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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히스 기자가 털어놓은 美 네트웍치과의 충격적 실태

항생제에 350달러, 구강세정액에 129달러...

월 1,300달러로 연명하는 87세 테레사 페리토는 치아 두 개를 뽑아야 한다는 치과의사의 말에 노심초사했다. 물론 비용 때문이었다. 일반 치과에 가면 너무 비쌀 거라 생각한 그녀는 ‘치료비를 대폭 할인 한다’고 광고하는 치과체인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클리블랜드 외곽의 아스펜 덴탈.

아스펜 덴탈은 그러나 치아를 뽑는 대신 종합검진을 실시했다. 그녀는 결국 4페이지 분량의 치료플랜을 건네받았다. 치료비 총액은 7,835달러. 페리토는 형편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아스펜 덴탈은 그녀에게 5년간 월 납입금이 186달러인 특별 신용카드를 권했다.

“그 곳에 간 것이 실수였어요. 좀 더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녀는 서류에 서명한 것을 자책했다. 그날 치아세정과 충전치료 2개를 받은 후 그녀는 아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들이 나서 아스펜 덴탈에 전화로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들은 주 검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스펜 덴탈이 이미 치료받지 않은 부문에 대해서까지 모든 치료비를 신용카드에서 빼내간 이후였다.

 


아스펜 덴탈은 충전 2개와 스케일링에 대해 청구된 2,540달러는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발치 후에 먹을 항생제에 350달러를, 리스테린과 비슷한 구강양치액에 대해서도 네 번에 걸쳐 129달러를 청구했다. 심지어 그녀의 치료비 명세표엔 그들이 선물이라며 건네 준 아스펜 덴탈 가방 속 전동칫솔에 대해서도 149달러를 매겨 두었다.

페리토가 ‘돈을 뜯어낸 것’이라고 따지자 이 치과의 최고책임자는 ‘의료팀이 그녀가 원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알았길 바라며, 그녀도 자신이 처할 상황을 완전히 이해했길 바란다.’는 애매한 발언으로 얼버무렸다.  

 

서민치과 내세우며 과잉진료로 덤터기

 

아이오와 주 디모인의 도나 켈스는 15년간 치과에 가 본 적이 없다. 치과보험도 없었으므로 그럴 형편이 못된다고 여겼다. 앞니 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하고 나서야 그녀는 치아에 신경이 쓰였고, 결국 광고에서 본 아스펜 덴탈을 찾았다.

그러나 치과 측이 건넨 치료계획에 도나 켈스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임플란트를 심기엔 뼈가 너무 적어 이를 뽑고 틀니를 하는 이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3,700달러나 되는 치료비도 걱정이었는데, 치과 측은 체이스를 통해 무이자 신용카드에 등록시켜 주었다. 그녀는 아스펜 덕분에 헐값에 시술받는 줄로만 알았다.

켈스는 치아를 뽑으러 다시 치과를 찾았다. 그러나 치과의사는 치아를 다 뽑지 못하고, 그 중 하나는 치근을 부러뜨렸다. 그녀는 뼈가 그렇게 많이 없어졌다면 치아가 왜 쉽게 빠지지 않는지 의아했다. 3시간 후 치과의사는 ‘뽑을 치아가 아직 6개나 남았지만 이미 치과용 마취제(노보카인)를 최대한 투여했기 때문에 더 이상은 못 뽑는다’고 말했다.

아스펜 덴탈은 그날 저녁, 야간진료를 이용하기 위해 전에 아스펜에 근무한 적이 있는 로슨 박사에게 그녀를 보냈다. 그러나 켈스의 상태를 살핀 치과의사 제시카 로슨은 ‘치아를 다 뽑을 필요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녀는 켈스가 의치를 착용할 수 있도록 작업을 끝내면서 아이오와 치과위원회에 이 사건을 제소하라고 권했다.

로슨 박사는 자신이 직접 위원회에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그녀는 이 서신에 ‘아스펜 덴탈에서 본인이 짧은 기간 근무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특히 치과의사가 실장이나 지역책임자에 맞서 굳건하게 아스펜이 요구하는 매출량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의료의 기준을 고수하지 않을 경우엔 말입니다’라고 썼다.       

 


 
‘환자 구슬려 치아 뽑도록 만드는 게 일’ 

 

아스펜 덴탈은 사모펀드 소유의 회사가 관리하는 치과체인으로 22개주에 350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미국 내 기업형 치과네트워크의 선두주자이며 일반 치과의사들이 잘 보려하지 않는, 치과에 갈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을 주 타깃으로 한다. 마케팅을 통해 수년간 치과를 가지 못한 사람들을 불러 모은 다음 페리토나 켈스 처럼 신용카드에 등록시키고, 수천달러에 달하는 치료비를 떠안기는 방식이다.

이 치과체인의 전 직원인 말로는 ‘아스펜 덴탈이 우리에게 강매를 훈련시켰다’고 털어놨다. 회사 경영진이 치과의사와 직원들의 매출액을 매일 체크한다는 것.

시카고 지역 아스펜 덴탈에 실장으로 근무한 제니 헤이즈도 ‘치과의사가 아닌 사측 사람들이 의료진을 끈질기게 감시하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해고되는 구조’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치과체인의 설립자이자 CEO인 폰타나는 ‘불필요한 진료는 아스펜 치과의사들의 관심사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언제나 “기업형 치과진료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우리(회사)는 치과진료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거든요.”라고 대답한다. ‘아스펜 덴탈은 마케팅, 회계, 대금청구 같은 관리업무를 사측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은 진료에만 집중한다’는 것. ‘치과의사들이 모든 의료기관을 소유하고 있고, 그들 스스로 의료행위를 통제한다’는 것이 폰타나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치과체인을 떠난 한 치과의사는 폰타나의 주장과는 다르게 ‘아스펜의 치과의사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람들을 구슬려 치아를 뽑도록 만드는데 사용한다’고 증언했다. 실제 인터넷 소비자 사이트는 온통 아스펜 덴탈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15일 저녁 치협회관에서 가진 강연에서 'Dollars and Dentists'의 데이비드 히스 기자는 미국의 탐욕적 네트워크치과의 실태를 이 같이 담담히 풀어냈다. 그는 ‘한국의 상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도 미국과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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