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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주인공은 나.. 네거티브론 승리 못 한다'

[D-17] 당선되려면 있는 그대로 보여주라

선거는 인맥이고, 조직이지만 결국 유권자의 마음을 사는 일이다. ‘내가 왜 A후보를 찍어야 하는지’ 명분이 분명해야 찍는 이의 마음도 편하다.

‘주위에서 자꾸 A를 찍으라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표를 줘야 할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면 A후보가 기대했던 한 표는 결국 경쟁 후보에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남은 기간 동안 후보들은 최대한 유권자들의 결심을 돕는 선거운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우호적인 그룹에서부터 확신을 심어 가다보면 자연 결심을 망설여온 주변 유권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D-데이를 17일 남겨둔 현재까지 세 후보의 선거운동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유권자의 결심을 돕기보다 유권자들에게 우격다짐으로 ‘나를 찍으라’고 강권하는 느낌마저 든다. 선거운동의 기본인 이미지메이킹이나 정책캠페인은 뒷전이고, 우르르 선거인단 명부에 매달려 멋대로 이리 가르고 저리 가르면서 표계산에만 열중하는 꼴이다.

게다가 선거운동의 방법도 주로 상대후보를 깎아 내리는데 치중하고 있다. 소위 네거티브 전략인데, 네거티브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겨우 26일간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 중에서도 비교적 초기에 속하는 지금은 전혀 그럴 시기가 아니다. 지금은 후보마다 나를 내보이기에도 일분일초가 바빠야 옳다. 원래 네거티브란 내 정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양념처럼 사용해야 빛이 나는 법이다.

 

 

네거티브는 양념처럼 사용해야 제 맛
 
지난 17대 대선에서 맞붙은 정동영, 이명박 후보의 경우를 한번 돌이켜 보자. 정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BBK를 공격했다. 후보연설에서도 찬조연설에서도 BBK는 빠지는 법이 없었고, 심지어 미디어카를 이용해 통행이 번잡한 네거리에 하루 종일 관련 동영상을 틀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결국 선거에서 졌다. 이명박 후보가 잘못한 건 알겠는데, 정작 유권자들은 정동영 후보를 찍어야 할 이유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유권자들은 왜 김철수 후보를 찍어야 할까?

유권자들은 왜 최남섭 후보를 찍어야 할까?

유권자들은 왜 이상훈 후보를 찍어야 할까?

 

후보 스스로 그 답을 주지 않는 한 아무리 최남섭 후보가 잘못한 일이 있어도, 아무리 이상훈 후보가 잘못한 일이 있어도, 아무리 김철수 후보가 잘못한 일이 있어도 유권자들은 경쟁후보에게 대신 표를 주진 않는다.

신문사에는 상대의 잘못을 비난하는 각 캠프의 고발성 보도자료가 수시로 날아든다. 게 중에는 치협 선거규정을 위반한 의도적인 잘못도 있지만, 대부분은 의욕이 과해서 나온 실수쯤으로 치부해도 무방할 것들이다. 이런 경우 서로 주의를 일깨우는 선에서 넘어갈 수도 있을 텐데 어김없이 선관위에 관련 사실을 통보부터 하고 본다.

캠프마다 상대에게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처럼 선거운동이 여유롭지 못한 주된 이유는 당선의 키를 나에게서 찾는 대신 상대에게서 찾으려는 잘못된 선거운동 방식에 있다.

‘난 야당이니까 집권당의 실정을 공격하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그렇더라도 그 공격은 새로운 내 주장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에 머물러야 빛이 난다. ‘난 집권당의 후보니까 야당의 수권능력을 공격하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그렇더라도 그 공격은 회원들의 선택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제돼야 빛이 난다.

 

 

'당선의 키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지금부터라도 선거운동에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어제 저녁 가진 이상훈 후보의 희망콘서트는 이런 의미에서 무척 고무적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보험 전문가 패널 4명을 불러 자신의 보험 관련 공약을 스스로 점검했다. 일종의 자가 매니패스토 격인데, ‘전체 보험 재정에서의 치과포션을 7%대로 키우겠다’고 한 자신의 공약이 가능한 약속인지를 전문가들에게 물은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를 점검해서 나를 더욱 잘 보여줄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후보들도 유권자들도 회원들도 축제처럼 즐거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마침 최남섭 캠프에서 클린선거운동을 제안해 왔다. 선거본부장 미팅 같을 것 소집해서라도 세 후보 측이 함께 숙고해볼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