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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샅바싸움이 길어지면 야유만 쏟아진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제 조건

‘위기는 기회다.’ 어느 치과에 갔더니 회의실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래서 물었다 ‘왜 위기가 기회냐’고. 그랬더니 아무도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 하지만 이럴 때 훌륭히 써 먹을 수 있는 예문이 하나 있다.

100명의 학생이 소풍을 갔는데, 도시락이 101개가 배달됐다고 치자. “도시락 하나 더 먹을 사람~” 하면 “저요, 저요” 난리가 난다. 하지만 도시락이 99개만 왔다면 어떻게 될까?

“도시락 안 먹을 사람~” 선생님 말씀에 좌중은 조용하기만 하다. 이렇듯 위기의 순간엔 아무도 나서려하지 않는다. 바로 이 순간, “제가 안 먹겠습니다. 선생님” 하고 손을 드는 학생이 있다면…, 선생님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 그럼 넌 나랑 가서 뷔페 먹자.”

그제야 아이들은 도시락을 집어 던지며 ‘아유, 내가 손들 걸’ 후회하지만 때는 늦었다. 기회는 이미 위기의 순간에 먼저 한 발을 내민 용기 있는 친구가 차지하고 만 다음이다.

예에서 보듯 위기가 기회가 되기 위해선 두 가지 요건이 전제돼야 한다. 첫째는 상황을 재빨리 종합할 수 있는 판단력, 둘째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가 모자라도 위기는 그냥 위기일 뿐이다. 간혹 무리 중에는 ‘지금 손들면 선생님이 뷔페가자고 할 거야, 두고 봐’ 하는 친구들이 있다. 상황이 종료된 후에 ‘거봐 내가 뭐랬어’ 하겠지만 그렇다고 이 친구에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번엔 좀 더 은유적인 예를 들어보자. SY, NS, SH 세 학생이 도시락 하나만 달랑 들고 소풍을 갔다. 점심때가 되자 선생님이 ‘누가 도시락을 양보할 것인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나 예고된 위기였음에도 세 사람은 아무도 먼저 나서려 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위기가 위기에 머무는 순간이다. 이 경우, 세 사람이 ‘난 괜찮다’고 서로 도시락을 양보했더라면 기분이 흡족해진 선생님은 분명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래? 그럼 도시락은 옆 반 CS나 주고 우린 같이 가서 뷔페 먹자.”

 

 

속내는 이미 서로 알만큼 알텐데도…
 

11월에 들면서 선거판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용케도 물밑에서 버텼지만, 흐르는 시간 앞엔 장사가 없다. 눈앞에서 한정된 시간들이 뭉텅 뭉텅 잘려 나가는데 하염없이 눈치만 살필 바보가 어디에 있겠나?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이상훈 추대위의 출범’이다. 이른바 ‘치과계바로세우기 비상대책위원회’의 이상훈 위원장은 그동안 예비후보군으로 몇 차례 소개되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직은 낯이 선 이 위원장의 출마의지를 대놓고 의심해왔다. ‘기껏 바이스 자리를 노리면서 출마 제스처로 몸값을 높이려 든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추대위의 등장으로 이런 의심은 더 이상 근거를 잃어 버렸다. 공공의 장소에서, 대중 앞에서, 공식적으로 출마를 거론한 만큼 치과계에 책임 있는 결과를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 위원장이 덥석 추대를 수락한 것은 아니지만, 그 자신도 ‘70~80% 마음을 굳힌 상태’라고 분명히 입지(立志)를 내보였다. 

안창영 ‧ 최남섭 전 현 부회장도 무언가 매듭지을 것이 있다면 매듭짓고 싶다는 의사를 최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두 사람은 각자의 행보와 무관하게 우선은 공통의 과제에서부터 확실히 해둘 뭔가를 찾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안 전 부회장은 ‘그냥 편하게 흘러가는 얘기나 나누자는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최 부회장의 생각은 이와 다를 수도 있다. 설령 두 사람이 말 그대로 편하게 저녁이나 나눈 자리일지라도 이를 해석하는 역할은 언제나 치과계의 몫이므로 타이밍 상 거기에서 선거와 동창회 얘기가 빠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김철수 대표도 열심히 3차 정책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그의 콘서트는 시작과는 달리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행사 자체의 신뢰도가 부쩍 높아졌고, 그런 피드백이 다시 김 대표를 자극해 갈수록 이벤트의 완성도에 공을 들이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그는 이번 달 25일 또 한 번 자신의 무대에 치과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지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로선 김 대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거운동인 셈이다.

 

 

문제는 상대의 양보를 받아내는 일

 

11월이 돼도 움직이지 않는 건 집행부뿐이다. 집행부는 표면적으론 여전히 삼각구도의 대치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 부회장단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세영 협회장과 선출직 부회장단의 사이가 약간 서먹해지긴 했지만, 이런 이유로 오히려 부회장들의 협회장 독대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들리기도 한다.

이를테면, 시간이 갈수록 3자가 함께 얘기하는 자리가 부담스러워진 대신 협회장과 1:1로 흉금을 터놓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독대에선 비교적 솔직한 얘기들이 오가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A가 출마할 경우 B의 거취를 묻는 정도는 이미 피차 어려운 질문이 아니라고도 들린다.

그렇다면 사실상 집행부 내에서도 차기와 관련해선 이제 관계를 정리하는 일만 남겨놓은 셈이다. 문제는 그런 결정을 누가 먼저, 어떤 계기로 공론화 시켜 상대의 동의를 이끌어 낼 것인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김세영 협회장은 이와 관련 ‘11월 중에는 어떻게든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이를 만만히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11월이 아니라 연내에도 힘들 수 있다’는 시각이 집행부 내에서도 새나오는 것을 보면, 그릇을 깨지 않고 셋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다음 선거는 치과계가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선거이다. 유권자 층이 대폭 넓어진 내년 선거는 어쩌면 대학이 아니라 신구 대결로 구도가 짜일 수도 있다. 이 경우 집행부 내부의 지리한 샅바싸움은 구태정치의 단면으로 비칠 수도 있다.

결국 집행부의 세 사람은 서로 도시락을 차지하려다 함께 뷔페를 나누는 즐거움을 빼앗기게 될런지도 모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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