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는 채 이십 년도 되지 않았습니다.물론 그 이전에도 다방 레지언니가 타주는 커피나 자판기 커피 애호가였고, 가끔은 블랙커피가 몸에 좋다며 인스턴트 커피가루를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곤 했었지요.그러나 선무당 사람 잡는다고 서점에서 커피에 관한 간단한 책을 몇 권사서 읽고서는, '그까이꺼~!' 커피가 뭐 대단하냐는 생각과 '에스프레소'가 아니면 커피도 아니라는 편협한 생각에 사로 잡히기도 했었습니다. '로부스타'종 커피는 개도 안 마시 거고, 아메리칸 스타일은 미국의 트럭 운전수들이나 마시는 거고, 일본 애들은 쓰잘 데 없이 이상한 기구나 필터 용지를 써서 커피를 뽑아 먹는게 마치 포르노에 등장하는 해괴망측한 짓과 다름없다고 여겼으니 말입니다.그러나 영화 '카모메 식당'과 '버킷리스트'에서 '커피 루왁'이 언급되고, 일본만화 '카페 드림'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저는 지금껏 드립식 커피를 제대로 마셔보지도 않았으면서, 그 '포도는 실거야'하고 지레 포기한 여우였던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물론 이전에도 동경에 갈 때 마다 인스턴트 드립 커피를 구해와서 마시긴 했지만, 커피를 뽑아내는 지난한 과정이 생략된 커피란 '밀당'이 핵심인 연애 과
필자는 드라마(drama)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 자체가 드라마인데 굳이 작가의 힘을 빌려 인생체험을 하는 것에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나 국내 드라마는 사랑(love)이라는 주제에 지나치게 집착을 하기에 인생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간과할 위험성이 있어서 더욱 그러한 지 모르겠다. 그러나, 드라마 장르의 영화는 한번으로 끝나는 제한된 상영시간 내에 다면적인 인생을 압축해서 넣은 관계로 관람하고 난 뒤에 에스프레소 더블 샷을 들이킨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지인들의 권유로 한재림 감독의 觀相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癸酉靖難을 소재로 그 동안 많은 영상물이 쏟아져 나온 관계로 덤덤하게 객석에 앉아있던 필자는 영화관을 나설 때엔 2011년 Roland Emmerich감독의 Anonymous를 보고 난 후의 중량감을 간직하며 나오게 되었다.수양대군과 좌의정 김종서가 왕권에 대한 입장을 달리하며 조선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실에 觀相家를 배치하여 가정을 용납하지 않는 역사의 필연성을 보여준 觀相은 William Cecil 수상과 Edward de Vere 백작이 Elizabeth 1세 주변에서 상이한 방식으로 영국의 앞날을
황순원 선생의 틀니정 호 승황순원 선생님 단고기를 잡수셨다진달래 꽃잎 같은 틀니를 끼고단고기 무침이 왜 이리 질기냐고틀니를 끼면 행복도 처참할 때가 있다고천천히 술잔을 들며 말씀하셨다아줌마, 배바지 좀 연한 것으로 주세요우리들은 선생님의 틀니를 위해일제히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황선생님만큼은 틀니 낀 인생이 되지 않기를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술을 마셨다틀니를 끼면 인생은 빠르다틀니를 끼면 봄은 다시 오지 않는다틀니를 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의덜미를 잡히기 시작한다틀니를 끼는 순간부터 인간은육체에게 비굴해진다서울대입구 지하철역경성단고기집을 나오자 봄비가 내렸다황선생님을 모시고 우리들은 어둠속으로밖을 향해 계속 길을 걸었다걸으면 걸을수록 틀니를 끼고 이를 악물고살아가야 할 날들이 더욱 두려워더러는 지하철을 타고 가고더러는 택시를 타고 가고더러는 걸어서 가고평생에 소나기 몇 차례 지나간스승의 발걸음만 비에 젖었다 결핍정호승 시인은 가난한 성장기를 보냈다. 문예 장학생으로 경희대에 입학했고, 장학금이 보장된 1학년 이후에는 학교를 계속 다니기 위해 몇 년씩 신춘문예에 매달려야 했다. 군 전역 무렵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나머지 학비문제를 해결했고, 한국일보
브랜드가 있는 제품은 그렇지 못한 평범한 제품에 비해 분명한 경쟁우위를 갖는다. 치과도 다르지 않다. 치과가 브랜드를 갖는다는 건 치과의료 시장에서 그 치과에 대한 이미지를 분명하게 구분함으로써 일관된 이미지를 잠재 환자군에 전파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이다. 브랜드를 만드는 첫 단계는 아주 쉬워 보이지만 상당한 숙고를 필요로 한다. 먼저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자. ‘우리 치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 다음엔 그 차이점을 3문장 이하로 적어보라. 여기에선 치과가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서술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제 자신이 원하는 유형의 환자 관점에서 적은 내용을 읽어 보라. 자~ 이것만으로 신환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만일 그렇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이번엔 이렇게 한번 해보자. 먼저 다른 치과의사들과 구별할 수 있는 원장 자신의 특성과 서비스를 적어 보라. 나는 다른 치과의사들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을 잘하는지? 안락한 공간에서 미용치과 위주의 진료를 하는지? 아니면 서민적인 환경에서 가족환자들을 주로 보면서 지역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또 어떤 개인적 특성을 치과에 반영하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환자에게 선택할
매년 도루묵값이 금값이더니 일본 원전 사고 때문에 올해는 많이 내렸습니다. 게다가 풍어까지 겹쳐 어민들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올 겨울 술안주는 무조건 도루묵구이입니다.날씨가 쌀쌀해지니 도루묵 생각이 간절해집니다.예전엔 제철에 잡은 도루묵보다 사철 냉동한 놈들을 내놓는 곳이 많아서 살도 퍽퍽하고 특유의 감칠 맛도 적으며 알을 에워싸는 점액질도 있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크기도 좀 컸으면 좋으련만 기껏해야 양미리 정도 사이즈이니 씹는 맛도 기대난망이었죠.하지만 도루묵 제철에 제법 큰 놈을 구어 먹다 보면, 뱃속 알의 크기도 이쿠라(연어알) 정도인데다 낫또의 그것처럼 점액질 범벅이라 묘한 맛을 냅니다. 하나하나 씹히는 알의 질감 역시 매우 독특합니다.알려진 도루묵 요리로는 찜, 찌개 등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전어처럼 구워 먹어야 제맛입니다.일단, 웰던(well-done) 수준으로 도루묵을 구운 뒤에 꼬리와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머리부터 속의 뼈까지 남김없이 씹어 먹는 것이 정석입니다. (전어를 구워서 먹는 방법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전설에 따르면, 고려시대의 어느 왕이 동해 쪽으로 몽진을 갔다가 이 생선을 맛있게 먹고는(피난길엔 허기가 반찬인지라.
“저, 그날 이후로 피부에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해요. 겁나서 검사하러도 못 가겠어요. 선생님, 저 병 걸린 거 맞지요?”하루에도 수십 개씩 의료상담에 대한 답변을 하다보면 어쩌다가 일을 저지른 청소년이나 사회 초년병들의 걱정이 가득한 질문들을 수시로 보게 된다. 심지어 초등학생들이 자위행위를 하고서 막연한 죄책감과 성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러 가지 질문들을 해 오기도 한다. 10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들이 느닷없이 생긴 증상이나 성병 판정을 받고는 부부간의 신뢰가 무너져 험악한 분위기로 병원을 찾기도 하고, 결혼한 지 6개월이 채 안되어서 간단한 피부염으로 병원에 갔다가 성병의 일종이라는 말에 바로 이혼하는 신혼부부도 있다. 이처럼 미묘한 감정의 결정체인 성(性)에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심한 공포심과 배신감, 수치심 등의 복합적인 감정으로 이성이 마비되고, 병에 대해 차분히 알아보고 의사의 조언대로 적절하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조차하기 어려운가 보다.의과대학에 다니던 25년 전만 해도 실습을 나가보면, 대학병원 외래에 토요일이면 주사를 맞으러 몰리던 매독 환자들이 있었다. 평일 날 바쁜 외래환자들 때문에 과 사정상 몰아서 주사를
오충원 원장의 예원부부치과는 일산 동구 중산마을사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단지가 형성되던 초창기에 이곳에 들어와 18년째 한곳에서 치과를 운영 중이다. 사거리 코너건물 3층에 위치한 예원부부치과의 첫 인상은 좁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입구를 밀고 들어서면 접수대와 대기실이 있고, 중문을 한 번 더 열고 들어가야 진료실로 이어지는 구조가 각각의 공간을 실제보다 작아 보이게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18년의 연륜은 치과 전체를 조금씩 올드하게 만들고 있었다. 딱히 어디가 어때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곳에서 밝고 화사한 느낌을 받긴 어려워 보인다’는 느낌은 분명했다.그럼에도 오 원장은 지금까지 꾸준히 경영성과를 유지해 왔다. 요즘은 오히려 잦은 강연을 통해 부지런히 자신의 노하우를 동료 치과의사들에게 전파하는 중이다. 이는 결국 병원 인테리어와 환자 수의 상관관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치과는 분명 커피숍이나 호텔과는 다르다. 그런 장소야 분위기가 곧 주 상품이지만, 치과의 주상품은 분위기가 아니라 임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 원장은 철저히 임상 중심의 치과를 운영해 왔고, 또 그런 입소문을
고대 그리스의 기록이나 바빌로니아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이들!” 하는 탄식이 나온다고 한다. 사회 초년병시절까지는 본받고 싶은 ‘어른’이 사회의 지도층이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내 또래가 장성·국회의원이 되더니, 드디어 한참 후배가 시장·도지사다. 비록 벼슬은 못했어도 나이 들면서 보고 들은 것은 있으니, 존경보다는 거슬리고 마음에 차지 않는 일이 자꾸 눈에 보인다. 해서, 결론은 “요즘 젊은이”다.고 노무현 정권(정부) 당시에도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말의 품격으로 트집을 잡힌 본인은 물론, “바른 말을 그토록 싸가지 없이 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던 장관으로부터 야당의원의 질문에 극언으로 일관한 총리에 이르기까지, 어렵게 쌓은 공을 입으로 다 까먹은 측면이 없지 않았다. 취임 반년을 넘기면서 실언과 실수가 이어져, 박대통령 정부의 수준이 도마에 오르고, 야당의 호된 질타를 받고 있다. 막말은 욕설이나 비속어의 문제라기보다는,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개구리가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9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 한마디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하경제 양성화로 박대통령이 약
저의 식도락 노트에 용두식당과 함께 세트 메뉴로 붙어 다니는 식당이 있습니다. 풍기읍내의 '서부냉면'이 바로 그곳입니다. 그 쪽 여행을 할 때 봉화의 용두식당을 먼저 가기도 하고, 풍기의 냉면을 먼저 먹고 용두식당을 나중에 들르기도 하니 어찌되었든 두 식당에서 취급하는 한우구이를 하루에 두 번씩이나 먹게 됩니다. 봉성의 솔잎 숯불구이(돼지고기)를 먹으러 갈 때도 있지만 이럴 경우 용두식당이나 서부냉면 둘 중에 하나는 포기를 해야 하니 베르테르 못지않은 번민이 따릅니다. 당일치기로 울진이나 영덕까지 내려가 대게를 먹는 날에도 한 곳만 선택을 해야 하니까 그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최장 터널인 죽령터널이 생긴 이후로 풍기는 이제 오지라 할 수는 없는데, 예전엔 풍기나 영주에 한 번 가려면 박달재를 지나 죽령이나 이화령을 거쳐 돌고 돌아야 했습니다. 그 정도로 오지였던 경상도 두메산골인 풍기에 난데없는 정통 평양냉면이 왠말입니까?지금은 은퇴하신 대학 은사님이 계십니다. 교수님의 원래 고향은 평안도이신데, 전쟁 때 피난을 풍기로 내려오셨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이곳에서 다니시다 고등학교는 다시 다른 지역으로 유학을 가셨다는군요. 그런데
벌써 날씨가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이 확실히 느껴지네.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한대로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무언가를 조금 실천해 보았나? 사실 이론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이 많아서 당장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아^^. 직원들은 내가 큰맘먹고 투자해 주어도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받는 것은 당연하고 안주면 서운해 하다 당장이라도 돌아서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지. 그런 직원의 모습을 보면서 후배님은 또 상처받는 것이 반복되고, 그러다가 직원에 대해서는 대부분 포기의 단계에 이르게 되지. 사실 나도 그런 시행착오를 경험했었거든. 그러다가 경영을 공부하면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은 것이 있기에 오늘은 그것을 나누어 볼까 하네.^^마케팅 삼위일체라는 말을 혹시 들어 보았나? 마케팅이라 하면 대부분 홍보나 광고를 생각하지. 그런데 삼위일체라 하니 세 가지가 하나같은 관계라는 말인데, 그것이 무슨 이야기이냐를 설명해 줄께^^. 후배님이 이미 알고 있는 마케팅은 세 가지 마케팅 중에서 ‘외부 마케팅’이라는 부분이야. 병원과 환자와의 상호작용에 해당하는 것이지. 그것 말고도 중요한 것이 원장과 직원과의 상호작용에 해당하는 ‘내부 마케팅’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