사회악 일소라는 미명 아래 서슬 퍼렇던 공포통치 시절. 조폭의 상징인 문신(紋身)은 발각되면 (목욕탕·골프장 샤워 실) 삼청교육대로 끌려가는 검거대상이었다. 깍두기 머리의 젊은이가 피부과 의원에 찾아왔다. 거시기에 ‘AIDS’ 네 글자가 선명하다. “지우는 데에 수술비가 (한 글자에 5만원씩) 20만원이요.” 잠시 후 준비하던 간호사가 원장실에 뛰어 온다. “원장님 계산이 틀렸어요. 소독하려고 닦는데, 주름이 펴지니까 두 글자가 더 있어요.” 스포츠 용품회사 ADIDAS 직원이라던가? 이 회사는 최근 불명예퇴진 한 FIFA 블라터 총재에게 거액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다시 한 번 유명세를 탔다. ‘LE CAF’라는 브랜드도 있다. Citius·Altius·Fortius, 즉 올림픽 정신을 표현하는 “더 빨리·더 높이·더 힘차게”라는 세 단어의 머리글자를 모은 이름으로 소비자 심리를 사로잡았다.이처럼 명품일수록 이름값을 지키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정도가 아니라, 억만금의 손익이 오고가기 때문이다. 어원(語源)이 보통명사 이름으로 쓰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계에도 복고 즉 고(古)악기 연주가 유행 중이다.
고소·고발 건수가 일본의 10여배요 재판은 무조건 끝장을 본다는 오기로, 대법관이 일인당 매년 몇 천 건의 기록에 파묻혀, 본연의 업무에 지장이 많다고 한다.재판 끝에 친구가 원수가 되어 국민화합을 해치기도 한다. 따라서 사회경험과 생활의 지혜가 담긴 비 법조인의 중재로 원·피고가 충분한 대화를 거쳐 합의점을 찾는 민사조정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막는 동시에 사회통합에도 기여한다는 의미에서, 사법부가 앞장서서 권장하고 있다.고법에서 오랫동안 조정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한 사건을 소개한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도공 중에 이삼평씨 기념비가 충남 공주에 있는데, 후손과 일본인 유지들이 뜻을 모아 고향에 세운 것으로, 방학 때면 백제 유적지를 찾는 일본 초중고생들의 수학여행에 필수코스가 되었다. 문제는 비문 중에, “이삼평 씨가 일본으로 ‘건너가’”라는 대목으로, 도공에 대한 존경심에 불타는 이모씨가 이를 ‘끌려가’로 고쳐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왜적에게 강제로 잡혀간 분을 제 발로 건너갔다고 하면, 일신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버리고 도망간 친일·배신자로 모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관계자나 성금을 모으고 수학여행을 주선해온 일본인들은 펄쩍 뛸 일이었다.
소녀시대는 삼촌부대를 동원해가며 신선한 리듬과 상큼 발랄한 율동으로 한류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음악만이 갖는 마력 hook-song으로 마치 튀김 속 트랜스지방처럼 귀에 착착 감기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선 우리의 자랑이다.f(x)의 새침 떼기 크리스탈이 뜨고 애프터스쿨의 꿀벅지 유이가 아슬아슬하더니, 우후죽순으로 뒤따르는 걸 그룹들이 저마다 떠보겠다고 난전을 벌이고 있다. 스트립댄스의 외설적인 성애동작(bump grind)에서 이제는 자위행위를 연상시키는 쩍벌춤 경지에 이르러, 때로는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개그는 사회의 거울이요 고발이다.개그콘서트에서 비 호감의 사내 둘이서 외설댄스의 극치를 보이는 “니글니글”은 걸 그룹의 “위글위글”을 패러디하여, 지나친 선정성을 은근하게 고발하고 있다.맛이 간 기름이 그러하듯 너무 느끼하여 속이 부글거린다는 뜻 아닌가. 쩍벌춤의 원조격인 이효리씨는 과연 지적이고 영리하다. 춤도 “Basic Instint”의 셰런 스톤처럼 눈 깜빡 할 사이에 재치 있게 넘겼지만, 연전에 표절시비가 터지자 그 많은 투자와 공을 들여 준비한 새 앨범 출반을 싹싹하게 접었다. 제주도에서 반 은퇴 신혼생활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라 하였고, 사마천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농경사회에 들어서 수명이 늘고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할머니가 손자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역사의 탄생” 덕분에 인간의 지능은 폭발적으로 성장, 문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어른을 흉내 내면서 말을 배우고 글을 읽으며 작문을 익혔다면, 표절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다분히 있다.또한 문장의 표현과 서술(narrrative), 작곡의 악상(樂想)이 우연히 같을 수도 있다.제목은 잊었지만 007 이언 플레밍의 말을 인용한다. 처음 한 번은 우발적(happenstance)이요 두 번은 우연의 일치(coincidence)일지 몰라도, 세 번째는 고의적인 음모(enemy action)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장에서 여섯 단어가 같거나 노래 멜로디에 네 마디가 같으면 표절이라는 기계적인 기준을 떠나서, 행위에 전과가 있거나 상습적이라면 표절의 낙인을 피해갈 수가 없다. 장터 약장수로부터 천변 백사장의 곡마단(서커스)에 이르기까지 손님을 모으는 데에는 원숭이 재롱이 감초였다. 로마제국의 원형경기장에서도 스타의 몸값은 제몫을 톡톡히 하였고, 코트의 악동 나
법가(法家) 사상은 진나라의 천하통일에 발판이 되었으나, 상앙은 자신이 만든 융통성 없는 법에 걸려(통행증) 잔혹한 거열형을 당한다. 제 발등을 찍은 것이다.세월호 이후 거대한 벽에 막혔던 국회의 법안통과가, 국민의 질타 속에 조금씩 풀리고는 있는데, 개운치 않은 ‘조건부’나 ‘연계’ 통과를 밥 먹듯이 되풀이한다. 박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일 당시(2012) ‘타협정신’을 살린다며 무리하게 통과시킨 소위 ‘국회선진화법’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의회의 의결정족수가 사실상 과반수가 아니라 재석도 아닌 재적의 3/5 (60%)이라니... 미국 상원에서 오로지 대법관인준과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용 지연 발언) 종결에 적용하는 법을 끌어온 것이다. 여야의 대치가 극심한 우리 국회가 밥값도 못하는 식물국회라고 욕을 먹는 가장 큰 이유요, 스스로 발등을 찍은 새누리당이 결자해지로 풀어야할 과제다. 본업은 제쳐두고 툭하면 치고받으면서 7명 보좌관에 고액의 세비를 받고, 잠깐 금 뱃지를 달아도 평생 연금을 받는다.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입법 활동에 전념하고, 로마시대 호민관처럼 국민의 권익보호에 앞장선다면, 세비가 지금의 2배 3배인들 아깝겠는가? 그래도 자신을 위한 입법에는
여성대통령을 배출한 한국과 반 페미니스트(Anti-feminist) 수준의 일본이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의도와는 달리, “위기에 놓인 아시아 정세의 해법” 쪽으로 이야기가 빗나갔다. 사실 머릿속에 숨어있던 속내가 무심결에 흘러나온 것인지도 모른다.천황의 존재는 귀중한 전통으로 존중해줄 측면이 있지만, 그 지위를 현대 민주국가에 맞도록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하물며 오욕으로 얼룩진 옛 천황제를 모방하여 만방에 부끄러운 ‘수령체제’로 부활시킨 평양을 보면서도, 과거로 회귀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이는 역사의 뒷걸음질이니, 비뚤어진 “보통국가의 꿈”을 재조정(Reset)하라는 권고다. 몸집이 왜소하다고 속까지 좁아야하나? 나폴레옹·박정희·등소평... 역사에는 작은 거인이 얼마나 많은지. 옆길 만행(漫行)은 그만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돌아가자. 지난 4월 21일 ‘과학의 날’에 과학기술훈장 수상식이 있었다.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이 1등급 창조장을 받았는데, 남자 훈장보다 작고 어깨띠도 좁아 시비가 있었다. 반세기전 여성의 체구가 훨씬 작던 시절에 치수까지 규정해놓은 법 자체가 남녀차별이라는 것이다.제발 좀 내버려 두시라. 해군장교의 여름 근무복은 반팔에 깃이 작아
미국이 일차세계대전을 거쳐 절대강자로 등극한 이래로, 국제무대에서 각국의 위상은 미국과의 관계설정이 가장 큰 변수였다. 이를 남녀 내지 인간관계로 풀어보면 재미있다. 미국 공무원 중 최고 명예직은 영국대사이고, 유사시에는 피차 무조건 올인 하니까, 영국은 미국의 본처 쯤 된다. 천재지변·자원고갈·세계대전 등 극한상황에 대비하여 마지막 보루로 아껴두는 캐나다는, 둘째부인이나 하나뿐인 여동생이다. 일본은? 전편의 설명처럼 부적절한 관계라면 똑 떨어지는 정부(情婦), 또는 비극으로 끝나는 초초 상 같은 기생첩(나비부인)이다. 성적소수자를 인정하고 결혼 없는 동거를 합법화하는 선진국의 추세에 비하면 조금은 낡은 계산법으로 이들 관계를 분석해보자. 밋밋해도 역시 본처이니 남자에 대한 의리는 본처·첩·정부의 순서요, 간드러진 유혹과 교태는 그 역순이다. 치정으로 엮인 정부(情婦)는 언제라도 표변하여 남자를 할퀼 수 있음을 역사는 증언한다. 인구 1억의 나라가 10억의 나라를 삼키려고 2억의 선진국을 기습한 다음, 과거의 정(情)을 보아 침략을 기정사실화 해달라고 떼를 쓰다가, 무참한 응징을 받은 것이 태평양전쟁 아닌가. 일제의 조선 합병에 도덕적인 책임과 남북 분단에
일제 말기에 순사는 물론 교사도 칼을 차고 다녔다고 한다. 사무라이의 전통이라고는 하지만, 국민 위에 군림하고 겁주려는 의도에다가 칼이 없으면 어쩐지 불안한, ‘자신감의 결여’가 저변에 깔려있지 않았을까. 자신만만한 영국 순경(London Bobby)은 달랑 작은 방망이 하나만 들고 순찰한다고 하니, 과연 문명국이요 문자 그대로 민중의 지팡이다. PGA에서 정교한 숏 게임 실력을 과시하는 일본 남자 골퍼가 많은데, 좁고 동그란 어깨에 짧은 다리로, 뒷모습만 봐서는 남녀구별이 애매할 때가 있다. 카리스마에 자신 없는 남자가 폭군 형 남편이 된다는 속설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남편이 출퇴근 할 때 무릎 꿇고 절하는 아내... 얼마 전 일본 노벨상 작가 오에의, “종군위안부 문제의 원인은 일본 사회의 여성 차별” 발언은 날카로운 탁견이다. “여성 경시는 ‘폭력적 남성 같은 천황 절대주의’가 근대 이후에도 여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 국민 남의 국민을 불문하고 여성을 군대의 ‘제 5 보급품’ 정도로 보던 80여 년 전의 여성관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얘기다. 양성평등지수에서 OECD 국가 중 한국이 꼴찌에 가깝고, 아시아 특히 유교문화권 의 순위가 뒤쳐지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