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5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개원가

국내 1위가 목표라면 몰라도..'갈길 먼 SIDEX'

매끈하게 잘 치렀지만 국제용으론 한계

 

지난 주말 COEX에서 열린 SIDEX 2014에는 연인원 1만4,285명이 다녀갔다. 주최 측이 발표한 최종 참가인원은 학술대회 8,003명, 전시회 6,282명. 학술대회 사전 등록자 7,633명 중 7,411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현장등록도 592명이나 됐다. 외국인 전시등록 인원은 모두 601명.

전시업체들도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이다. 전시장은 토요일 오전엔 조금 한산한 느낌이었지만, 오후 3시 이후 치과의사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특히 주최 측이 차량용 핸드폰충전기를 내걸고 전시업체 투어 이벤트까지 벌여 참가자들의 동선이 예년에 비해 훨씬 길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업체들이 마련한 각종 이벤트들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대형 부스들은 아예 강연 시간표를 붙여놓고 참가자들을 불러 들였고, 중소 부스들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 이벤트로 치과의사들의 발길을 잡았다. 이처럼 C홀과 D홀에 들어찬 303개업체 958개 부스들이 내뿜는 열기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마음까지 흥겹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강연장에도 사람들은 넘쳐났다. ‘토요일 오전의 강연장을 어떻게 채울지’는 여전히 주최 측의 고민거리로 남았지만, 일요일의 경우 거의 모든 강연장들이 꽉꽉 들어찼다. 특히 드넓은 오디토리움에 청중들을 가득 앉혀놓고 강연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를 몇몇 연자들은 이날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엄청난 경쟁률의 경품 추첨에서도 어김없이 누군가는 행운을 차지했다. 첫 날인 9일 오후에 가진 학생경품행사에선 연세대 치위생과 팽경원 씨가 대상에 당첨돼 ‘iPad Air’를 받아갔다.

치과의사 대상 토요일 경품행사에선 베스티안병원 턱교정수술센터 권민수 선생이 1등 경품인 유니트체어를 차지했고, 폐막식과 함께 진행된 11일 경품행사에선 경기 광주 초월치과의 최민철 원장이 1등으로 뽑혀 500만원 상당의 65인치 곡면 UHD TV를 차지하는 행운을 누렸다.

 

 

규모 커져야 ‘아시아 덴탈허브’ 가능

 

이번 SIDEX 2014가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지 싶다, 시덱스는 이미 전체적으로 잘 짜인 프레임이 행사가 흐트러지는 걸 방지하고 있다. 기존의 프레임에 내용만 채워 넣으면 3일이 아니라 5일짜리 행사도 능히 치를 수 있을 만큼 조직위의 전문성도 이미 높은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잘 닦인 길을 따라가려는 어쩔 수 없는 조직의 관성에 있다. SIDEX의 목표가 국내 1위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토록 염원하는 국제적인 전시회로서의 명성을 위해선 내부에서부터 가치 있는 변화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하리라 본다.

가령, 왜 세계의 치과계가 독일 괼른의 IDS를 주목하는지, 또 왜 많은 치과의사와 치재업체들이 관례처럼 시카고덴탈쇼를 찾는지. 선진 전시회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지금보다 훨씬 치열해야 하리라는 것이 바깥에서 SIDEX를 바라 보는 시각이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유럽은 IDS, 북미지역은 시카고덴탈쇼, 아시아에선 오직 SIDEX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전시회의 규모부터 키워야 하고, 보다 많은 아시아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하며, SIDEX가 아시아적 특성에 맞는 신제품들의 경연장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과연 SIDEX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행사 마지막 날 오후 조직위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선 그러나 약간은 실망스런 설명을 들었다. 내실 위주의 운영을 조직위는 강조한 것이다. ‘양적 팽창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바람직한 방침이긴 하지만, SINO Dental Show의 절반 규모로 아무리 ‘아시아의 덴탈 허브’를 외친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우선 글로벌 덴탈 기업들이 전시참여를 외면할 것이고, 와 줘야 할 아시아 각국의 치과의사들이나 치과업체들도 SIDEX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눈에 띄는 신제품이 없는 전시회는 좌판의 역할밖엔 하지 못한다. 마케팅이 아니라 마켓의 기능만 가지고는 절대 일류 전시회가 될 수 없다는 점 또한 자명하다.

 

SIDEX는 재정적으론 이미 성공한 전시회의 반열에 올랐다. 이제는 이 힘을 일류 국제전시회로 발돋움하는데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기금을 조성해 글로벌 기업들의 전시참여는 물론 개도국 치과의사들의 참관을 지원하고, 신제품 론칭 기업에 대해서도 과감히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본다.

그렇지 않으면 SIDEX는 그저 잘 꾸며진 내수용 전시회 정도에서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