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 향한 명예혁명(중앙일보)”, “대통령 ‘100만 촛불’의 목소리 제대로 듣고 있나(동아일보)”. 눈에 익은 ‘De-ja vu’다. 2008년 광우병 때 70만 촛불 보도를 닮았다. 8년 전 주제는 결국 ‘사기극’이었으나, 당시 햄버거 세트 + 지방 버스 동원과 이번 관광버스 할인 + 도시락제공은 판박이다. 의혹이 밝혀질 때까지를 못 참고 냄비처럼 들끓어 국력을 소진하는 것이 답답하다. 불통의 ‘박 고집’은 꺾이고 최순실 비선라인은 부서져 구속수사 중이다. 일단 진정하고 국가명예 회복과 새 시대 여는 일에 집중해야지, 막말로 똥 밟은 발바닥을 왜 자꾸 비비나?‘최순실게이트’의 최종 책임자는 청와대이니 ‘박근혜 게이트’가 옳다는 말에 동의한다. 사기 당해서 재산 날리고 자살하는 가장이 한 둘인가? 같은 선출직으로서 청와대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무능하고 소홀했던 국회는 준 공범 아닌가?참회하는 자세로, “30년 간 6공 체제를 지키려 노력한 결과가 이 꼴이니, 후진을 위하여 새 판을 짜는 것 까지만 하고, 우리는 물러납시다.”라고 선언하자. 새 판짜기(개헌)를 주도할 인물은? 한 방송 진행자는 대선후보가 잠룡인지 잡룡(潛·雜)인지 발음이 똑같다며 웃었
중앙시장에 웃는 얼굴로 전단지 돌리는 늙은 알바가 있다. 중식 포함 남해 9천원 홍도 19,000원 쯤이다. 자선행사냐고? 여행 중 한 시간이 멀다하고 특산품매장에 들려 홍보말씀 듣고, 충분한(?) 쇼핑시간도 준다. 매상이 오르면 즉시 출발하니, 다 챙기는 구석이 있다. 광우병 사태 후 8년이 넘도록 미국산 쇠고기 먹고 죽은 국민이 단 한 차례도 보고된 바 없다. 당시 촛불시위 참여자가 역대 최고(주최 측 추산 70만 명, 080610)를 기록했는데, 양초·종이컵·콜라·햄버거세트를(약 6 천원 쯤?) 주최 측이 나눠준다고 했다. 시위장 부근과 이면도로는 지방번호판을 부착한 버스로 가득했다. 주최 측은 그 많은 경비를 어떻게 조달했으며 목표는 챙겼을까?그들 주장은 거의 거짓으로 판명 났어도 결과는 엄청난 흑자 아니었을까? 겁을 먹고 명박산성을 쌓은 이명박 정부는 추진 동력을 잃어, 공약 목표가 대폭 쪼그라들었다. 혹시 전 정권의 몇 가지 의혹에 대한 수사계획까지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박근혜 퇴진촉구 3차 촛불집회(160912)에 백만 명이 참여하여 기록을 갱신했다고 한다. 물론 주최 측 주장이고 경찰추산은 26만, 어떤 전문가는 50만 내외로 보고 있으니
백년도 안 된 격변의 역사를 거친 대한민국 제6공화국은, 이제 30년이 다되어 제7공화국의 탄생(개헌)을 기다리고 있다. 수많은 정치인이 부침하고 지지단체가 명멸한 가운데, 노무현대통령을 밀었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노사모의 단결력이 가장 강했고, 뒤 따르는 후발 사모들의 모델이 되었다.17대 대선을 앞두고 출범한 ‘박사모’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탄생시켰지만, 사실 박근혜의 무기는 배고픈 민족에게 쌀밥·고깃국을 먹여준 아버지의 후광과 천막당사에서 빈사의 정당을 기사회생시킨 경력 두 가지뿐이요, 표를 몰아준 일등공신은 따로 있었다. 첫째는 정국이 불안해질 때마다 현수막만 바꿔들고 나서는 단골 투쟁단체들이다. 프로 냄새 물씬한 선동적인 구호가 보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케 하지만, 북한 인권문제나 핵실험에는 한마디도 없었다. 둘째는 TV 토론에서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던 기호 3번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막말이다.망설이던 유권자의 마음을 박 후보쪽으로 돌려놓은 핵폭탄이요, 당시 이 후보의 얼굴에서 영화 “처키의 인형”처럼 섬칫한 증오와 살기를 읽은 사람은 필자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결국 민심은 박후보에게 ‘안보 불안’에
농가 몇 십 채가 옹기종기 모여 앉은 시골 동네는, 이제 천연기념물보다 귀해진 마음의 고향이다. 한집 건너 한 마리쯤 변견도 반려견도 아니요 그저 고만고만한 누렁이를 길렀다. 그래도 달 밝은 밤이면 제법 조상의 본성을 드러내어, 한 마리가 짖기 시작하면 이집 저집이 뒤따라서, 종내 견공들의 합창에 온 동네가 떠나간다.참다못해 막 짜증이 날 때쯤, “깨갱!”하는 구슬픈 비명소리와 함께 갑자기 동네가 조용해진다. 새벽 밭일 나가려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선잠을 덧 들린 어느 아재가 홧김에 개 옆구리를 걷어찬 것. 그래도 달처럼 희고 둥근 박들이 너 댓개 올라앉은 초가지붕은, 보기만 해도 배부른 우리 민족의 힐링이었다. 제비가 물어온 박 씨를 심으면 착한 사람에게는 금은보화가, 악한 사람에게는 온갖 못된 짐승이 나온다는 흥부전 박타령에서, 우리만의 남다른 기복 사상을 읽는다. 박 타면서 “쌀밥 나와라, 쓱싹” 주문을 외우던 배고픈 민족이었다. 최순실 게이트에 불을 지핀 것은 8할이 언론이요, 그중 8할이 종편(綜編) TV이었으나, 근본은 박대통령 자신이 자초한 일이다. 귀에 못이 박이게 들어온 박타령도, 친박 가박 비박 진박 멀박 반박 등등 끝이 없었다. 국
국회 탄핵의결과 박대통령 4월 퇴진약속을 얻어낸 7주간의 촛불시위를 미디어는 시민·명예혁명이라고 부르는데, 의결 후에도 “당장 하야하라!”고 외치는 구호는, 그동안 위태롭게 지켜온 국격을 추락시킨다. 하물며 시위대가 헌재의 탄핵심리에 외압을 가한다면, 시민·명예 두 낱말은 떨어져나가고, ‘혁명’ 한 글자만 남는다.국회의 탄핵사유가 일부 불충분해도, 헌재는 성격상 일반 법원보다 탄력적이므로, 인용여부는 간섭 없이 맡기고 수용하자. 외압에 굴복하는 헌법재판소는 존재이유를 잃는다. 남은 동력으로 추진할 일은 병적인 시스템을 바로잡아 미래를 여는 개헌촉구다. 스스로 멈춰 서서 거울을 보라. 구태의연한 정치 못지않은 구태가, 또 하나의 ‘갑 질’인 국민정서 법, 즉 ‘떼 법’이다. 미디어가 앞장서 꼭두각시처럼 군중을 낭비했던 광우병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 반성하자. ‘탄핵이후’ 제2편 부제가 ‘청와대 스캔들’인 이유는, 재단설립 목적이 명백하고 과거 부정 정치자금에 비해 액수가 작으며 돈을 흥청망청 다 쓴 것도 아니나, 모금과 사용방법이 창피할 만큼 불법이요 졸렬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권을 포함한 일부 인사들의 걸레처럼 저속한 막말이 더 부끄
촛불시위가 인명 피해 없이 이어진 끝에, 헌정질서 안에서 탄핵이 의결되었다.전문 시위 꾼이나 불순세력이 선동하여, 민의를 왜곡 이용하고 격렬한 몸싸움으로 끌어가지 못하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이다. 그 이유 중 첫째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끈 주체가, 무슨 연대가 아니라 시민 특히 젊은이가 보고 즐기는 미디어와 SNS 였다는 점이다. 둘째 Jtbc가 태블릿 PC를 발견(?) 보도하자 같잖은 자들의 슈퍼 갑 질에 시민이 격분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요, 뿔난 민심에 염장 지르는 무슨 주사·비아그라 등 ‘스캔들’을 계속 방송하여 촛불의 화력에 부채질을 한 것도 미디어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고산지대 여행에 거의 필수품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 사람은 간첩이다. 근엄한 패널이 심야까지 이런 수준의 토론을 방송했으니, 외국 언론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셋째, 종심(縱深)이라는 군사용어가 있다. 전투단위마다 병력과 장비의 이동 전개에 필요한 최소한의 폭(幅)을 말하며, 종심이 짧으면 후퇴해서 전열을 재정비한다. 시위대에는 언제 터질지 모를 휘발성이 있어, 경찰도 이에 대비한 여유 공간이 필요한데, 법원은 시위 허가 때마다 청와대까지 거리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애 어른이 따로 없다.인기 탤런트도 3개월만 TV에 결석하면 광고 섭외가 잘린다. 그 흔한 오디션 프로그램 방청석은 카메라 한 번 받으려고 ‘오버’하는 관객들의 감격한 (조금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출연진 뺨친다. 심사위원이나 평가단의 멘트 또한 과장과 감정과잉이 다반사요,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종편방송에 토크쇼가 쏟아져 나와, 방송인이라는 신종 직업도 생겼다.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인터넷공간은 전문의 여부를 막론하고 보험 비 급여인 필러나 보톡스 같은 ‘시술(施術)’ 광고로 도배를 했는데, 맨 윗줄에 올리면 대박이지만 광고료 내고나면 수입은 반타작이요, 광고를 내리면 그 순간 클리닉은 적막강산이라고 한다. 남자는 거실에서 정치 담화 화면에, 주부는 안방에서 막장드라마에, 입을 반쯤 벌리고 시선 고정이다. 학생은 길을 걸을 때도 버스·지하철에서도 스마트폰에 머리를 박고 있다. 자율적인 사고(思考)를 잃고 단세포적으로 미디어에만 반응하는 꼭두각시, 아니 ‘좀비의 세상’이다. 고학력·언론매체·인터넷을 통하여 모르는 게 좋았을 일까지 몽땅 까발려지고, 대량생산·공급과잉으로 안락과 풍요에 너무 안일해진 일상, 4차
세계 2백여 나라 중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몇이나 될까? 현실적으로 국민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선진국으로부터, 수괴의 자의(首魁恣意)에 따라 고모부를 고사포로 박살내는 북한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국가 등급을 가늠하는 항목은 법치(法治)와 정치 민주화 정도·인권의 보장·사회안전망과 보건-복지 수준·양성(兩性) 평등도·부패지수 등 끝이 없는데, 궁극적인 기준은 인간으로서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삼느냐 여부에 있다.그런 점에서 이념에 ‘몰빵’한 공산주의는 물론, 극단적인 우경화의 나치, 그리고 공리주의의 극치인 신자유주의마저 모두가 낙제다. 중국 탕산대지진(1976)을 돌아보자. 정부는 지진 자체를 21시간 후에야 보도하고, 자력회복을 외치며 외국원조를 거부했으며, 공식 사망기록 24만 2천명(비공식 70만)도 국가기밀로 보도 통제하고 외국인 출입을 10년간 금했다. 공산당의 위신과 무오류성을 지키려고 쉬쉬 덮어서 인명손실을 키웠다.2005년 중국정부는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더 이상 국가기밀이 아니다.”라고 선포한다. 비로소 인명의 존엄성에 눈을 뜬 것이다. 쓰촨성 지진 때에는(2008; 69,000 명 사망) 학교 건물이 맥없
자본주의의 실용성을 깨달은 등소평은, 공산당이 정권을 움켜쥔 채 서구식 경제운용으로 힘을 기르되, 미국과 맞설 수 있을 때까지는 참고 기다리라는(韜光養晦; Hide Bide) 유지(遺志)와 함께 후계자들을 줄줄이 점찍어 두었다고 했다.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고 박태준 포철회장에게 도움을 청할 때, 국력이 막강해진 뒤에도 절대로 한국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이 말을 했다고 한다. 혹시 점지해둔 인물은 후진타오로 끝나고, 새로 시작한 막가파 지도자 1호가 시진핑인가?인구 13억에 50여 다민족으로 구성된 광대한 대륙 국가를 모순투성이인 공산주의 이념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마오의 신격화’는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죽기 전 마지막 10년간 ‘문화대혁명’이라는 망국적인 대 재앙을 일으킨 마오지만, 공산당 일당독재에 그의 신성(神性)유지가 필요했기에, 등소평은“공은 6이요, 과는 4”라는 기상천외한 해석을 내 세워 반대 세력을 잠재웠다. 그리고 유명한 ‘흑묘백묘(黑猫白猫)’ 논리로, 막후에서 경제성장을 지휘하였다.이러한 실용주의는 백여 년 전 청조의 중체서용(中體西用), 조선말 동도서기(東道西器) 이론과 다를 바 없지만, 이를 관철시킨 것은 등의 카리
사드인지 사대(事大)인지 북핵(北核)이 불러온 합병증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원인제공자인 김정은은 기고만장하니 더 기가 막힌다. 7월 8일 발표를 하자마자 흥분하여 베이징으로 달려간 초선의원 여섯을, 한말의 을사 5적에 빗대어 사드 6적이라는 원색적인 막말로 욕하는데, 그들을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는 않다. 전문직 대의원총회에서도 초선 대의원의 처녀 발언은 흥분과 긴장으로 조금씩 더듬거린다.두 나라 정상이 만나도 풀기 벅찬 문제를 두고, 젊은 의원들과 중국의 고만고만한 관리·학자의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구나 거기서 들었다는 ‘북·중 혈맹 복원 설’은, 설령 사실이라도 발설해서는 안 될 외교적 결례이니, 초선의원들이 흥분하여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일부에서 “신동근 의원은 치과의사 출신에 국회 문화관광체육위 소속으로 외교안보에 문외한”이라는 폄하는 지나치다. “반기문 총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깜이 아니다.”라는 지적만큼이나 뜬금없다. 최종학력 상고 졸업이 대통령을, 가방장사가 당 대표를, 사회학과 학사가 총리를 하는 판인데, 고 학력자에게 ‘문외한’이라는 비난은 어이가 없다.어쩐지 편협한 ‘그들만의 리그’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