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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금난새의 '따뜻한 미소',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

'활력 원한다면 긍정마인드부터 배우라'

얼마 전 금난새 선생이 지휘를 맡은 음악공연엘 간 적이 있다. 무료 야외공연이어선지 1천여명이 넘는 관중이 몰려들었지만,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전까진 공연은 아주 순조로웠다.

금 선생은 이 날도 격식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남방셔츠 차림에 넥타이도 매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그리곤 한곡 한곡 해설까지 붙여가며 열정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음악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더 감동적이었던 건 막간에 내뱉은 그의 한 마디 멘트였다. 그는 무슨 말 끝엔가 청중들을 향해 아무렇지도 않게 “여러분 사회에 따뜻한 미소를 보내셔야 해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주위 사람도 아니고, 사회에 따뜻한 미소를 보내라니..

 

그리곤 며칠 후, 우연히 긍정 심리학의 창시자인 미국 펜실베니아대 셀리그만 교수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그는 긍정 심리를 키우는 방법으로 ‘음미하기’를 추천하면서 이를 ‘가벼운 일상에서도 쾌락을 발견하고, 쾌락을 느끼는 찰나를 포착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라 정의했다.

셀리그만 교수가 생각하는 행복의 개념도 단순치만은 않다. 그는 진정한 행복을 플로리시(flourish)라고 표현했는데, ‘플로리시’란 ‘행복하고 풍족한 삶이자 더 바랄 것도, 더 올라갈 데도, 더 채울 것도 없는 번성한 상태’라는 것.

그는 이 행복의 5가지 조건을 머리글자를 따 ‘PREMA’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그 첫째가 바로 긍정적인 정서(Positive emotion) 즉 기쁨, 희열, 따뜻함, 자신감, 낙관성 같은 것들이다.

두 번째는 자발적으로 업무에 헌신하는 몰입(Engagement), 세 번째는 타인과 함께 하는 긍정적 관계(Relationship), 네 번째는 삶의 의미(Meaning) 그리고 다섯 번째가 바로 성취(Accomplishment). 여기에서 말하는 성취는 ‘남에게 이기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취 그 자체가 좋아서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치과에선 원장이 지휘자나 마찬가지

두 사람의 이야기는 서로 연결해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금난새 선생이 말하는 ‘따뜻한 미소’와 셀리그만 교수의 ‘플로리시’는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닮아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보내는 따뜻한 미소가 결국 나를 따뜻하게 만들고, 긍정적인 정서가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너무 부정적이고 전투적으로 변했다. 치과계도 다르지 않아 전문의 논란에서 보듯, 서로 믿고 인정하기보다 뒤집고 의심하는 풍토가 일반화되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다시 긍정심리학 얘기로 돌아가서, 셀리그만 교수는 PREMA 공식에 입각해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측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비슷한 기준으로 유럽 23개국 사람들을 설문조사했더니 덴마크가 플로리시 상태인 사람이 33%나 돼 1위를 차지했고, 영국은 18%, 러시아는 겨우 6%에 불과했다.

셀리그만 교수는 전 세계 인구 중 ‘플로리시 상태의 비율을 20% 미만으로 본다’면서 ‘2050년까지 이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이 ‘행복 끌어올리기’와 연관해 사람들에게 ‘약점을 고치려고 쏟는 시간과 노력을 대표 강점을 연마하고 활용하는 데 사용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가령, 셀리그만 교수의 대표 강점은 ‘학문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구열’이므로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 대표 강점을 연마하려 노력한다. 그가 가장 기쁠 때는 학생들에게 복잡한 개념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서 잘 가르칠 때이고, '그런 날은 기운이 절로 솟고 행복해진다'는 것.

하지만 사람들을 조직하는 일은 그에게 너무 힘들다. 회의를 마치고 나면 기운이 솟기는커녕 맥이 탁 풀린다. 그는 이런 약점을 보완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강의를 할 때만큼 큰 보람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회의를 마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에서도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한다.

그에겐 결국 보고서를 잘 쓰려고 노력하기보다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이 일의 만족도 즉, 행복지수를 높이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변화는 늘 긍정적인 관계에서 시작된다’

유럽에서와 똑 같은 설문조사를 우리나라에서도 했다면 플로리시 비율은 얼마나 나올까? 범위를 좁혀 치과의 경우는 어떨까? 치과에선 약점을 보완하기 보다 대표 강점을 연마하도록 장려되고 있을까? 오케스트라에 지휘자가 있듯이 치과에서 행복을 찾는 스탭들에겐 원장이 지휘자나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보면, 국가건 사회건 치과건 좋은 화음을 내기 위해 구성원들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분명하다. 그 첫째가 바로 ‘긍정적인 마인드로 서로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는 일’일 것이다.

변화는 늘 긍정적인 관계에서 싹을 틔우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에서든 서로를 고무하는 관계야말로 시너지를 만드는 가장 큰 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