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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억센 탈북민들도 이들 앞에선 '유순~'

열치, 제2하나원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진료봉사

 

 

 

 

 

‘제2하나원’은 하나원 분원이 화천으로 옮겨가면서 새롭게 얻은 이름이다. 신분(?)이 격상된 만큼 시설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깨끗해졌다.

열치 봉사팀이 매주 토요일마다 사용하는 치과진료실은 이곳 본관 1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 방은 무척 환해서 창가로 볕이 들어오는 시각이면 마치 맑은 물속에라도 들어 앉은 양 햇살무뉘가 일렁거린다. 그럴 때면 하얀 가운의 진료팀 역시 마치 딴 세상 사람들처럼 눈이 부시도록 빛이 난다.

이런 밝은 기운 때문인지 화초들도 이방에선 다들 잘 자라 창가로 줄지어 늘어선 낮은 화분들은 앙증맞도록 귀엽다. 거기에 맞춰 기구나 장비 그리고 가구들도 이 방에선 있을 자리에 모두 잘들 자리잡고 있다, 결국 분위기가 매우 안정적이라는 얘기.

제2하나원 셋째주 토요일 진료는 안성훈 회장이 맡고 있다. 안 회장은 목감시절 하나원 분원과 처음 인연을 맺어, 남양주를 거쳐 화천으로 옮겨온 지금까지 변함없이 탈북민들을 진료하고 있다.

스케일링과 진료보조는 안 회장 치과의 스탭들이 번갈아 담당한다. 이 날은 고제연, 이해니 치과위생사가 진료에 나섰는데, 두 사람의 입장에선 치과가 쉬는 날이므로 휴일 하루를 고스란히 봉사에 쓰는 셈이지만, 표정들은 더 없이 밝았다. 안 회장이 체어를 옮겨 다니면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동안 두 사람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척척 제 할 일들을 앞서 해냈다. 이들은 아침 9시반 춘천역 앞에서 노선철 소장의 차를 함께 타고 이곳으로 왔다. 

노선철 소장은 환자들을 차트 순서대로 체어에 앉히는 리셉션 업무까지 담당한다. 노 소장은 수원에서 화천까지 토요일마다 한주도 거르지 않고 차를 달린다. 한번쯤 빠질 법도 한데, 그는 좀 채 그러질 못한다. 그러므로 토요일엔 그에겐 사생활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봉사자들이 진료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복도의 대기 줄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12시를 조금 넘기자 진료도 거의 마무리가 됐다. 안성훈 회장이 차트를 정리하는 사이 봉사자들은 기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문단속까지 확인하고 이들은 12시반쯤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청량한 화천의 공기가 반기듯 코끝으로 달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