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가라앉히려고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수만 가지 기억에서 떠오르는 노염이 나를 태운다.지리산이나 동해바다 가운데서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외치고 싶으나산으로도 바다로도 길들은 열려 있지 않고길들은 아스팔트로서 길들여져 버린다.나는 이제 주어진 길 주어진 도구너를 위하여 웃고 우는 도구그러나 나의 웃음은 눈물의 웃음큰길과 골목을 두루 칠하는 눈물의 울음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며어느 東西로도 南北으로도 가지 못하는 나는 어찌 타올라야 하는가촛불이여 촛불이여[후회]나는 어찌 타올라야 하는가.늘 내 안에서 묻는 물음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난 한번도 타올라 본 적이 없습니다.어떻게 타올라야 하는지에 치중하다時宜(시의)를 놓쳐 번번이 타오를 기회마저날려버린 때문입니다.아무렇지도 않게 그저 타오르는 촛불을 보면눈물이 납니다. 어떻게 같은 모양으로 같은 밝기로 필요할 때마다 스스로를 태울 수 있는지그 천연덕스러움이 무섭기까지 합니다.나는 어찌 타올라야 하는가.수십번을 되풀이 해온 물음이지만난 아직 답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타올라야 한다면 흉내야 내겠지만내 속의 나를 태운 적은 여직 한번도 없습니다.그런 나는 불행한 걸까요?섣달그믐,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이쪽으
백년도 안 된 격변의 역사를 거친 대한민국 제6공화국은, 이제 30년이 다되어 제7공화국의 탄생(개헌)을 기다리고 있다. 수많은 정치인이 부침하고 지지단체가 명멸한 가운데, 노무현대통령을 밀었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노사모의 단결력이 가장 강했고, 뒤 따르는 후발 사모들의 모델이 되었다.17대 대선을 앞두고 출범한 ‘박사모’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지만, 사실 박근혜의 무기는 배고픈 민족에게 쌀밥·고깃국을 먹여준 아버지의 후광과 천막당사에서 빈사의 정당을 기사회생시킨 경력 두 가지뿐이요, 표를 몰아준 일등공신은 따로 있었다. 첫째는 정국이 불안해질 때마다 현수막만 바꿔들고 나서는 단골 투쟁단체들이다. 프로 냄새 물씬한 선동적인 구호가 보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케 하지만, 북한 인권문제나 핵실험에는 한마디도 없었다. 둘째는 TV 토론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던 기호 3번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막말이다.망설이던 유권자의 마음을 박 후보쪽으로 돌려놓은 핵폭탄이요, 당시 이 후보의 얼굴에서 영화 “처키의 인형”처럼 섬칫한 증오와 살기를 읽은 사람은 필자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결국 민심은 박후보에게 ‘안보 불안’에
왜 문화(文化, culture)라는 말은 토양에서 싹이 트고 곡식을 기른다는 배양(c?ulture)이란 단어와 연관된 용어이다. 19세기에서 많이 통용되었던 「문화화된 사람(the c?ultured person)」이란 용어의 유래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교양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제를 내포하고 있다. 문화화된다는 것은 생물학적인 자연 선택의 결과물로 진화의 현상으로 생각하려는 사상가도 있고, 교육을 통해서나 실행을 통해 고취되거나 습득되는 실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즉 문화의 습득은 도덕적 완성을 향한 수단이며 사회적인 선(善)을 지향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고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명체와 다름없는 유용하고 없어서는 안되는 하나의 도구 같은 것이다. 또한 문화는 인간의 활동, 생활하는데 하나의 생명체와 다름없는 매우 유용하고 없어서는 안되는 하나의 도구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축적하는 기술, 혁신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유동적기표이며 유입, 유출을 꾸준히 계속하는 삼투성을 가진 실체 같은 것이다. 따라서 문화는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삶의 총체적인 방식으로 모든 삶에 관여하고 있다.문화는 언어를 통해
농가 몇 십 채가 옹기종기 모여 앉은 시골 동네는, 이제 천연기념물보다 귀해진 마음의 고향이다. 한집 건너 한 마리쯤 변견도 반려견도 아니요 그저 고만고만한 누렁이를 길렀다. 그래도 달 밝은 밤이면 제법 조상의 본성을 드러내어, 한 마리가 짖기 시작하면 이집 저집이 뒤따라서, 종내 견공들의 합창에 온 동네가 떠나간다.참다못해 막 짜증이 날 때쯤, “깨갱!”하는 구슬픈 비명소리와 함께 갑자기 동네가 조용해진다. 새벽 밭일 나가려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선잠을 덧 들린 어느 아재가 홧김에 개 옆구리를 걷어찬 것. 그래도 달처럼 희고 둥근 박들이 너 댓개 올라앉은 초가지붕은, 보기만 해도 배부른 우리 민족의 힐링이었다. 제비가 물어온 박 씨를 심으면 착한 사람에게는 금은보화가, 악한 사람에게는 온갖 못된 짐승이 나온다는 흥부전 박타령에서, 우리만의 남다른 기복 사상을 읽는다. 박 타면서 “쌀밥 나와라, 쓱싹” 주문을 외우던 배고픈 민족이었다. 최순실 게이트에 불을 지핀 것은 8할이 언론이요, 그중 8할이 종편(綜編) TV이었으나, 근본은 박대통령 자신이 자초한 일이다. 귀에 못이 박이게 들어온 박타령도, 친박 가박 비박 진박 멀박 반박 등등 끝이 없었다. 국
호주 국립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면, 치과 대학에서 실습 나온 5학년 학생들을 수퍼바이즈(supervise) 할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생기게 됩니다. 호주 치과대학은 1학년부터 4학년 때까지 학교 치과병원에서 실기와 필기 공부를 마치고 5학년 때에는 호주 여러 지역의 국립병원으로 실습을 나가서 일을 하게 되는데요, 저희 차터스 타워스 병원에서도 비어 있는 치료실 한 개가 있어서 가끔씩 학생을 받아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몇달 전에는 저희 병원으로 학생을 보내는 치과대학교의 초대를 받고 그 곳 대학을 구경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최근에 생긴 치과대학이라서 그런지 시설이 제가 학교를 다닐 때보다 훨신 최신식 이더라구요. 그래서 호주치과대학 구경 다녀온 사진을 몇장 소개해 드릴까 해요. 한국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호주에서는 1학년이나 2학년 때 실제 환자를 보기 전 ‘Pre-clinic’ 이라는 곳에서 사람모형으로 실습을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런 연습실이 요즘은 실제 치과의자에서 일하는 것같이 연습할 수 있게 아주 잘 갖추어져 있더라구요. 저희때와는 많이 달라져서 놀랐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도 그랬지만 연습모형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이빨
국회 탄핵의결과 박대통령 4월 퇴진약속을 얻어낸 7주간의 촛불시위를 미디어는 시민·명예혁명이라고 부르는데, 의결 후에도 “당장 하야하라!”고 외치는 구호는, 그동안 위태롭게 지켜온 국격을 추락시킨다. 하물며 시위대가 헌재의 탄핵심리에 외압을 가한다면, 시민·명예 두 낱말은 떨어져나가고, ‘혁명’ 한 글자만 남는다.국회의 탄핵사유가 일부 불충분해도, 헌재는 성격상 일반 법원보다 탄력적이므로, 인용여부는 간섭 없이 맡기고 수용하자. 외압에 굴복하는 헌법재판소는 존재이유를 잃는다. 남은 동력으로 추진할 일은 병적인 시스템을 바로잡아 미래를 여는 개헌촉구다. 스스로 멈춰 서서 거울을 보라. 구태의연한 정치 못지않은 구태가, 또 하나의 ‘갑 질’인 국민정서 법, 즉 ‘떼 법’이다. 미디어가 앞장서 꼭두각시처럼 군중을 낭비했던 광우병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 반성하자. ‘탄핵이후’ 제2편 부제가 ‘청와대 스캔들’인 이유는, 재단설립 목적이 명백하고 과거 부정 정치자금에 비해 액수가 작으며 돈을 흥청망청 다 쓴 것도 아니나, 모금과 사용방법이 창피할 만큼 불법이요 졸렬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권을 포함한 일부 인사들의 걸레처럼 저속한 막말이 더 부끄
다른 나라로부터 원조와 경제제원을 받았던 수여국 위치에서 지금은 다른 나라로 원조를 제공하는 공여국이 된 나라는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으로 무서운(?) 저력을 지닌 위대한 국민임에 틀림없다. 유례없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탓으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 또한 만만치 않게 많이 있다. 그중에 가장 심각한 것은 세대간의 사고의 격차가 심하게 발생하여 세대 간의 대화의 단절은 물론이고 어떤 사물에 대해 이해하는 방식이나 해석도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현상이다. 필자의 세대는 수여국의 위치에서 공여국이 되는 모든 과정을 낱낱이 지켜보면서 성장하고 관찰하면서 살아온 세대이다. 그런데 확실히 옛날보다 잘 살고 있는 건 틀림없다. 옛날엔 상상도 못했던 자동차를 집집마다 두고 살고 소풍 갈 때나 삶은 계란 맛을 보았던 달걀을 요즘 애들은 먹지 않으려고 몸을 비틀고 있다. 계란보다 더 맛 있는 게 지천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아직도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휙휙 던지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고, 식당에서나 음식문화에서도 예의를 벗어난 풍경들을 너무 흔하게 접하고 정치하는 사람들의 꼴불견의 작태나
촛불시위가 인명 피해 없이 이어진 끝에, 헌정질서 안에서 탄핵이 의결되었다.전문 시위 꾼이나 불순세력이 선동하여, 민의를 왜곡 이용하고 격렬한 몸싸움으로 끌어가지 못하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이다. 그 이유 중 첫째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끈 주체가, 무슨 연대가 아니라 시민 특히 젊은이가 보고 즐기는 미디어와 SNS 였다는 점이다. 둘째 Jtbc가 태블릿 PC를 발견(?) 보도하자 같잖은 자들의 슈퍼 갑 질에 시민이 격분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요, 뿔난 민심에 염장 지르는 무슨 주사·비아그라 등 ‘스캔들’을 계속 방송하여 촛불의 화력에 부채질을 한 것도 미디어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고산지대 여행에 거의 필수품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 사람은 간첩이다. 근엄한 패널이 심야까지 이런 수준의 토론을 방송했으니, 외국 언론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셋째, 종심(縱深)이라는 군사용어가 있다. 전투단위마다 병력과 장비의 이동 전개에 필요한 최소한의 폭(幅)을 말하며, 종심이 짧으면 후퇴해서 전열을 재정비한다. 시위대에는 언제 터질지 모를 휘발성이 있어, 경찰도 이에 대비한 여유 공간이 필요한데, 법원은 시위 허가 때마다 청와대까지 거리
특정 음식이나 식당을 소개하는 언론사 기자들이나 각종 포털 등에 글을 올리는 식도락 블로거의 활동 영역은 대개 서울이나 기껏해야 수도권에 국한된 경우가 많습니다. 말로는 지방화 시대라 부르짖지만, 정작 입속으로 들어가는 먹거리는 아직도 중앙에 머물러 있음은 슬픈 일이지요.솔직히 말해서, 요즘은 울릉도만 제외한다면 아무리 먼 제주도나 남해안 일대도 당일 먹거리 여행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시도해 보지도 않고 지레 여러 사정을 들어 포기를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작고한 정주영 회장이 입에 담고 살았다는 "임자~! 하기는 해봤어?"라는 충고를 해주고 싶은 심정 뿐입니다.30년은 족히 넘었을 듯한데, 여행지를 정하고 그 다음에 주변의 맛있는 집을 찾아보는 것이 일반적인 여행이라면, 저는 맛집을 먼저 정하고 부른 배를 소화시키기 위해 주변 경승지를 돌아보았습니다. 후에 알았지만, 오로지 그 식당에 가보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라는 ‘미쉐린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기준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하루에 네다섯 끼니를 소화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만 다를 뿐이었지요.이런 여행을 하다보면 불로소득도 만만치 않습니다. 막히지 않는 샛길이나 드라이빙의 참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애 어른이 따로 없다.인기 탤런트도 3개월만 TV에 결석하면 광고 섭외가 잘린다. 그 흔한 오디션 프로그램 방청석은 카메라 한 번 받으려고 ‘오버’하는 관객들의 감격한 (조금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출연진 뺨친다. 심사위원이나 평가단의 멘트 또한 과장과 감정과잉이 다반사요,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종편방송에 토크쇼가 쏟아져 나와, 방송인이라는 신종 직업도 생겼다.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인터넷공간은 전문의 여부를 막론하고 보험 비 급여인 필러나 보톡스 같은 ‘시술(施術)’ 광고로 도배를 했는데, 맨 윗줄에 올리면 대박이지만 광고료 내고나면 수입은 반타작이요, 광고를 내리면 그 순간 클리닉은 적막강산이라고 한다. 남자는 거실에서 정치 담화 화면에, 주부는 안방에서 막장드라마에, 입을 반쯤 벌리고 시선 고정이다. 학생은 길을 걸을 때도 버스·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에 머리를 박고 있다. 자율적인 사고(思考)를 잃고 단세포적으로 미디어에만 반응하는 꼭두각시, 아니 ‘좀비의 세상’이다. 고학력·언론매체·인터넷을 통하여 모르는 게 좋았을 일까지 몽땅 까발려지고, 대량생산·공급과잉으로 안락과 풍요에 너무 안일해진 일상, 4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