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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어느 탈북청년의 부서진 꿈

남가좌동 사거리에 위치한 신덕재 원장의 중앙치과에 청년 한 사람이 모자를 깊숙히 눌러 쓰고 들어섰다. 진료를 위해 모자를 벗은 그의 얼굴은 처참하기 이를데가 없었다. 치아는 하악 전치가 박살이 나 있었고, 안면에 길게 남은 상처가 아직도 그날의 공포를 말해주고 있었다.
새터민 노형일(가명)씨는 가난을 피해 북한을 탈출하여 어렵사리 한국에 정착했다. 이곳에선 뭐든 열심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용접 학원에 등록하고 그곳 기숙사에 숙소를 정했지만 그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날 밤 술에 취한 한국사람이 숙소에서 소란을 피우면서 새터민들과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노 씨는 싸우는 사람들을 말리고 자리가 수습된 뒤 간신히 잠을 청했다. 그런데 그 술취한 사람이 방망이를 들고 다시 나타나 자고 있는 노 씨를 사정없이 후려치기 시작한 것이다. 노 씨는 얼마나 맞았는지 안면이 모두 으깨지는 느낌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병원으로 실려간 그의 얼굴은 그야말로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고, 여동생의 도움으로 몇번의 수술 끝에 간신히 흉한 정도는 면한 안모를 회복했다. 그러나 치아가 문제였다. 아래 앞니가 모두 없는 상태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하나원에 도움을 청했고, 하나원의 주선으로 열린치과의사회와 연결이 되었다.            
치료를 맡은 신덕재 원장(열린치과의사회 감사)은 즉시 본을 뜨고 몇 일 후 나시 치과를 방문한 그에게 없어진 앞니를 새로 선물했다. 노 씨는 사지를 넘어 찾아온 이 곳에서 채 꿈을 펴보기도 전에 분노의 상처와 치유의 약을 동시에 받은 것이다.
노형일 씨는 "사고 뒤 가슴에 차오르는 분노로 죽고도 싶었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새로운 희망을 키우는 중"이라며,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꼭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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