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엔 살아가는 많은 얘기들이 넘쳐 흐릅니다. 치과의사 얘기라고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여기선 그저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는 사람이 우대받을뿐입니다. 한 치과의사가 '직업탐구 영역'이라는 영상에 출연했습니다. 그 자신 유튜버이기도 한 이 원장님은 진료실과 원장실을 오가며 여러가지 얘기를 풀어냅니다. 진료와 수금문제에 시시콜콜한 치과내 사항들까지.. 그리고 마침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수입에 대해 입을 뗍니다. '페이닥터 때는 얼마였는데, 지금은 한달에 ××××만원은 가져간다' 라고.. 꽤나 솔직해서 조금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아 이렇게 철저히 자신을 드러낼 수도 있구나'. 이 영상은 한달도 안돼 조회수 68만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댓글 또한 1,300개가 넘게 달렸는데, 대부분 '뜬 구름 잡지않고 속 시원히 알려줘서 고맙다'는 칭찬일색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그게 전부일까요? '치과의사 ×××'에서 이름 석자 떼어내면 치과의사만 남는데, 며칠도 못가 시청자들 기억속에 '치과의사 월수입 얼마'만 남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정말 큰 오류가 될 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아무튼 세상은 이다지도 빠르게 달라
지난주, 오랜만에 탁구를 쳤습니다. 라켓각이, 스윙이, 스탭이 모든 게 어색하더군요. 많은 실수 끝에 드디어 의도대로 라켓에 공이 맞기 시작하자 희열은 금방 온몸으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맞은편 상대와 조금씩 호흡을 맞춰 가는 자신이 자랑스러워 지더군요. 이처럼 기분좋게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이 또 어디에 있을까요? 박민규 작가가 쓴 '핑퐁'이란 장편소설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그래서 묻겠는데 우린 왜 탁구를 치는 걸까? 생각할수록 그것은 우연이고, 생각할수록 그건 고안된 일이었어. 여기 이곳엔 왜 탁구대가 놓여 있을까? 왜 세상엔 탁구대를 제조하는 회사가, 라켓과 공을 언제든 고르고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는 걸까? 우리에겐 왜 그걸 살 수 있는 돈이 있을까? 탁구는 왜 그렇게 오랜 룰을 지니고 있는 걸까? 우린 왜 팔다리가 있을까? 우린 왜 라켓을 쥘 수 있는 손이 있을까? 우린 왜… 인간일까?" -그렇죠. 우린 왜 인간일까요? 탁구장을 나서면서 문득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어졌습니다. '정말 #아름다운탁구 이지 않나요?' 라고요. 바로 이 노래 처럼 말입니다.
유튜브에선 가끔 감동적인 사연을 만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짧은 이야기만큼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는 영상은 드뭅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이 영상은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래전이긴 하지만, 치과진료봉사단을 따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많은 젊은이들에게 진료팀은 새 앞니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놀라운 광경을 봉사후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치료 전 이들의 표정은 불안과 불신의 음울한 그것이었다. 그러나 인상을 뜨고 모델을 만들어 밤늦게까지 작업을 해서는 다음날 그들을 체어에 불러 앉혔을 때, 그리고 마침내 우리 진료팀이 정성으로 만든 틀니를 장착해주고 얼굴을 거울에 비췄을 때, 아~ 그 짧은 사이 이들이 보여준 표정의 변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얼굴의 근육 하나하나, 신경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깨어나 마치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온 감각을 다해 행복을 표현해 내는 그런 얼굴을, 우린 이전엔 결코 본 적이 없었다." 하물며 이 영상에서라면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몇 달만에 프리미어 리그가 재개되자 그동안 손흥민 금단현상에 시달려온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부상투혼으로 극장골까지 넣은 마지막 경기가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부러진 팔목 치료를 위해 귀국하기 전 손흥민은 멀티골을 포함 다섯경기 6골을 기록 중이었으니 말해 뭣하겠습니까. 이제 병역까지 마친 홀가분해진 소니의 플레이를 다들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하지만 지난 네 경기를 지켜 본 바로는 뭔가 팀 전체가 이상해진 느낌입니다. 먼저 무텨진 공격력을 꼽을 수 있는데요, 공격 라인이 뒤로 쳐져 있다가 공을 잡은 다음에나 라인을 올리다 보니 역습 상황에서도 임펙트가 약하고, 옾사이드에도 자주 걸리더군요.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토트넘은 리그가 재개되고 치른 네 경기에서 겨우 3골을 뽑아냈을 뿐입니다. 나머지 2골은 상대팀의 자책골이었고, 33라운드 에버튼과의 경기에선 이 자책골로 승점 3점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뮤리뉴식 수비 축구의 가장 큰 희생자가 바로 손흥민이라는 점입니다. 소니는 매경기 공격은 물론 윙 백처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했죠. 그런 가운데서도 3골 중 2골을 어시할 정도록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7일 에버
코로나로 모든 것이 스톱 상태입니다. 예전 같으면 떠들썩 했을 지부총회 시즌이 겨우 임원 몇몇이 모여 문자투표로 안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조용히 지나 갔습니다. 이번달 치협 총회도 지금으로선 비대면 회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 많던 학술행사들이 모조리 자취를 감췄고, 이런저런 소모임들까지 줄줄이 취소됐으며, 6월의 SIDEX조차 지금으로선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치과계 뿐만이 아닙니다. 3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ITTF 세계선수권대회는 일찌감치 6월로 미뤄 두었고, K-리그 등 프로 스포츠들도 올 스톱된 상태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건 EPL 손흥민 선수의 플레이를 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정치도 경제도 국민들을 실망시킬 때 그래도 한결같이 곁에서 즐거움을 준 건 '우리 흥'의 축구였는데 말이죠. 지난해 번리전에서 나온 80m 단독 돌파 골은 축구를 좋아하는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마라도나나 메시의 아기자기한 플레이와는 격부터가 달랐으니까요. 이들의 플레이가 '헤집는다'는 느낌을 주는데 비해 손흥민의 이번 골은 툭 툭 드리볼 몇 번으로 순식간에 축구장을 반으로 쩍 갈라 놓았습니다. 마치 한 마리 용이 꿈틀 몸을 한번 비틀어 섬광처럼 날
탁구신동 신유빈을 기억하실 겁니다. 열살 무렵 TV에 출연해 탁구계의 전설 김택수, 현정화와 마주 하고도 주눅들지 않고 라켓을 휘두르던 앙증맞은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 신유빈 선수가 얼마전 다시 뉴스에 등장했습니다. 놀랍게도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소식으로 말입니다. 신유빈 선수는 지난 8월 열린 ITTF 체코 오픈에서 조대성 선수와 혼합복식에 출전해 중국, 일본의 쟁쟁한 선수들을 누르고 우승했습니다. 겨우 15살 나이에 이룬 쾌거지요. 특히 결승전에서 만난 일본의 미즈타니 준과 이토 미마는 세계 랭킹 10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선수들입니다. 둘의 랭킹 합이 22인 반면 신유빈(124위) 조대성(200위) 조는 324나 됐으니 다들 일본의 우승을 점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합에 들어가자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일본의 이름 값에 눌려 멈칫거리는 사이 첫 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신 · 조팀은 둘째 세트부터 환상의 호흡으로 공수를 맞춰 착실히 포인트를 쌓아갔습니다. 특히 신 선수는 결정적일 때마다 날카로운 공격으로 국면을 바꿔 놓았는데요. 2세트에 이어 3세트까지 갖고와 세트 스코어 2 : 1이 됐고, 4세트에선 마지막 매
17일 새벽에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맨체스터 시티 대 토트넘 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멀티골을 넣었습니다. 1 : 0 으로 뒤진 전반 9분 동점골을 넣었고, 3분 뒤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역전골까지 기록한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유럽의 클럽축구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는 경연장 같은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챔피언스리그는 왕중왕을 가리는 스타들의 특설무대죠. 이 8강 무대에서 멀티골을 기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손흥민 선수가 이번 2차전에서 특히 빛난 건 팀의 중심이 되어 토트넘을 4강으로 이끌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한국, 아니 아시아 선수 중 챔스리그에서 이런 역할을 맡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득점은 시점에서도 아주 절묘했습니다. 만일 손 선수의 첫 골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게임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홈에서 특히 강한 맨시티가 이른 시간에 터진 골로 한껏 분위기을 띄워가려는 때 곧바로 손 선수의 반격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어웨이 게임의 특성상 한번 분위기를 내주면 만회가 쉽지 않은 법인데, 3분만에 터진 손 선수의 골이 맨시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거죠. 그리고 이어진
아시안 컵 대회가 한창입니다. 조별 예선에서 2경기를 치룬 한국은 승점 6점을 확보했음에도 답답한 구석이 많습니다. 패스는 결정적일 때 곧잘 끊이지고, 골문 바로 앞에서 날린 슛이 하늘로 날아 오릅니다. 앞으로 뚫질 못해 옆으로 뒤로 공을 돌리다가 역습을 당하기도 하고, 상대 실수나 골키퍼의 선방에 힘입어 간신히 1점차 리드를 지킨 게 벌써 두 게임쨉니다. 때문에 중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더욱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EPL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입니다. 14일 챌시전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인 손흥민이 곧바로 중국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가 빠진 대표팀은 웬지 주전 한 자리를 비워놓고 게임을 하는듯 아귀가 맞질 않아 보입니다. 반면 중국은 최근 필리핀과의 2점차 승리에 분위기가 한껏 업된 상태입니다. 그들이 손흥민과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우레이 선수를 믿고서 말이죠. 하지만 보시면 알겠지만, 아시아의 어느 누구를 우리의 손흥민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부드럽고, 빠르고, 강하고, 정확합니다. 그는 잘 웃고, 잘 얘기하며, 누구에게나 친절합니다. 그는 이름 자체로 토트넘 팬뿐만 아니라 축구를 사랑하는 세계인에게 기쁨을 주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