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에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체스터 시티 대 토트넘 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멀티골을 넣었습니다. 1 : 0 으로 뒤진 전반 9분 동점골을 넣었고, 3분 뒤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역전골까지 기록한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유럽의 클럽축구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는 경연장 같은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챔피언스리그는 왕중왕을 가리는 스타들의 특설무대죠. 이 8강 무대에서 멀티골을 기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손흥민 선수가 이번 2차전에서 특히 빛난 건 팀의 중심이 되어 토트넘을 4강으로 이끌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한국, 아니 아시아 선수 중 챔스리그에서 이런 역할을 맡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득점은 시점에서도 아주 절묘했습니다. 만일 손 선수의 첫 골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게임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홈에서 특히 강한 맨시티가 이른 시간에 터진 골로 한껏 분위기을 띄워가려는 때 곧바로 손 선수의 반격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어웨이 게임의 특성상 한번 분위기를 내주면 만회가 쉽지 않은 법인데, 3분만에 터진 손 선수의 골이 맨시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거죠. 그리고 이어진 역전골.
무려 7골을 주고 받은 난타전에서 토트넘도 맨시티도 여러번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결국엔 토트넘이 웃었지만, 인저리 타임에 터진 스털링의 옾사이드 골은 지금도 간담이 서늘합니다. VAR이 아니었다면 골로 인정했대도 할 말이 없었을테니까요. 그래서 영국의 언론들도 손흥민과 VAR이 토트넘 4강의 일등공신이라고 얘기합니다.
손 선수는 참으로 대단합니다. 그가 얼마나 더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생각해보세요. 빅클럽이 즐비한 유럽에서 우리 한국 선수가 소속된 팀이 챔스리그 4강에 올랐고, 심지어 그 선수가 팀의 리더라니..
토트넘 대 맨시티 챔스리그 8강 1차전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