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사진을 보여주면서 “바나나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제일 먼저 머릿속에 연상되는 게 무엇일까요? 당연히 99.99%는 바나나일 것이다. 오늘은 행동조절(Behavior Management)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행동조절이란 치과종사자들이 어린이의 치과치료를 효과적,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이와 더불어 치과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조금씩 유도하는 수단이라고 정의된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이런 말들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아픈 거 아니야’, ‘아프게 안할게’, ‘주사 맞지 않을 거야’, ‘윙 소리 나는 거(high speed) 안할 거야’, ‘이빨 빼지 않을게’. 치과의사, 치과 직원, 보호자들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실제로 그런다 할지라도 이 말은 들은 아이들은 더욱 두렵고 무섭고 하기 싫어지게 된다. ‘바나나 생각하지마’라고 말하면 아무리 하지 않으려고 해도 바나나가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다. 임상에서 치료 전, 중간, 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할 때 바나나 생각나지 않도록 말하는 것이 행동조절의 제 1원칙이다. ‘치과’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단어들로는 아프다(Hurt), 이빨 뺀다(Pull), 이를 간다(Drill), 주사(Shot), 바
기회 있을 때마다 필자는 직선제 불가론을 펴왔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역사의 흐름이고 미래는 젊은이의 세상이니 설득은 이제 그만 두겠다. 다만 관련된 주장 중에(특히 치개협)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만은 지적해둔다. 첫째, ‘시기상조론’이다. 제60대 의총에서도 나왔지만 잘못된 표현이다. 고대 그리스 작은 도시국가에서나 가능했던 직접민주주의가 성숙하여 대의정치로 완성된 것은 필연적인 역사의 흐름이다. 따라서 직선제는 시기상조가 아니라‘역사의 후퇴 또는 퇴영’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정치계에서도‘제왕적 대통령’이 끊임없이 논의되고, 후보들은 너나없이 당선되면 대통령 권한을 대폭 줄이겠다고 약속하며, 많은 학자가 이제 수준이 높아졌으니 내각책임제로 가자고 주장한다. CEO에 대한 상설 견제체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상징적이거나 외무·국방만 책임지는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고, 실질적 수반인 수상은, 선거를 통하여 능력이 검증된 국회의원이 뽑는다.둘째, 의협·한의협·약사회도 직선제하고 있다는 주장은, 그리하여 더 잘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강경일변도의 투쟁성 과시로 행정부와 마찰을 일으켜 불이익을 자초하고, 분열을 조장하여 당선무효소송 등 고소·고발은 물론
개원가의 경영 현실이 갈수록 힘들다고 다들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잘되는 병원은 경기와 무관하게 잘 되지요. 그 병원은 어떤 이유로 잘되고 있나? 이건 참 궁금한 주제이지요. 개원을 앞두고 있고, 개원을 진행 중인 후배 선생님들을 위하여 본인이 먼저 개원한 11년차 선배로, 경영을 공부해 본 선배로서 제가 경영 현장에서 도움이 되었던 실무 이론을 중심으로 후배들에게 조언하는 형식의 칼럼을 제공하고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나누려 합니다.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의견 주실 분은 dentmast@gmail.com 으로 문의 주시면 함께 공부해 보려 합니다. ‘내 고객이 어떤 사람이길 원하는지’를 먼저 결정하라! 후배님, 지난주에 설명해 준 STP 전략에 대해서 고민 좀 해 보았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별 준비도 없이 무작정 개원부터 하고 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나름 많이 준비한다고 한 거였는데, 알고 보니 고객에 대한 분석도, 어느 고객에 집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하지 못하고 개원한 셈이구나… 라는 것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고민을 한 것이라 생각해. 그래서 오늘은 시장 세분화 분석은 본인이 더 잘 알테고, 타겟팅과 포지
아기 적에 호주로 입양되어 온, 20대 중반의 초등학교 교사인 한국 아가씨가 있습니다. 어느 날 양부모가 자신의 한국 이름이 ‘재순’ 이라고 알려주었다면서, 자기 이름이 어떤 뉘앙스를 풍기는지, 분위기는 어떤지를 제게 물어왔습니다. 뜻으로 말고 어감 상 느낌이 궁금하다니, 한마디로 촌스런 이름인지, 세련된 이름인지 구분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그 아가씨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해야 할지 난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따금 내왕하는 그 아가씨한테서 뿐 아니라 제 아이들에게서도 비슷한 일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돌을 막 지나 호주에 온 두 녀석은 한국 이름자의 고상하고 자시고를 떠나 이름만 듣고는 그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아무런 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한국 친구들을 사귈 기회나 다른 한인들을 좀체 대할 수 없는 곳에서 한 10년을 살아온 탓에, 가족이나 주위의 몇 사람으로는 여자 이름과 남자 이름을 분류하고 구분할 충분한 자료로 삼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철수’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남자 어린이고, ‘영희’는 철수의 등교 길 단짝 여자 아이라는 걸 그 녀석들이 무슨 재간으로 알겠습니까. 이따금 철수의 친구 ‘인수’가 영희더러 “함께 학교 가
"제 꿈은 마음을 치료하는 치과의사였습니다. 지금은 언젠가 아무것도 치료할 줄 모르는 치과의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필요 없어지면 꿈이 실현되는 것이 되겠죠."어느 치과의사의 진지한 고백입니다. 이 분은 크고 화려한 치과를 가지지도, 자기 돈으로 집을 산 적도 없지만 '성공한 치과의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스스로도 그 수식어를 불편하지 않게 받아 들입니다. 행복한 치과의사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지요. 어째서 일까요? 세상이 흔히 들이대는 잦대로 보면 초라할 수도 있는 모습입니다. 그 많은 치과들 중의 하나인 조그만 치과에서, 많지 않은 환자들과 티격태격 하루를 보내다가 저녁이 돼서야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이 시대의 흔한 일상입니다. 그 게 뭐 그리 대수롭다는 걸까요? 하지만 세상의 중심은 '나'입니다. 이 분의 생각으론 치과의사로서 열심히 공부하고, 목표를 세워서 열심히 치료하고, 거짓말 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좋은 치과의사이고 자랑스런 치과의사입니다. 그래서 5만원을 가져갈 때도, 10만원을 가져갈 때도 있지만 하루 하루가 즐겁습니다.이런 이 분의 생각에 주변 선후배 치과의사들은 미필적으로나마 동의를 표합니다. 여기서 미필적이라는
[환자 이야기] 치통으로 며칠째 고생하다 도저히 못 참아 치과에 방문한 40대 B씨. 아프다던데, 비싸다던데…. 하지만 당장 너무 아파서 못 살겠기에 어쩔 수 없이 방문했다. 치과의사 왈, 이가 많이 상해서 뽑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뽑으면 비용도 많이들고 다른 이에도 안 좋으니까 시간을 들여서 살려 보잔다. 좋은 의사 만났다는 생각에 그러자고 동의하고 시작한 게 화근이었다. 이 놈의 신경치료는 왜 이렇게 아픈지, 그리고 끝도 없이 불러데는지. 벌써 3달째 치료가 계속된다. 아무래도 부를 때마다 보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 그런가 보다. 오늘도 치료를 안 끝내 주면 한마디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치과에 갔더니 치료가 실패한 것 같다며 뽑잔다. 아니 그럴 거면 처음부터 뽑을 것이지 왜 바쁜 사람 오라 가라 하면서 아프게 고생시킨 건지 정말 혈압 오른다. [의사 이야기] 이가 너무 많이 썩어서 끙끙 앓으면서 찾아왔던 환자. 썩은 정도가 너무 심해서 뽑는 것이 좋겠지만 그래도 환자를 위해서 최후의 수단은 써 보는 것이 좋겠다. 임플란트는 돈도 돈이지만 그 성능 역시 자연치랑은 비교 할 수 없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니까. 뽑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치료가 오래 걸릴 것이라
소아치과 의사는 영어로 Pediatric Dentist이고 약어로는 P.D.이다.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사람을 또한 P.D.(Producer 또는 Product Director)라고 한다. 두 직업은 서로 전혀 다른 일을 하지만 방송국 피디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처럼 치과에서 피디도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여 아이들에게 신뢰와 건강을 선물한다는 점에서는 지향점이 같을 것이다. 1박2일이나 무한도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국 P.D.의 상상력이 필자에겐 매력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만약 필자가 방송국 P.D.처럼 소아치과에 관한 세미나를 준비할 기회가 생긴다면 세미나 제목을 “소아치과 콘서트”로 정하고 싶다. 왜냐하면 인터넷 서점에서 “콘서트”란 단어로 검색해 보았더니 철학, 과학, 경제학, 심리학, 경영학, 회계학, 수학, 천문학, 인문학등이 콘서트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 중에 하나인 법학도 “법률 콘서트”란 이벤트를 통해서 국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법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상상속에서 개최한 소아치과 콘서트에 가수
김연아씨는 대한민국 국위선양에 일등공신이요, 가장 사랑을 받는 국민요정이다.황상민 교수는 그녀의 교생실습이 ‘쇼’라며 당당하게 꾸짖더니,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자 이내 엎드려 싹싹 비는 추태를 보였다.체육전공 대표선수는 A매치대회 입상이 학점만큼 값지고, 세계챔피언이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경험담은 어떤 강의보다 훌륭한 교육임을 모를 리 없는 심리학 교수로서, 참으로 졸렬한 행동이었다.한동안 자중하나 했더니 이번에는 박근혜 대선 후보의 여성성을 물고 늘어진다.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생식기의 문제가 아니다. 결혼을 했느냐, 애를 낳았느냐.여성으로서 역할을 한 거는(아니다)...”라니. 기가 막힌다.미혼남녀, 독신주의자나 많은 종교인의 삶이 남도 여도 아닌 덜 떨어진 인생이라는 말인가?극단적으로 여성비하를 일삼는 남성은 심리학적으로 자신의 성(性) 정체성에 극도의 열등감을 가진 경우가 많다.지나치게 왜소하거나 용모가 비루하여 마치 내시처럼 자신의 남성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고 믿는 나머지, 과장된 마초(macho) 흉내로 이를 보상받으려 한다.홀로 걷는 밤길이 무서워 큰 소리를 질러대는 어린아이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생식기 같은 막말도 많고 생식기 같은 인생도 많
[환자 이야기] 이가 시큰거려서 동네 병원을 갔다. 역시나 이가 썩었다고 했다. 금이니 레진이니 비싼 걸 권하길래 볼 것도 없이 보험이 되는 아말감으로 하라고 딱 잘랐다. 그런데 이 놈의 치과의사가 싼 걸로 치료하기가 싫기는 싫었나 보다. 이를 깎다가 순간적으로 깜짝 놀랄 정도로 아프게 하더니만 충치가 깊어서 신경 치룐지 근관치룐지를 하고 씌워야 한다나?여태까지 조금 밖에 안 아프던 이가 왜 갑자기 아플 것이라는 건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고 처음에 만 원도 안 하던 진료비가 갑자기 40만 원이 넘어가는 것도 정말 짜증이 난다. 그래도 안 하면 오늘밤에 무지하게 아플 거라고 협박을 하니 견뎌낼 재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하긴 했지만 바늘 같은 걸로 콕콕 쑤시는 그 느낌은 꿈에 나타갈까 겁난다. 거기에 이를 씌우느라고 생돈까지 들어갈 거 생각하면 아무래도 이 놈의 의사가 일부러 병을 키우는 진료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가장 흔한 치과 질환 중 하나인 풍치(잇몸병)에 관해 살펴 봤으니 이번에는 충치의 차례이다. 충치에 관해 환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불만을 표현하는 두 가지 중 하나는 조금만 썩어도 너무 비싼 진료비에 대한 의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처음 충
어떤 인연으로 어떻게 만났든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앞둔 커플이라면 평생을 함께 한다는 중대한 결정 앞에서 서로의 사랑 외에 현실적인 많은 문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도 하게 되고, 상대편 가족들과 친해지는 과정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연애할 때는 모르던 배우자의 건강문제가 결혼 후에 커다란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결혼한 후에는 되돌릴 수 없는 불미스러운 일들을 사전에 막아보고자, 서로가 자신의 건강을 자세하게 체크하고 그 결과를 교환해 보는 커플들이 종종 있다. 특히 양가 부모님들이 에비 사위나 며느리의 건강검진 결과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민감한 부분인 서로의 성(性)문제는 노골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인지라, 결혼 전에 서로가 깨끗하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 여자는 여자대로 부인과에서, 남자는 남자대로 비뇨기과에서 결혼 후 성생활이나 임신에 방해되는 문제가 없는지를 미리 검사 받고 결과를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 간단한 문제가 있다면, 마리 치료를 통해 건강한 결혼생활을 준비하자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이다. 보통 남자의 임신문제는 정액검사로 확인되는데, 3일 이상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