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사진은 아는 분의 집안 어른이 출간한 자전적 수필집에 수록된 것입니다.책을 내신 어르신의 어머니(할머니)가 시집을 갈 때 예단을 보내는 광경을 찍은 사진인데, 그 규모로 봐서 보통 집안은 아니신 듯합니다. 그런데 어르신의 연배로 봐서 할머니의 결혼은 1910년대 중반일 것으로 짐작이 되는군요.제가 굳이 책에 있는 사진을 찍어서 올린 이유는 단순히 그 시절 대갓집의 예단 규모나 당시 중구 다동의 거리 풍경을 알리고자 함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바로 1910년대 서울 장안에 냉면집 간판이 보여서입니다.우리가 아는 서울의 평양냉면이란 한국동란 이후 이북 사람들이 내려와서 식당을 연 것이 시초라 대개 알고 있지만, 그 이전 일제시대에도 냉면을 내는 식당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사진에 나오는 '우춘관'이라는 식당은 한정식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저기 뒤져보니 1920~30년대 장안의 유지들이나 작가 혹은 기자들 모임이 우춘관에서 자주 열렸다는 기록이 있군요. 그러니까 우춘관은 냉면전문집이 아니고 일반 요릿집이면서, 특별 메뉴로 냉면을 따로 만들어 팔았던 것 같습니다.옛기록에 따르면 19세기 '동국세시기'에 냉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의사란 직업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와는 거리가 먼 비천한 직업으로 인정되어 왔었다. 그런 인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은 현상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동의보감」의 저자인 허준의 일대기를 보면 전의가 되기 전까지는 노예계급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그 당시는 의료에 종사하는 일은 전망이 없었고, 실제 노동자 계급보다 수입면에서도 월등히 낮은 실정이었다. 요즈음에서 사람들이 보다 좋은 건강과 복지를 찾게 되면서 의사들의 지위도 높아지고 존경을 받으면서 세력과 권위가 막강해지는 위치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의사라는 전문직 자체가 남다른 설득력을 가지게 되고 권위자임을 자처해도 모두가 믿고 인정하게 마련이며, 그 신뢰의 바탕으로부터 특권의식을 향유하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대중의 건강증진에 노력한다고 자부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권력을 배양하고 또 자율성마저 보장받으면서 권위와 경제적 여유는 물론 정치적인 힘마저 구축해 온 특이한 집단으로 사회 속에서 군림하고 있다. 현대의학은 전문지식과 기술 그리고 규범들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진 정교하고 이성적인 조직치계임에 틀림없다. 또한 현대의술을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구제하는데 상
현재의 행정구역 개편을 언제 누가했는지는 몰라도 우스꽝스럽고 어색한 부분이 많다.가령 광역시 소속인데도 단위는 군, 면 등을 쓰는 경우가 그렇다. 예를 들어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이 그렇고, 울산광역시 울주군 등도 그렇다. 부산도 기장군이 이에 해당하는데 ,유독 서울만 그런 지명이 없다. 서울특별시 남양주군... 뭐 이런 지명도 나와야 확실한 지역균등이 아니겠는가! 모르긴 몰라도 그런 지역이 해당 광역시와 불가분 관계여서 그리 하였겠지만, 아무래도 억지스럽다.과거 큰 선거를 앞두고 광역시(당시에는 직할시) 승격을 무더기로 해준 적이 있었다. 100만 인구가 넘어가면 기계적으로 무조건 광역시로 높여 주었는데, 가령 광주가 인구가 모자라다 보니 인근 송정을 편입을 시켰고, 울산도 울주를 편입시켜 승격시켰다. 다 표를 노리고 그러했겠지만 선거결과가 그에 부응했는지는 기억이 없다. 문제는 내가 현재 살고 있는 수원이다. 인구가 115만을 넘어 120만을 향해 가는데도 광역시 승격은 감감무소식이다. 수원에 물꼬를 터주면, 성남, 안양, 부천, 용인, 화성... 서울을 둘러싼 모든 도시가 광역시가 되어 서울을 협공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자체의 세금 관련 때문일까?
한국에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같이 치과에서 팀을 구성하는 직업들이 있듯이 호주에도 있습니다. 오늘은 간단히 이들 치과 관련 직업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칼럼에서도 제가 근무하는 퀸즐랜드주 제도에 대해 이야기 할까 합니다. 호주에서는 치과의사와 함께 일하는 직업으로 치과위생사(Dental hygienist), 치과치료사(Dental Therapist) 그리고 Dental Hygienist와 Dental Therapist 자격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Oral health therapist가 있습니다. 또 이들을 돕는 치과 보조사 (Dental Assistant)들도 있고요.치과치료사(Dental Therapist)는 한국에는 없는 직업 같은데요, 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1976년도부터 국립병원에서 일정기간 간단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받아서 일하는 식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지금은 전문대학 2년 과정을 마쳐야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바뀌었죠. Dental Therapist들은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5세부터 18세까지 아이들의 치과치료를 할 수 있어요. 엑스레이 촬영은 물론 유치에 한해 충치치
일본의 여류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가 만든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면,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가 등장하고 조연 격으로는 루왁 커피가 나온다. 그 후속인 '안경'이라는 작품에는 우메보시나 팥빙수가 하나의 상징으로 출연하며, '토일렛'이라는 작품에서는 스시가 등장한다.감독이 그 음식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현대인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소외감이나 가슴 속의 상처 등을 치유하기 위한 치료제, 즉 '소울 푸드'의 필요성과 그 역할을 말하고자 함이다.그렇다면 자신만의 소울 푸드나 우리나라 중장년층들이 생각하는 대표적 소울 푸드로는 무엇이 있을까?사람마다 개인적 경험이 다르고, 살아오면서 입은 내면의 상처 또한 누구나 다르기에 그들이 선택하는 소울 푸드는 무척 다양하겠지만, 굳이 나만의 그것을 꼽으라면 단연코 '냉면'이 아닐까 한다. 함흥식 비빔(회)냉면은 까다롭고 쪼잔한 성격 때문에 오로지 두어 곳의 식당만 다니기에 논외로 치고, 평양식 물냉면만큼은 집집마다 고유한 포스 혹은 아우라가 있기 때문에 그 먼 길을 마다않고 기꺼이 방문을 하는 것이다.(어느 분야이든 초심자들이 항상 그렇지만) 냉면의 밍밍한 맛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마니아로 변해 갈 무렵,
빈 校庭모두들 어디 가고빈 교정에개나리만 만발했나봄볕 가득한 빈 잔디 빈 벤치먼지 앉은 교실의 책상 걸상 들이임자를 보고 싶다네어디 갔을까무엇 하고 있을까친구들은 지금집에 있어도 편찮고산에 가도 언짢고생각느니 친구들뿐사랑을 갓 배울 때의그 그리움그 보고 싶음이어라모두들 어디 가고빈 교정에 개나리만 만발했나[빌空]세상이 반 토막을 뚝 잘라 낸 것처럼 허하다. 의식하지 않아도, 어디서건 그 비어 있음의 슬픔과 마주친다.'빈 교정'은 황명걸 시인이 1975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마치 40여년 뒤 이 땅에서 일어날 비극을 예견이라도 한 듯있어야 할 아이들이 떠난 빈 교정을 아른하게 그리고 있다.먼지 앉은 교실의 책상 걸상..사랑을 갓 배울 때의 그 그리움..빈 교정에 만발한 개나리..다음은 정호승 시인의 '봄 편지' 전문이다. 이 시 역시 오늘의 상황과 무척 닮은 슬픔을 그리고 있다. 나라에 큰 슬픔이 있었고나에게 눈물이 있었다나라에 큰 침묵이 있었고너에게 통곡이 있었다꽃은 피고 해는 지고꽃샘바람 부는 침묵의 창가에서사람들은 거미줄에 매달려 살기 시작하였다날마다 십자가에는낯 모르는 사내들이 매달렸다 내려왔다
꽃다운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사건을 통해 우리는 직업의식과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를 볼 때 마다 두 아이의 아빠이며 소아 및 청소년의 구강 건강을 다루는 필자의 마음은 비통하기 이를 데 없다. 이번 사건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논하기 전에 먼저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치과의사는 사람의 생명과 구강건강을 지킴으로써 인류에 봉사할 임무를 부여 받은 직업 전문인이다.” 치과의사 윤리선언은 이렇게 시작한다. 매일 반복되는 임상 속에서 어쩌면 무뎌질 수 있는 치과의사의 직업의식을 항상 머릿속에 각인시켜야겠다. 우리 아이들의 치아호(齒牙號)가 유치열에서 출발하여 혼합치열기를 거쳐 영구치열로 건강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선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치과의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임상 테크닉보다는 행동조절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다. 'Behavior Management in Dentistry for Children(Second Edi, Wiley-Blackwell, 2014)'의 저자 Wright에 의하면 행동조절(Behavior Management)은 치과종사자들이
나가사키는 한반도와 가깝고 또 중국과도 가까운 지역이라 오래 전부터 대륙으로 통하는 요충지였습니다. 게다가 최초로 외국(서양)에 개항된 곳이기도 합니다. 대략 17세기 전후에 개항을 했는데 처음에는 중국의 조차지역처럼 일정 구역에만 외국인들이 드나들도록 하였습지요(나가사키의 '데지마'라는 지역이 바로 그곳입니다).일본에 최초로 드나들었던 서양나라는 포르투갈이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동학난과 유사한 성격의 ‘시마바라의 난’ 이후에 축출되고 대신 네덜란드가 들어왔습니다. 그 중심 지역이 바로 나가사키입니다. 네덜란드를 의미하는 '오란다'라는 말은 네덜란드 사람도 뜻하지만, 서양 사람들 얼굴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은 양코배기들을 무조건 오란다라고 불렀다고도 하네요.서양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중국과 우리나라도 아주 오래 전부터 큐슈 지방을 드나들었습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가 도래인으로서 그 지역에 살았을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정유재란 그리고 그 이전에 왜구들에 의해 끌려간 사람들도 그 지역에 많이 살았으니 자연히 우리나라 문화가 엄청나게 녹아들었습니다. 실제 나가사키에서 시마바라 쪽으로 가다보니 시골집들의 기와가 우리나라 기와 스타일과 상당히 흡사
강물은 언제나 흐르고 있다.숲과 초원을 해쳐 흐르고 땅을 가로 질러 흐른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물결이 물결을 따르며 어딘가를 향하여 그 여로(旅路)를 가고 있다. 대하와 여울, 맑은 물과 탁류, 차가운 물 따스한 물 여러 가지 모습으로 흐르는 강물이 있다. 때로는 홍수가 났을 때는 강물 위에 무수한 물체들이 떠내려 오는 광경을 보게도 된다.홍수와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많은 것을 떠내려 보내는 불가피함이 있는 가하면 그런 위급한 상황애서도 기필코 구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조난된 사람일 것이다. 학문(學問)의 흐름도 마치 강물이 흐름과도 같이 무수한 내용을 함유한체 계속 유유히 흐르고 있는 것이다. 가장 깊은 강은 가장 조용하게 흘러가듯이, 가장 보편성이 있고, 정돈된 학문의 물줄기는 언제나 조용히, 그리고 유유히 흘러가기 마련이다. 강물이 때때로 변덕을 부리듯이 학문의 흐름도 소용돌이치며 급류도 되고, 홍수와 같은 난동을 부리기도 한다. 지금 우리는 학문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홍수가 밀려오는 강기슭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구조해야 할 것인가에 고심하듯이 학문의 큰 홍수에 우리는 지금 어떻게 대쳐 해야만 하는가? 강에 떠내려
강가에서저이는 나보다 여유가 있다저이는 나보다도 가난하게 보이는데저이는 우리집을 찾아와서 산보를 청한다강가에 가서 돌아갈 차비만 남겨 놓고 술을 사준다아니 돌아갈 차비까지 다 마셨나보다식구가 나보다도 일곱식구나 더 많다는데일요일이면 빼지 않고 강으로 투망을 하러 나온다고 한다그리고 반드시 4킬로가량을 걷는다고 한다죽은 고기처럼 혈색없는 나를 보고얼마전에는 애 업은 여자하고 오입을 했다고 한다초저녁에 두 번 새벽에 한 번그러니 아직도 늙지 않지 않았느냐고 한다그래도 추탕을 먹으면서 나보다도 더 땀을 흘리더라만신문지로 얼굴을 씻으면서 나보고도산보를 하라고 자꾸 권한다그는 나보다도 가난해 보이는데남방샤쓰 밑에는 바지에 혁대도 매지 않았는데그는 나보다도 가난해 보이고그는 나보다도 짐이 무거워 보이는데그는 나보다도 눈이 들어갔는데그는 나보다도 여유가 있고그는 나에게 공포를 준다이런 사람을 보면 세상 사람들이 다 그처럼 살고 있는 것같다나같이 사는 것은 나밖에 없는 것같다나는 이렇게도 가련한 놈 어느사이에자꾸 자꾸 소심해져만간다동요도 없이 반성도 없이자꾸 자꾸 小人이 돼간다俗돼간다 俗돼간다끝없이 끝없이 동요도 없이反省김수영 만큼 한국 시문학에 큰 영향을끼친 시인도 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