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5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개원가

'서울·경기 선거엔 정책도 인물도 소용없었다'

승부 가른 동창회 위력, 치협선거에도 통할까?

지부 선거가 모두 끝이 났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서울에선 권태호 당선자가, 경기에선 정진 당선자가 따뜻한 봄 햇살을 만끽하는 중이다.

이들의 승인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대학별 선호도가 뚜렷했고, 결국은 결집 대학의 표가 많은 쪽이 이겼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는 ‘어쩌다 양쪽에 다리를 걸치게 된, 입장이 불분명한 대학의 표를 누가 더 많이 갖고 가느냐’의 싸움이 되고만 셈이다. 서울과 경기에선 그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단국치대가 맡았다.

대의원 선거에서 동창회의 위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그 밖의 변별 포인트는 별 쓸모가 없었다. 가령 정책선거를 하자지만, 공약을 통해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인맥을 통하기보다 10배는 더 어렵다. 특히 지부선거에선 정책 차별화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서울의 이상복 후보가 내건 회비인하 공약마저 대의원들에겐 시큰둥한, 그저 그런 공약 중 하나였을 뿐이다.

그 다음엔 뭐가 있을까? 아, 인물론으로 선거 분위기를 몰아 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인물론이 먹혔을 지를 생각해 보면 역시 이것도 아니다. 선거에서의 인물이란 일을 잘 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살아온 이력에서 뿜어지는 선의와 신뢰가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선의가 담기지 않은 영향력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운데, 후보들은 대개 이 부분에서 많이들 착각을 하곤 한다. 후보로서의 영향력을 고스란히 유권자들의 지지 의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때문에 선거 전 후보별로 예상득표 수를 집계하면 항상 전체 표의 1.5배 이상이 나온다.



동창회 영향력의 뿌리는 어디까지..


서울지부의 권태호 후보와 이상복 후보를 한번 보자. 두 사람이 인물론으로 맞섰을 때 누가 더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스마트한 분위기의 이상복 후보일까? 아니면 수더분한 스타일의 권태호 후보일까? 정답은 ‘변별력 없다’이다.

유감스럽게도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캐릭터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 보다는 동창회를 결집하고, 대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터는 일이 더 급했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자기를 알려서 유권자들을 끌어 모으기보다 직접 유권자를 찾아가는 선거운동을 펼친 셈이다.

이는 치과계 선거의 뚜렷한 특징이기도 한데, ‘나를 보여주든 않든 결과에 큰 차이가 없다’면 후보들로선 그냥 가는 편이 훨씬 신경이 덜 쓰인다. 만약 공직선거처럼 치과계 후보들도 도덕성과 신뢰성 그리고 품성에 공직 수행능력까지를 모두 평가받아야 한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선거운동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이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치협 회장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1,500명에 가까운 유권자들을 상대해서도 동창회가 가장 확실한 표밭이 될 수 있을까?

이렇게 한번 따져보자. ‘동창회의 영향력이 유권자들에게 어느 정도나 깊이 파고들 수 있느냐’인데, 문제는 각 동문회마다 기수별 부회장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회무에도 관심이 없고, 동문회 활동도 하지 않는 치과의사라도 일단 선거인단에 포함되는 순간 신분이 달라진다.

각 후보 측에서 어떻게 줄을 넣든 접촉을 시도할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선거 정보를 얻을 수 있은 곳이라곤 전문 언론과 가깝게 지내는 지역 치과의사들 그리고 동문들뿐이다. 이 가운데 전문 언론이나 동네 점심 친구들은 객관적인 정보제공자에 그치지만, 동창회를 앞세운 동문들은 적극적인 권유자가 될 수 있다. “기다려봐, 동창회에서 결정하면 알려줄게”가 되는 것이다.



결국 후보의 진정성이 유권자를 움직인다


결국 동창회 선거는 211명이든 1500명이든 숫자에 개의치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행태를 비판하는 후보도 있지만, 또 그런 주장이 대의에도 합당하지만, 표가 거기에 있는데 어떻게, 어~떻게 후보들이 곳간을 제쳐두고 다른 빈방을 기웃거릴 수가 있을까?

동창회 선거가 못마땅하면 눈이 번쩍 뜨일 차별화된 정책으로 가든지 아니면 인물론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그런 대책 없이 무조건 동창회 선거는 안 된다는 건 후보의 도리로 봐서도 최선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을 보이는 일이다. 동창회를 부차적인 요소로 돌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견인력은 결국 후보의 진정성에서 나온다. 그 꿈과 도전을 어떤 방식으로 유권자들에게 보여줄지가 승패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중앙회 선거답게, 지부 선거엔 없었던 새로운 대결 양식을 남은 선거기간 동안 기호 1번 김철수 후보, 기호 2번 최남섭 후보, 기호 3번 이상훈 후보가 훌륭히 연출해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