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틀니 보험이 준비되고 있다. 치협과 대한치과보철학회 공동 주최로 4일 오후 7시 치협 강당에서 ‘만75세 이상 부분틀니 급여적용 관련 공청회가 열린 것. 오는 7월부터 시행될 부분틀니 보험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적용기준을 미리 마련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이날 강릉원주치대 보철과 조리라 교수는 ‘노인 부분틀니의 건강보험 급여기준 개발’이란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부분 틀니는 완전 틀니와는 달리 종류가 너무 많아 기준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말하는 사람 다르고 듣는 사람 다를 정도로 오해의 소지가 크다”고 전제하고, 실제 부분틀니 치료과정을 예로 들어 각 부분의 포인트를 짚어 나갔다.
조 교수는 먼저 선정조건을 어금니가 연속 2개 이상 없거나, 연속되지 않더라도 어금니가 총합 3개 이상 없는 경우, 앞니가 4개 이상 없는 경우로 규정하고, 이를 표준행위별 분류에 따라 일반, 복잡, 소수잔존으로 나눴다.
또 지대치의 상태, 교합상태 및 잔존치조제 상태, 구강위생상태 불량 등 이외 기준에 따라 단순, 복잡, 난치성으로 난이도를 분류하고, 난이도 분류를 위한 시술 전 검사 및 치료를 전처치로 규정했다.
따라서 실제 부분틀니 치료의 시작은 보철 전 구강형성 완료 이후인 부분틀니를 위한 진단과 치료계획 시점부터가 된다. 이어 조교수는 지대치의 경우 고령 환자임을 감안, 자연지대치 형성을 기본으로 하되 어쩔 수 없는 경우 써베이드 크라운을 인정하는 정도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조리라 교수의 발표 요지는 ▲최소치아상실에 대해 정의할 것 ▲치료행위 및 소요시간에 따른 3가지 치아상실분류체계 및 수가차등화를 도입할 것 ▲지대치, 교합, 치조제, 예후영향요인 등에 따른 3가지 난이도 분류를 도입할 것 ▲자연지대치 형성을 기본적인 전처지과정으로 할 것 ▲지대치에 대한 정기적 치료로 틀니 수명연장을 도모할 것 ▲부분틀니 금속구조물 중 예측이 불가능한 파절은 틀니의 수명종료로 인정할 것 ▲최종 부분틀니 시행 이전 심미적 목적의 임시부분틀니 치료를 시행할 것 등이다.

방청석에선 정부 보험정책 성토 쏟아져

주제발표 이후 지정토론에는 대한노년치의학회 최용근 연구이사, 건정심 김경자 위원, 경기도치과의사회 김영훈 보험이사, 건보공단 보험급여실 고영 부장, 대한치과보철학회 노인틀니 보험TF팀 권긍록 위원장,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모두순 사무관 등 6명의 패널이 참여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경치 김영훈 보험이사는 “부분틀니의 수명을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할 게 아니라 최초 상실 시기로 잡아야 혼란이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적정 수가가 전제돼야 좋은 진료도 가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보험급여실 고영 부장은  “듣고 보니 적용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75세라는 연령이 완전틀니가 많은 나이인 만큼 부분틀니 보험 적용 연령을 더 낮추는 게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권긍록 위원장도 ‘선정기준이 너무 복잡하다’며 ‘보험은 단순화해야 관리가 쉬워지고 환자들의 이해도 빨라진다’고 설명하고, 이런 측면에서 ‘지대치와 부분틀니를 별개로 보는 것이 기준을 단순화시키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및 지정토론과는 별개로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개원 치과의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수가’였다. 방청객까지 참여하는 종합토론 시간에 참가자들은 앞다퉈 정부의 건강보험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질의의 형식으로 발언 기회를 잡은 참가자들은 치과의사이자 경영자인 개원의들의 입장을 들어 ‘가격 후려치기는 대기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라며, 관행수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보험수가를 정한 뒤 의료계에 따를 것을 강요하는 보험당국의 횡포를 질타했다. ‘적정한 수가가 보장돼야 적절한 진료도 가능한데,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다 보니 치료의 질은 고사하고 저가의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것. ‘이렇게 해서는 정부도 의료계도 환자도 다 같이 손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진행을 맡은 치협 마경화 부회장은 “개원가의 불만들을 보험당국에 전달해 하나하나 시정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며, 부분틀니 보험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갖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공청회는 당초 예상보다 한 시간이 늦은 10시반경에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