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주신 재능을 불꽃처럼 방전하고 2, 30대에 생을 마감한 모차르트 푸슈킨, 가깝게는 이상... 천재는 요절한다. 그러나 역도 진리는 아니어서 장수한다고 둔재는 아니다. 뉴턴 괴테 위고... 물론 의학지식과 농업생산성이 턱없이 낮던 옛날얘기다. 다행스럽게(?) 30대를 넘겨 나이 든 천재는 괴롭다. 내 눈에도 경이로운 나 자신의 업적을 어떻게 뛰어넘을까? 치받고 올라오는 후진들도 조바심을 부추긴다.쫓기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렇지만 한 번 생각을 바꿔보자. 잔챙이 중에서 준척(準尺)은 폼이야 나겠지만, 월척과 어울려야 오래 살고, 씨알이 굵어야 낚시꾼도 몰린다. 영화계 황금기는 문희 남정임 윤정희의 1세대와 장미희 정윤희 유지인의 2세대 트로이카 시대였고, 소설도 조정래 황석영 최인호의 선 굵은 서사(敍事) 삼총사 시절에 인기를 끌고 책도 많이 팔렸다. 흔히 일인천하 독주를 꿈꾸지만, 열띤 경쟁은 판을 키우고 격을 높이니, 작가에게 필수품이요 고마운 존재다. 치열한 경쟁의 스트레스를 벗어나는 방법 첫째는, 초반 점수 차를 확실히 벌려놓는 프로골퍼 식이다. 마지막 라운드에 여유 있게 우승하지만, 모든 자료가 열려있고 만인이 뛰어난 오늘날, 독
송년회 인사말의 화두는 어김없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다. 금 수저·흑 수저 가릴 것 없이 인생은 고해란다. 일찍이 인도 가비라성 왕자의 출가로 증명된 사실이다. 연말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니, 지난 한 해 어지러운 삶의 궤적들이 새삼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계유년(癸酉; 1993) 말에 칼럼 “닭의 해를 보내며”를 썼다. YS가 ‘역사바로세우기’로 율곡비리·실명제·하나회 등 토종닭 마당 파헤치듯 하더니, 국민소득 2만 달러 대통령이 되려는 집착으로 IMF를 끌어들여, 취임 초 83%이던 지지율을 6%로 까먹고 파산했다. 계유정란(단종원년: 1453)은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하려고 황보인·김종서 등 원로대신들을 척살한 사건으로, 조선을 멍들게 한 성리학 교조주의와 매관매직의 시작으로 기록된다.2005년 을유년에는 ‘참여정부’에서 검찰조사를 받던 거물급 인사들이 줄줄이 자살하였다. 대통령은 자신만만했으나, 10·26 재선거에서 여당후보 23명이 전패하였다. 기적적인 소생은 다음 해에 보인 생즉사(生則死) 사즉생의 묘기, 탄핵정국 덕분이었다. 빈사상태의 여당이 던진 구타유발의 미끼를, 야당이 덥석 물은 것이 패착이라는 야릇한 해석도 있다. 여하튼 닭발처럼 파
초딩 때 윤백남의 소설 ‘흑두건’을 읽었다. 배경이 인조반정 전후였던가?천하장사들이 만나 힘을 겨루는데, 갑이 손가락으로 굵은 호두알을 아작 깨뜨리자 을은 두툼한 엽전을 종이처럼 접는다. 부엌에서 딱딱 소리가 나서 가보니 한 총각이 아궁이 앞에 앉아 팔뚝만한 참나무를 가볍게 분질러가며 불을 땐다. 과장인 줄 알면서도 지붕 위를 훨훨 날아다니는 영웅호걸들의 활극에 가슴이 뛰었다. 일제의 강압 하에서 개화기를 맞은 선배들은 역사극처럼 제한된 소재로 흥미위주의 글을 많이 썼고, 이런 풍조는 극한적인 대립과 전쟁으로 멍들었던 해방 후에로 이어졌다.어려운 시절일수록 사람들은 영웅호걸에 열광하고, 주인공은 영어로 히어로·히로인 아닌가? 어쨌든 이광수의 ‘단종애사’ 김동인의 ‘젊은 그들’ 박종화의 ‘금삼의피’는 우리의 역사관에도 큰 영향을 주었고, 소재가 무궁무진한 세계적인 문화재 이조실록 덕분에, 사극은 여전히 소설·드라마의 노다지판이다. 사극 DNA는 7-80년대 3대 구라 황석영 조정래 최인호로 꽃을 피우는데, 출세작 ‘장길산’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황 작가는 스스로를 얘기꾼(Story Teller)이라며 자세를 낮춘다. 창조적이고 인문학(Human
최근에 저는 멜번치과대학 (Melbourne university)에서 주관하는, 치과치료사(Oral health therapist)들이 진료범위를 넓일 수 있게 해주는 'Graduate certificate in dental therapy'(Advanced clinical practice) 라는 코스에 참여하게 되어 멜번대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작년부터 이 학교에선 치과치료사들이 보다 많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코스를 신설하고, 교육을 맡아왔는데요, 저도 이번 교육에서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2014년 5월 칼럼에서 한국에는 없는 치과치료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간단하게 다시 말씀드리면 호주 치과치료사는 한국의 치과위생사들이 하는 진료 이외에 만 17세 이하 학생들의 유치발치나 유치의 충치치료 등을 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멜번대학교에서 시작한 이 6개월 과정 코스는 이 17세 이하로 정해져 있는 치과치료사들의 진료범위를 없앨 수 있는 코스 입니다. 다시 말해, 이 과정을 수료한 치과치료사들은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환자의 나이에 상관없이, 유치발치, 영구치의 충치치료까지 할 수 있게 되는것이
타계한 지 3년인데 김상기 전 대전MBC 사장 얼굴이 가끔씩 떠오른다. 전부터 얼굴은 알아도 나이차 파탈하고(신흥초등 대전중·고 서울대 모두 4년 후배) 자주 만난 건 2010년 경 부터다. 상배(喪配: 2007) 후 한 번도 빠짐없이 매주 대전공원의 아내 묘를 찾던 열부(烈夫)가, 가까운 동기 월례모임에 필자를 초청한 것이다. 삼국지 하면 적벽대전 때 양측사상자 숫자를 뚜르르 꿰는 기인(奇人?)인데, 무엇에 필이 꽂혔는지 올 때마다 필자를 꼭 불렀고, 술 한 방울 못하면서도 좋은 포도주를 서너 병 씩 들고 왔다.모임에 얽힌 추억 중에, 게스트로 초청한 미국인 교수와 필자가, 카페 ‘팔로미나’에서 벌인 팝송 따라 부르기 대결(?)을 기억한다. 하루는 아내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은 시집 ‘아내의 묘비명(銘)’을 몇 권 주었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가슴이 먹먹했는데, 이튿날 집사람은 두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육십 넘은 아마추어의 첫 시집이 이토록 감동을... 그래서 시의 생명은 ‘진정성’에 있다던가? 얼마 뒤 4천 권이 넘게 팔렸다면서, 시집으로서는 베스트셀러요 기적이란다.곁들여 MBC 보도국장 시절 들은 ‘사재기’ 얘기를 들려준다. 많은 출판사들이 책을
이를 닦는 일은 본시 구강질환(치아우식, 치주질환)의 예방 목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몸을 깨끗이 하는 의식으로부터 관행되어 온 것이라 한다. 중국 송시대 승려들이 막대기 모양의 나무를 이쑤시개처럼 만들어 이를 닦았다고 한다. 그 근원은 인도의 칸타카시타(이쑤시개)에서 찾을 수 있다. 석가는 심신을 깨끗하게 하는 것을 불법의 기본이라고 가르치며 이쑤시개를 사용해서 구강 내 치아를 깨끗이 함을 매우 중요시 했다. 승려의 하루는 이른 아침 입을 가시며 갈증을 제창하면서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한다.「모든 중생이 맑고 깨끗한 불도를 향해 참화하고 번민의 괴로움과 슬픔에서 벗어나 해탈하려했으며 참선의 소리를 반복하면서 이쑤시개를 사용해 이를 닦고 헹구어 청정케하는 행위가 이루어졌다. 道元의 正法眼藏」 이 닦기는 종교적인 의미로부터 시작된 것 같기도 하다. 입안을 깨끗이 하는 것이 곧 심신의 평정, 온전한 부처의 상태에 몰입할 수 있다는 시상에서부터 비로된 것 같다. 이런 사상이 하나의 문화로서 우리들의 일상 관습속으로 면면히 스며들어 오게 된 것이다.이러한 관습적 행위가 또한 의학적으로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증거로는 「마음의 평점을 유지하고 있는
1995년 디트로이트의 2년제 지역대학(Community College)에 들렸다. 구강위생과를 비롯하여 20개과 중 CSI(Crime Scene Investigator; 범죄현장 조사)과가 신기했는데, 이제는 미드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지역주민은 학비가 없고, 4년제 대학에 진학하면 취득 학점을 그대로 인정한다. 1988년 방학 중에 대학 문창과가 시민을 위한 강좌를 열었다. 글쓰기에 문외한인 아내가 친구 따라 등록하더니, 기승전결에 주제가 뚜렷한 콩트 세편을 써내고, 홍보이사로서 대전광역시 약사회지를 창간하여 3년을 꾸려갔다. ‘외갓집 풍경’은 필자의 ‘할아버님 댁’과 짝을 이루어, 서정 태선희의 그림으로 꽃단장한 뒤 대전문학관 ‘명사 시화전’에 걸렸다가, 이제는 우리 거실로 돌아왔다. 치인문학 윤양하 원장의 주선으로 멜로디까지 얻었다(CD).이제 상설강좌로 자리 잡은 문창과 강의는, 노후 시민들에게는 생의 의미를 다시 부여하고 사회통합에도 기여하는, ‘제2의 문맹퇴치 운동’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걸출한 이야기꾼(Story Teller) 황석영 씨의 말실수(?)가 잦다. “오늘날 한국문학이 이 꼴이 된 것은 문예창작과 때문(2015. 9).” 이라
H 일보 칼럼 ‘메아리’에 의하면,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에서 MBC 해직 PD 최승호 감독은 ‘주범’ MB에게 “김재철 MBC 사장을 낙하산으로 보내 공영방송을 망쳤다”고 돌 직구(?)를 날린다. MB의 당연한 대답“그 사람한테 물어보세요.”에 헛웃음이 나온단다. 관객 감상평에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얘기가 많고, MBC 대주주인 방문진 회의록에 노조원 기자·PD의 업무배제를 ‘작당’하는 공범자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단다. 팩트를 곧잘 잊어버리는 국민이니까 잠깐 경과를 되돌아보자. 먼저 앵커·해외특파원·지역방송국사장 등의 경력이 하나도 없는 ‘카메라출동’ 기자출신의 48세 노조위원장 최문순씨가, 파업주도와 해직을 거쳐, 느닷없이 매출 1조5천억 직원 3,400의 대기업 MBC 사장이 되는 큰 사건이 있었다.다음으로 3년 임기가 끝난 2008년 8월에, 출범 초기의 MB정부를 위협한 ‘광우병쇠고기 촛불난동’을 MBC가 유도하였다. 많은 국민이 집단최면에 속았는데, 주연 중 한분인 수의사 박상표씨가 년 전에 자살한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MBC 신뢰도를 치명적으로 망친 것은 바로 ‘거짓’ 선동방송이었다. 셋째, 영화는 감독놀음이요 완성도는 편집이
영화를 인터넷으로 받아보게 되면서 한글 자막(caption) 서비스가 많아진 것은 좋은데, 배급사와 제휴하지 않은(불법?) 경우, 포복절도할 불량 번역이 따라붙는다.아직 따끈따끈한 액션영화 ‘Baby Driver’를 보자 (세 문장 중에 마지막이 자막).“Are you IN, Baby? - 너 일 함께 할 거야? - 너 안에 있니?” “PULL over there. - 차 저기에 세워. - 저쪽에 땡겨.” “I’ll take the BILL. - 계산은 내가할게. - 내가 이 법안을 처리할게.” “Who FIRED first? - 누가 먼저 쏘았어? - 누가 먼저 해고(解雇)했어?” “Criminal on the LOOSE. - 범인은 도주 중 – 범인이 느슨해.”믿기 힘들다면 위디스크에서 직접 다운받아 보시라. 인공두뇌(AI)가 번역이나 기사를 쓴다면 가끔 벌어질 법한, 실력부족이 낳은 소통불량 해프닝이다. 이와 같은 소통 부재는 인간 사이에도 흔하다. 국민당이 일으킨 물의(?)를 두고 더불어 당 추미애 대표가 ‘머리 자르기’라는 실언을 해서 물의가 있었다. 추의 발언은 의미 없는 갓난아기 옹알이나 논리·문법에 맞지 않는 학령 전(學齡前) 아동의 ‘아무
- periodontal pocket성인 열 명 중에 아홉명이 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질병이 바로 잇몸병이다. 입속에 충치 하나 없는 사람이 없듯이 성인의 구강에서 잇몸질환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민의 병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모든 성인남녀가 갖고 있는 질병인 것이다.잇몸병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은, 치조골, 백악질, 치주인대 같은 조직에 급만성으로 생기는 병변을 말한다. 염증(i?nflammation)이 치주병의 본체인 것이다, 급성염증인 경우엔 증상이 신속하게 발견되고 진행과정이 명료하여 성격이 단순한 반면 만성 염증인 경우는 숙주방어기전과 유해인자가 함께 동반하는 매우 복잡한 기전을 거치게 된다. 즉 조직의 보호와 파괴가 함께 일어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치주질환이 바로 이런 양상의 만성염증 과정을 가지고 있는게 특징이다. 치주질환에서 나타나는 염증과 면역반응은 신체 다른 부위의 병소와 유사한 것 같지만 치주조직의 해부학적 특징과 구강환경 조건의 특이성 때문에 매우 특이한 염증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사람의 입속 구강을 세균들이 가장 활동하기 편한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있는가 하면 세균들이 필요한 먹이(당분, 영양분)가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