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 band가 유행한다는 얘기를 지인들에게 들은 필자는 New Trolls 같은 band를 기대하며 추천을 요청했다가 싸늘한 주변의 시선을 감수하는 시간을 가져야했다. 알고 보니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에 국내에서 생겼다가 명맥이 사라진 '아이러브스쿨'의 확장판쯤 되는 폐쇄형 SNS를 지칭하는 말이 band였다. 하지만, 일반인을 위한 Facebook과 전문가를 위한 LinkedIn이 세계적인 표준으로 간주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부는 band 열풍 또한 '아이러브스쿨'의 전철을 조용히 밟아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백년전쟁시기에 헨리 5세가 Azincourt 전투를 목전에 두고 불리한 상황에서 영국의 귀족들과 병사들을 격려하고 위로하며 한 연설이 생각난다. Shakespeare는 'Henry V'의 4막 3장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From this day to the ending of the world, but we in it shall be remembered, we few, we happy few, we band of brothers.” 결국 영국은 이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었는데, 훗날 미국의 역사가이자 전
요즘 병원에서 의사와 환자간의 대화가 별로 필요치 않다고 되어 있다. 의사들은 병력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미리 짜여 진 형식에 따라 ‘예’, ‘아니오’ 단답식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을 하는데 반해, 환자들은 언제나 긴 ‘이야기’로 대답하고 싶어 한다.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병을 앓은 사람에 대해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의 이야기에서 환자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환자가 의사의 질문에 대답할 때 언어를 사용한다. 환자가 사용하는 언어 스타일, 단어의 선택, 전개하는 논리 등으로 환자의 신념과 태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언어를 통해서 말하는 사람이 수다스러운 사람인지 과묵한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절제된 언어를 많이 사용하면 그 통증은 환자가 말하는 이상의 경우가 많고, ‘끔찍이, 매우, 지독히’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면, 대체로 그 환자의 통증은 표현보다 심하지 않은 증세라고 판단할 수 있다. 환자가 증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단어를 통해 그 설명하는 질병의 상태에 대해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의 인간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된
한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추려는 시도는 와인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래 끊임없이 있었을 것입니다.이러한 궁합 맞추기를 통상 '마리아쥬'라고 부르는데, 이는 곧 남녀의 결혼과 그 의미와 같기 때문이겠지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식과 와인의 어울림에 대해 딱 부러진 결론이 없다는 것은 마치 동성애자끼리의 결혼처럼 영원히 2세를 잉태할 수 없는 그런 안타까운 스토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로버트 파커나 젠시스 로빈슨 같은 유명 와인 평론가들이나 유럽의 와인메이커들은 우리나라에 와인붐을 일으키고 또 와인판매고를 올리기 위해 어떤 포도 종류로 만든 와인이 한식과 무척 어울린다고 강변을 하고 다니지만, 적어도 제 결론은 이런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것입니다.왜 그럴까요?한식의 특징은 일단 짜고 맵습니다. 마늘은 그래도 익힌 뒤에는 그 성질이 부드러워지지만, 고추류를 포함한 오신채들은 익힌다 한들 본래의 성질이 그대로이죠. 음식에 과도히 집어 넣는 소금은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이처럼 혀를 마비시키는 음식첨가물들은 와인의 맛을 즐기는데 절대적인 장애물입니다.사정이 이러할진대, 론 지역 와인이 비교적 어울린다는 둥, 시라즈 품종이 좋다는 둥 하는 것은 '견강부회'일 따름
‘말하는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를 ‘듣는 사람’이 정확하게 이해할 때 올바른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듣는 기술과 말하는 기술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 된다. 치과식구들은 매일 매일 환자와의 관계를 증진시키거나 중단시킬 기회를 갖는다. 스탭들이 환자에게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그 환자가 치료계획을 승인할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치과식구들이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갖춘다면 치과는 보다 높은 생산성의 단계로 올라설 수도 있다. 치과에서 커뮤니케니션의 목표는 ▲환자들이 듣기 원하는 방식으로 ▲최선의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환자가 당신이 말한 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경우,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환자가 귀를 기울이게 하는 요소로는 ▲개인적 관심사 ▲말하는 사람 ▲메시지가 전달되는 방식 등의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환자들이 절대 묻지 않는 4가지 질문 개인적 관심사는 통상의 사람들이 행동하고, 존재하며, 무언가를 원하게 하는 것들이다. 포인트는 ‘이 정보가 유용하고, 만족스럽고,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가?’ 또 ‘그 결과가 환자의 입장에서 생산적인가?’를 판단하는 일인데, 예를 들
호주 하면 많은 분들은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니모가 사는 산호초로 유명한 나라, 캥거루와 코알라, 아니면 젊은 분들은 워킹홀리데이를 많이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아도 많은 분들이 호주가 어떤 나라인지 아시는 분들은 많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요즘 들어 젊은 분들이 워킹홀리데이로 많이들 왔다가 가시니깐 예전보다는 많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께는 조금 생소한 나라인 것 같아요.제가 처음 호주에 왔던 2002년도만 하더라도 한국 분들은 호주에 많이 없었어요. 인터넷사용이 어느 정도 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구하기는 그리 쉽지 않았던 것 같네요. 제가 상상하던 호주는 관광과 자연의 나라, 넓은 들판과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 그리고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을 상상하며 부푼 기대를 안고 비행기에 올랐던 기억이 나네요.호주역사는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요. 서양사람들이 오기 전까지는 여러 부족들의 원주민들만 사는, 그리 많은 문명이 발달하지 않은 미지의 섬이었는데요, 1786년 영국인들이 호주를 식민지로 만든 후 많은 지하자원, 그 중에서도 금 광산이 많이 발견되고 계
1.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지는 채 이십 년도 되지 않았습니다.물론 그 이전에도 다방 레지언니가 타주는 커피나 자판기 커피 애호가였고, 가끔은 블랙커피가 몸에 좋다며 인스턴트 커피가루를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곤 했었지요.그러나 선무당 사람 잡는다고 서점에서 커피에 관한 간단한 책을 몇 권사서 읽고서는, '그까이꺼~!' 커피가 뭐 대단하냐는 생각과 '에스프레소'가 아니면 커피도 아니라는 편협한 생각에 사로 잡히기도 했었습니다. '로부스타'종 커피는 개도 안 마시 거고, 아메리칸 스타일은 미국의 트럭 운전수들이나 마시는 거고, 일본 애들은 쓰잘 데 없이 이상한 기구나 필터 용지를 써서 커피를 뽑아 먹는게 마치 포르노에 등장하는 해괴망측한 짓과 다름없다고 여겼으니 말입니다.그러나 영화 '카모메 식당'과 '버킷리스트'에서 '커피 루왁'이 언급되고, 일본만화 '카페 드림'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저는 지금껏 드립식 커피를 제대로 마셔보지도 않았으면서, 그 '포도는 실거야'하고 지레 포기한 여우였던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물론 이전에도 동경에 갈 때 마다 인스턴트 드립 커피를 구해와서 마시긴 했지만, 커피를 뽑아내는 지난한 과정이 생략된 커피란 '밀당'이 핵심인 연애 과
필자는 드라마(drama)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 자체가 드라마인데 굳이 작가의 힘을 빌려 인생체험을 하는 것에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나 국내 드라마는 사랑(love)이라는 주제에 지나치게 집착을 하기에 인생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간과할 위험성이 있어서 더욱 그러한 지 모르겠다. 그러나, 드라마 장르의 영화는 한번으로 끝나는 제한된 상영시간 내에 다면적인 인생을 압축해서 넣은 관계로 관람하고 난 뒤에 에스프레소 더블 샷을 들이킨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지인들의 권유로 한재림 감독의 觀相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癸酉靖難을 소재로 그 동안 많은 영상물이 쏟아져 나온 관계로 덤덤하게 객석에 앉아있던 필자는 영화관을 나설 때엔 2011년 Roland Emmerich감독의 Anonymous를 보고 난 후의 중량감을 간직하며 나오게 되었다. 수양대군과 좌의정 김종서가 왕권에 대한 입장을 달리하며 조선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실에 觀相家를 배치하여 가정을 용납하지 않는 역사의 필연성을 보여준 觀相은 William Cecil 수상과 Edward de Vere 백작이 Elizabeth 1세 주변에서 상이한 방식으로 영국의 앞날을
황순원 선생의 틀니 정 호 승 황순원 선생님 단고기를 잡수셨다 진달래 꽃잎 같은 틀니를 끼고 단고기 무침이 왜 이리 질기냐고 틀니를 끼면 행복도 처참할 때가 있다고 천천히 술잔을 들며 말씀하셨다 아줌마, 배바지 좀 연한 것으로 주세요 우리들은 선생님의 틀니를 위해 일제히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황선생님만큼은 틀니 낀 인생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술을 마셨다 틀니를 끼면 인생은 빠르다 틀니를 끼면 봄은 다시 오지 않는다 틀니를 끼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의 덜미를 잡히기 시작한다 틀니를 끼는 순간부터 인간은 육체에게 비굴해진다 서울대입구 지하철역 경성단고기집을 나오자 봄비가 내렸다 황선생님을 모시고 우리들은 어둠속으로 밖을 향해 계속 길을 걸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틀니를 끼고 이를 악물고 살아가야 할 날들이 더욱 두려워 더러는 지하철을 타고 가고 더러는 택시를 타고 가고 더러는 걸어서 가고 평생에 소나기 몇 차례 지나간 스승의 발걸음만 비에 젖었다 결핍 정호승 시인은 가난한 성장기를 보냈다. 문예 장학생으로 경희대에 입학했고, 장학금이 보장된 1학년 이후에는 학교를 계속 다니기 위해 몇 년씩 신춘문예에 매달려야 했다. 군 전역 무렵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브랜드가 있는 제품은 그렇지 못한 평범한 제품에 비해 분명한 경쟁우위를 갖는다. 치과도 다르지 않다. 치과가 브랜드를 갖는다는 건 치과의료 시장에서 그 치과에 대한 이미지를 분명하게 구분함으로써 일관된 이미지를 잠재 환자군에 전파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이다. 브랜드를 만드는 첫 단계는 아주 쉬워 보이지만 상당한 숙고를 필요로 한다. 먼저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자. ‘우리 치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 다음엔 그 차이점을 3문장 이하로 적어보라. 여기에선 치과가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서술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제 자신이 원하는 유형의 환자 관점에서 적은 내용을 읽어 보라. 자~ 이것만으로 신환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까?만일 그렇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이번엔 이렇게 한번 해보자. 먼저 다른 치과의사들과 구별할 수 있는 원장 자신의 특성과 서비스를 적어 보라. 나는 다른 치과의사들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을 잘하는지? 안락한 공간에서 미용치과 위주의 진료를 하는지? 아니면 서민적인 환경에서 가족환자들을 주로 보면서 지역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또 어떤 개인적 특성을 치과에 반영하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환자에게 선택할
매년 도루묵값이 금값이더니 일본 원전 사고 때문에 올해는 많이 내렸습니다. 게다가 풍어까지 겹쳐 어민들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올 겨울 술안주는 무조건 도루묵구이입니다.날씨가 쌀쌀해지니 도루묵 생각이 간절해집니다.예전엔 제철에 잡은 도루묵보다 사철 냉동한 놈들을 내놓는 곳이 많아서 살도 퍽퍽하고 특유의 감칠 맛도 적으며 알을 에워싸는 점액질도 있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크기도 좀 컸으면 좋으련만 기껏해야 양미리 정도 사이즈이니 씹는 맛도 기대난망이었죠.하지만 도루묵 제철에 제법 큰 놈을 구어 먹다 보면, 뱃속 알의 크기도 이쿠라(연어알) 정도인데다 낫또의 그것처럼 점액질 범벅이라 묘한 맛을 냅니다. 하나하나 씹히는 알의 질감 역시 매우 독특합니다.알려진 도루묵 요리로는 찜, 찌개 등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전어처럼 구워 먹어야 제맛입니다.일단, 웰던(well-done) 수준으로 도루묵을 구운 뒤에 꼬리와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머리부터 속의 뼈까지 남김없이 씹어 먹는 것이 정석입니다. (전어를 구워서 먹는 방법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전설에 따르면, 고려시대의 어느 왕이 동해 쪽으로 몽진을 갔다가 이 생선을 맛있게 먹고는(피난길엔 허기가 반찬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