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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이상훈 당선인의 '순탄치 않은 출발'

치협 비대면총회서 '축하' 보다 질책성 발언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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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인원만 참가하는 비대면 총회가 일정부분 합리성이 결여된 상태로 진행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대의원들을 대표해 총회에 참석한 지부장들도 이 부분에 대해선 미리 양해가 되어 있는 듯 보였다. 그럼에도 몇몇 지부장들이 중앙회에 쓴소리를 날린 이유는 총회에 임하는 자세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회무를 맡을 이상훈 당선자가 부회장 세 사람만 대동하고 총회장에 나타난 데 대해 지부장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선된 지 한달하고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달랑 선출직 네 사람만 총회에 참석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집행부 구성을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확정된 사람들이라도 나와 지부장들과 인사도 나누고, 치과계를 위해 어떤 안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함께 지켜 보는 게 성의있는 자세가 아니겠느냐'는 의미에서다. 이번 총회야 어차피 임기 중인 현 집행부 소관이지만, 대의원들로선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다룰 때 새로운 임원의 생각이 궁금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일반의안 1호로 상정된 '임명직 부회장 및 이사 선출 위임의 건'에서 지부장들은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따졌다. '과거 대의원총회가 회장단을 선출할 때야 막 당선된 사람에게 조각 명단을 내놓으라고 할 수 없으니 임원 선임을 위임해준 거지, 지금은 아니'라는 것. '시간 여유가 충분한 직선제에선 당선인이 차기 집행부의 임원들을 선출권자인 대의원들에게 소개시킨 다음 임명에 동의를 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지부장들의 힐난이 이어지자 이상훈 당선자가 앞으로 나서 '몇 몇 조정할 문제가 남아 있을 뿐 인선은 80~90% 완료된 상태'라 밝히고, '본래 인선을 확정해 인사드리는 상황이었으면 그렇게 맞췄을텐데 위임안이라서 총회를 의식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현재 학맥에 구애받지 않고 치과계 인재풀을 총동원해 조각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지부장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상훈 당선인은 앞서 감사보고에서도 한차례 면박을 당한 뒤였다.
감사총평에 나선 이해송 감사는 지난 31대 회장단 선거와 관련 '선관위에 접수된 불, 탈법 보고서를 접하고 양의 방대함과 치밀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감사단은 향후의 직선제 선거에선 다시는 이런 비정상적인 방법들이 통용돼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선거와 관련된 정관 및 제 규정을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개정할 것과 일벌백계의 의미로 (외부 기관에) 법률적 판단을 맡길 것을 집행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정하진 않았지만, 결국 이상훈 당선인 역시 '방대하고도 치밀한 불, 탈법 행위들이 난무한 선거'의 일 주체임을 부인할 수 없게 하는 총평이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감사단은 지난달 28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선출직 이외 임명직 부회장까지 선거과정에 노출시킨 점, ▲일부 임원만 알 수 있는 내부 자료로 현직 협회장을 출마 직전 검찰에 고발한 행위, ▲투표를 2일 앞두고 특정 후보자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비방문자를 다량살포한 행위, ▲투표를 1주일 앞두고 모 후보의 선거관계인이 선거무효소송단에 법률비용을 공여한 사실을 발표한 행위, ▲선거기간 중 후보자간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선거에 영향을 준 행위 등에 대한 규명을 선관위에 요구했었다.

 

선거와 관련한 총회의 지적은 계속됐다. 바로 광주지부가 상정한 25호 의안 '치의신보 협회장 선거 편파보도 및 재발방지의 건'이 그것.
제안 설명에 나선 박병기 대의원은 '결선 투표 당일인 3월 12일 아침 치의신보를 펼쳐 드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고 회고했다. 거기엔 다른 세 후보의 정책공약과 박영섭 후보를 비난하는 기사들이 온통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데 비해 '올해 협회비를 한시적으로 20% 인하하겠다'는 박영섭 후보의 공약 기사는 제일 아랫단에 조그맣게 배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박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사까지 투표 당일자 신문에 버젓이 올라 있었다.
박 대의원은 이같은 편파적 보도에 대해 ▲'치의신보 선거농단 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책임자를 징계 및 처벌할 것, ▲차기의 공정 보도를 위해 선관위 산하에 '언론의 공정 선거보도 지원단'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대의원들은 이 25호 의안을 찬성 102표, 반대 55표, 기권 11표로 통과시켰다. 따라서 총회의 결정대로라면 치의신보의 편집라인인 김철수 협회장과 최치원 공보담당 부회장, 정영복 공보이사, 박동운 국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번 총회는 이상훈 당선인의 첫 공식 무대였음에도 축하하고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오히려 복잡했던 지난 선거를 복기하는 질책성 발언들이 오갔을 뿐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당선인의 표정도 처음부터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는 개회식 중 당선인 인사에서 '분열과 반목의 고리를 끊고, 대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치과계가 하나로 뭉쳐야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낼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의 약속은 곧이어 열린 뒷풀이 식사 자리에서 금방 깨지고 말았다. 그가 새 집행부의 총무이사로 최치원 현 부회장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대의원총회가 채택한 일반의안 25호에 따른 '치의신보 선거농단 조사위원회'의 조사 라인에 서 있는 사람이다. 유권자의 절반에 가까운 회원들의 눈에 눈물이 돌게 했거나, 적어도 그런 정황에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을 총무이사로 내세우면서 어떻게 '대화합'을 외칠 수 있는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이상훈 당선인이 좀 더 실천적인 대화합에 나서주길 치과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