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 서평
20년 전, 춘천의 한 건물에서 13명이 함께 문을 연 작은 치과가 있었다. 춘천예치과의 출발은 소박했지만, 그들이 그린 그림은 분명했다. 단순히 치료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환자와 직원 모두가 머물고 싶어지는 치과를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당시 대부분의 치과가 여러 대의 체어를 한 공간에 나란히 배치하던 시절, 춘천예치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모든 진료를 개인 룸에서 진행하는 구조를 도입한 것이다. 치료 과정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던 관행에서 벗어나, 환자의 프라이버시와 존중을 먼저 생각한 결정이었다. 이 변화는 환자들에게 ‘치료받는 사람’이 아닌 ‘존중받는 사람’이라는 감각을 남겼고, 신뢰는 그렇게 쌓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며 병원은 꾸준히 성장했다. 더 많은 환자를 만나기 위해 새로운 원장을 맞이했고, 현재는 11명의 원장과 치과위생사를 포함해 130여 명의 직원이 함께하는 조직으로 커졌다. 규모는 달라졌지만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환자와 직원,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믿음이 병원의 중심을 지켜왔다.
춘천예치과의 20년은 ‘광고 없음, 리더 없음, 휴일 없음, 회의 없음, 클로징 없음, 정년 없음’이라는 여섯 가지 원칙으로 요약된다. 이는 병원을 운영하기 위한 구호가 아니라, 전 직원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며 만들어온 문화에 가깝다. 광고 없이 20년을 이어온 치과, 특정 리더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조직, 환자와 직원이 함께 나이 들어가는 공간. 춘천예치과는 그렇게 하나의 ‘장소’가 아닌 ‘관계’로 존재해왔다.
이 병원의 성장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환자와 직원, 지역사회가 서로에게 신뢰를 건네며 만들어온 시간들이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춘천예치과는 원칙을 놓지 않았다. 모두가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고, 사람을 중심에 둔 문화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개원 20주년을 맞은 올해, 춘천예치과는 그 여정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예, 치과입니다"는 지난 20년 동안 흔들리지 않는 철학으로 어떻게 신뢰를 쌓고 조직을 키워왔는지를 담담하게 기록한 이야기이다. 치과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사람과 조직, 그리고 오래 지속되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이 각자의 자리에서 길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작은 힌트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예, 치과입니다' / 춘천예치과 20주년 출판팀 / 나래출판사 / 152×225, 208p / 값 25,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