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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기공

치위협, 황윤숙 후보의 '50000 분의 1' 지도

'안에서의 변화' 찾는 평화주의자.. 공감과 소통 능력이 강점



치협이 선거무효소송을 통해 재선거를 확정한 사이 치과위생사협회도 새 집행부 구성을 위한 후보간 경쟁이 무르익고 있다. 오는 24일 열릴 대의원총회에서 150명 대의원들의 선택을 기다릴 두 주인공은 문경숙 현 회장과 '국민구강건강을 위한 치과위생사 포럼'의 황윤숙 교수(한양여대 치위생과).

선거를 보름 앞둔 두 사람은 현재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주요공약으로 지지세력 규합에 여념이 없다. 특히 황윤숙 후보는 출마 경험이 전무함에도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선거분위기를 이끌고 있는데, 지난달 29일 홍대앞 그의 사무실에서 가진 출마 기자간담회는 잘짜인 각본에 의한 것처럼 시종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날 확연히 돋보인 부분은 캠프측의 철저한 사전 준비. 황 후보는 약속시간 전 미리 4명의 부회장 후보들과 함께 회견장에 좌정하고 기자들을 맞았다. 뒷면 벽에는 각 후보들의 이름과 구호를 적은 펼침막이 나붙었고, 기자들이 앉을 자리에도 일일이 이름표를 붙여 혼선이 없도록 했다. 간담회를 위해 만든 유인물 역시 제작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는데, 여기엔 다섯명 후보들의 '출마의 변'과 선거공약이 사진과 함께 실렸다.

'길위에 서서'라고 제목을 붙인 황윤숙 후보의 출정문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황 후보는 이 글에서 지금까지 해온 일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치과위생사의 직업적 비전과 꿈을 향한 후보로서의 의지를 또렷하게 그려냈다. 그리고는 '회장은 꽃이 아니라 거름이며, 거름은 회원들의 성장을 위해 활용될 뿐'이라고 말을 맺었다.

황 후보에 이어 4명의 부회장 후보들도 각자 출마에 즈음한 인사말을 낭독했다. 재미있는 것은 미리 각자의 담당 분야를 정해 두었다는 점인데, 가령 정재연(현 부회장, 한양여대 교수) 제1부회장 후보는 '18대 집행부에서 치과위생사 의료인화 TF팀과 학술, 국제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원주(굿모닝치과 이사) 제2부회장 후보는 '재취업자들의 현장 복귀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고 했고, 총무 재무 정보통신을 맡을 이미경(용인시청 질병관리팀장) 제3부회장 후보는 '협회의 안살림을 잘 챙기고, 회원들의 회비를 빈틈없이 관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대외협력과 정책을 담당하게 될 한경순(가천대 교수) 제4부회장 후보는 '함께 하는 미래를 위해 유관단체와의 협조를 면밀히 닦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윤숙 후보의 공약은 ▲회원에 의한 협회 운영 ▲치과위생사 의료인화 법제화 ▲국민 건강을 위한 협회 등 세가지로 대별된다.

여기에 세부 공약으로 고충처리위원회 설치 운영, 재정 자립과 운영 자율화 기반 조성, 정책연구소 설립, 치과위생사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치과위생사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지침 마련, 취업 지원 서비스 체계 구축, 치과의사 단체와 협의 기구 상설화 추진, 의료인화를 위한 회원 여론 수렴,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화 TF 운영, 정 관계 및 유관단체와 의료인화 협력 체계 구축, 대국민 치과위생사 알리기 캠페인 전개, 치과의사 단체와 구강예방정책 의제 공동 창안 등을 꼽았다.

황 후보는 자신의 이같은 구상을 '5만분의 일 지도'라고 표현했다. 치위생계를 위해 함께 가야할 길을 축적해 꼼꼼히 적어 넣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선거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공약은 다 거기서 거기다. '회비를 삭감하겠다'는 등의 선심 공약이 아니고선 경쟁 후보와 완전히 다른 공약을 이슈로 들고 나오기는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글로는 같을지언정 그것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황 후보는 또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다. 오랜 교단에서의 경험이 마음을 전하는데 익숙하도록 그를 특화시킨 때문이다. 이날도 황 후보는 기자들에게 그가 가진 진정성을 모두 드러내 보였다. 어떤 것을 질문하더라도 주저하지 않았고, 어떤 것을 답하면서도 절대 오버하지 않았다. 적당히 절제된 언변이 갖는 효과를 황 후보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여실히 보여주었다.

가령 '현 집행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어떤거냐'는 질문에 황 후보는 '문경숙 회장을 따르고, 존경한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현 집행부의 공과에 상관없이 내 계획에 대해서만 얘기하겠다'는 의미인데, 선거에서 이러기가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치협만 해도 후보들은 언제나 상대의 헛점을 물어 뜯는 하이애나가 된다. 그런 전쟁을 치르고 얻은 피투성이의 승리로 과연 회원들에게 무엇을 돌려줄 수 있을까?

황 후보는 가장 밀접한 유관단체인 치협과도 '서로 협조하는 좋은 관계를 다져 내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혁신은 다만 내부에 있을 뿐이다.

- 변화를 추구하는 치과위생사의 선택! '신뢰와 혁신의 아이콘' 황윤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