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치의학과 전문의시험 1차 합격률이 애초 74.0%에서 이틀만에 77.8%로 높아졌다, 1차 발표 후 이의신청을 받았더니 총 197건이 접수됐고, 검토 결과 일부 문항의 이의가 받아들여져 추가 점수를 얻은 140명이 턱걸이로 합격할 수 있었다는 것이 치협의 설명이다.
뒤늦게 합격 통보를 받은 분들에겐 다행이지만, 하지만 이것이 전부다. 몇개의 문항에 어떤 이의가 제기됐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 몇 명이 점수를 수정 받았는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오히려 '이의신청 내용에 대해선 비공개 하기로 했다'는 것이 치협의 입장이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일단 '일부 문항에서 이의가 받여들여졌다'는 건 복수의 문제에서 한 개 이상의 정답이 확인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통상 문항 전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입 수능은 물론이고, 공무원 시험에서도, 각종 자격시험에서도 이런 경우 문항 전체를 공개한 뒤 '어떤 오류가 발견돼 어떤 방식으로 처리했고, 추가 점수를 받게 된 인원은 몇 명이며, 이에 따라 당락이 갈리게 된 인원은 몇 명인지'를 분명하게 밝혀 뒷탈이 없도록 만든다.
여기에 비하면 치협의 이번 대처는 미숙하기 이를 데가 없다. 설명의 부족은 둘째치고, 마치 출제의 오류를 공개할지 말지의 결정권이 스스로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 않나 싶을 정도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결정권은 치협이 아니라 3,690명의 응시자들과 이를 관심있게 지켜봐 온 치과계에 있다.
그러므로 마땅히 '이의가 받아들여진 문항들'을 즉각 공개해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 맞다. 이는 합격 여부를 떠나, 적지 않은 돈과 노력을 들여 30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서야 비로소 고사장에 들어설 자격을 얻은 전체 응시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
이상훈 협회장은 후보시절 77.8%에 머문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합격률을 들어 '통합치의학과만 낙동강 오리알인가' 라며, 타과와의 형평성를 지적했었다. 그런 다음 그는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합격률의 형평성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 이 협회장이 임기 첫해 1차 시험에서 합격률 74.0%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얼마나 황당했을지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아직 2차 시험을 남겨둔 상황에서 통합치과학회장을 만나 강한 유감을 전달한데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회동이 있은 다음날 합격률이 77.8%로 높아진 건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물론 원칙대로 공정하게 처리한 결과이겠지만, 참외밭에선 구두끈도 고쳐 매지 않는 것이 공인의 바른 자세라면 지금이라도 한점 오해가 없도록 140명이 추가 합격하게 된 사정의 전후를 자세히 밝히는 것이 옳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