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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치개협의 '직선제를 위한 변명'

“전문의문제 선거제도 문제… 정신없이 달려왔다”

대한치과개원의협회가 5일 저녁 강남의 한 음식점으로 전문지 기자들을 불렀다. 하고 싶은 얘기는 치협 선거제도와 전문의제도 두 가지였다.

치개협의 지금까지의 이미지는 상당히 투박하고 전투적인 것이었지만, 이날 만난 이상훈 회장과, 이종수, 유동현, 박준현 세 공동대표는 생각보다 수줍음이 많은 인물들이었다.
간담회를 주도한 이상훈 회장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머지 세 사람은 기자들이 말을 청하지 않았다면 한마디도 않을 작정이었던 듯 시종 입을 닫고 있었다.

‘한 말씀’을 청한 이후에도 정리되지 않은 발언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는지 알갱이가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말을 접는 소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치개협이라는 소위 개혁 단체의 대표들이 보여준 이런 소극적인 모습은 짧은 순간,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행동까지를 순화시키는 상(像)의 왜곡을 가져왔다.

하지만 개인은 개인이고 단체는 단체다. 현실을 변화시키려고 일어선 사람들이 소극적이고 사려 깊게 비춰져서 좋을 일은 없다. 다만 그 속에 있는 그들도 다름없는 이웃의 치과의사들이라는 사실만은 충분히 확인이 된 셈이다.

 

 

선거제도에 관한 세 가지 주장

 

지금은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이상훈 원장은 여전히 치개협의 리더이고, 이런 자리에서 회장으로 불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이 회장은 먼저 치협 회장 선거제도와 관련해 세 가지를 주장했다. 첫째는 전회원 여론조사를 당장 실시하자는 것, 둘째는 회장과 부회장 1인이 동반 출마하는 1인 러닝메이트제를 채택하자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대의원총회에 기명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주장은 결국 직선제로 기결된다.
여론조사를 실시해 회원들이 원하는 제도를 4월 총회 단일안으로 상정하자는 주장은 직선제 여론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 것이고, 1인 러닝메이트제는 현재의 3인 부회장제가 협회장 후보들의 자유로운 출마를 가로막는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기명투표제는 대의원들이 지역 여론과 무관하게 각자의 판단으로 선거제도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이상훈 회장은 주장의 틈틈이 치협이 제시한 선거인단제와 여론조사 없이 직선제와 선거인단제를 동시에 상정키로 의견을 모은 지난 2월 23일 지부장협의회 결정의 오류를 들춰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것은 ‘800~1000명의 선거인단으로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려운데다 2중 선거를 치러야 하는 불편도 따르므로 차라리 직선제로 깨끗이 매듭 짖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설명과, 전문의 임총에서 보듯 ‘중요한 때 뭔가를 결정 짖지 못하는 지부장들의 우유부단’에 대한 유감표명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결국 이날 애써 설명한 치협 선거제도에 관한 치개협의 입장은 ‘회장과 부회장 1인을 러닝메이트로 한 후보군을 상대로 회원들이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는 직선제를 도입하자’는 취지로 집약된다.
직선제만이 강한 치협, 일치된 치협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인데, 만약 직선제가 실현되면 출마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현재로선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도 ‘새 치협을 위해 필요한 역할이 있으면…’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치개협은 오는 14일 치협회관에서 직선제 관철을 위한 또 한 차례의 시위를 계획 중이다.  

 

어쩔 수 없는 궁금증들
  
선거제도에 대한 치개협의 입장은 이전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표출돼 왔기 때문에 더 이상 살을 붙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한 이 단체에 대한 치과계의 궁금증은 오히려 치개협 스스로의 폐쇄성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가령 회원이 몇 명이나 되고, 의사결정 시스템은 어떻게 돌아가며, 재정은 무엇으로 꾸리는지 등 등, 가장 일반적인 사항들마저 잘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론 ‘몇 명되지도 않는 회원으로 마치 치과계 민의를 대표하는 듯 행세 한다’는 역공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상훈 회장은 “대표직을 물릴 때 3천명 정도였으니 지금은 그 이상일 것”이라며 “이 정도면 작은 단체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2만명 치과의사 가운데 3천명이 회원이면 말 그대로 결코 작은 단체는 아니다. 하지만 회원 명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공동대표 3인만 얼굴을 알린 현재의 집행부 구조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은 하지 못했다. ‘바쁘게 이슈를 만들고 쫓다 보니 주위를 돌아볼 정신이 없었다’는 거였고, ‘14일 집회 후 한숨을 돌리면서, 방향도 잡아 가겠다’는 대답이었다.

단체를 움직이는 재원은 주로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에 의존한 듯 ‘UD싸움이 시들해지면서 회원들의 관심도도 낮아져 재정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고도 털어놨다.

 

 

이상훈 회장은 여기에 덧붙여 김세영 회장의 ‘UD 전쟁’에 대한 멘트도 잊지 않았다.
“치협이 애는 썼지만, 베릴륨, 비멸균 임플란트 등 문제의 본질이 아닌 곁가지에 승부수를 띄운 폭로전이 결국 국민들에게 심한 피로감을 줌으로써 선과 악의 이분구도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장애가 됐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UD와 관련해서는 이 회장 본인도 몇 건의 소송에서 하나는 70만원의 벌금을 맞았고, 또 한건은 조정판결을 받아둔 상태이다. 
이날 간담회는 원래 건치와 공동 주관으로 예고됐으나 건치가 절차상의 이유로 불참을 결정하는 바람에 치개협 단독으로 진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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