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만에 프리미어 리그가 재개되자 그동안 손흥민 금단현상에 시달려온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부상투혼으로 극장골까지 넣은 마지막 경기가 워낙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부러진 팔목 치료를 위해 귀국하기 전 손흥민은 멀티골을 포함 다섯경기 6골을 기록 중이었으니 말해 뭣하겠습니까. 이제 병역까지 마친 홀가분해진 소니의 플레이를 다들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하지만 지난 네 경기를 지켜 본 바로는 뭔가 팀 전체가 이상해진 느낌입니다. 먼저 무텨진 공격력을 꼽을 수 있는데요, 공격 라인이 뒤로 쳐져 있다가 공을 잡은 다음에나 라인을 올리다 보니 역습 상황에서도 임펙트가 약하고, 옾사이드에도 자주 걸리더군요.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토트넘은 리그가 재개되고 치른 네 경기에서 겨우 3골을 뽑아냈을 뿐입니다. 나머지 2골은 상대팀의 자책골이었고, 33라운드 에버튼과의 경기에선 이 자책골로 승점 3점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뮤리뉴식 수비 축구의 가장 큰 희생자가 바로 손흥민이라는 점입니다. 소니는 매경기 공격은 물론 윙 백처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했죠. 그런 가운데서도 3골 중 2골을 어시할 정도록 움직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 7일 에버튼 전에서 깜짝 놀랄 일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 나오던 중 갑자기 요리스가 손에게 달려들더니 소리를 치면서 어깨를 밀치더군요. 주위에서 말리지 않았더라면 싸움으로 번질 만큼 험악한 상황이었습니다. 보고 있자니, 무슨 문제인지는 몰라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몇 걸음만 더 가면 라커룸인데, 거기 가서 얘기해도 충분할 것을 궂이 카메라 앞에서 험한 꼴을 보일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나중에 요리스의 인터뷰를 들으니 공수가 전환됐을 때 재빨리 상대를 압박하지 않은 것이 불만이었다더군요. 그리고 이 정도는 별일 아니고, 흔히 있는 일이라더군요. 헛 나 참~ 그 흔히 있는 일을 나는 왜 여태껏 한번도 보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수비에 가담하지 않은 게 화가 났다고라고라?
오늘 새벽에 있은 본머스 전에선 숫제 선발에서도 제외됐습니다. 손은 후반에 교체 출전했지만, 이미 쳐질대로 처진 팀 분위기를 어쩌지 못하고 슛 한번 쏘아 보지 못한 채 경기장을 걸어 나왔습니다. VAR이 아니었더라면 졌을 경기를 0 : 0 으로 마무리 지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이제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서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무리뉴 감독은 도대체 이 팀은 어디로 끌고 가려는 걸까요? 아래는 손흥민 선수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8일 스퍼스TV가 올린 영상입니다. 잠시나마 우울한 기분 털어 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