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현상의 경제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얼마전 COEX에서 열린 세계소아치과학회에는 국내 치과의사들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이 참가했다. 이들이 참가 신청을 할 무렵 마침 북핵 문제가 세계적 이슈가 되면서 전쟁 임박설까지 퍼져 나갔다.
그럼에도 세계소아치과학회 서울대회는 약간의 등록 취소가 있었을 뿐 큰 타격은 입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이들은 학술대회도 학술대회지만 싸이의 나라 한국 방문의 기회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북핵은 세계의 열강들이 돈과 인내를 투자해 6자 회담이라는 틀 속에 가두려 애썼지만 실패했다. 오히려 북의 위협을 무력하게 만든 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그는 세계를 누비며 세계적 히트곡인 강남스타일로 그곳 사람들의 삶에 새로운 영감을 주었고, 싸이의 말춤은 이제 흥겨움을 표현하는 가장 보편적인 만국공용어가 되어 버렸다.

이들이 그런 싸이를 좋아하는 건 당연하고, 몇 가지 부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싸이의 나라 한국에 호감을 갖는 것 또한 당연하다. 이런 거대 성공의 가장 큰 수혜자는 물론 싸이 자신이겠지만, 이 땅의 우리 역시 알게 모르게 싸이 효과를 누리며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다.

싸이의 성공은 어디서 온 것일까.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너무나 갑자기, 너무나 뚜렷하게 나타난 그 성공의 숨은 인자는 무엇일까. 싸이를 가능케 한 정형적 요인이 있다면 그것을 위기의 치과계에 대입할 수는 없을까?

 

 

1. 문제엔 정면으로 맞서라.  

 

-싸이는 병역문제가 불거졌을 때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다. 그가 택한 방법은 가장 고지식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다시 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대한민국에서도 유일한 ‘두 번 갔다 온 남자’가 됐다. 데미지가 적지 않았지만, 이 결정은 결국 그에게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그는 어렵게 얻은 그 기회를 아주 제대로 활용했다. 
 
치과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의 본질에 정면으로 다가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령, 진료 효율이 문제라면 원인이 무엇인지를 따져 그 원인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스탭들의 팀웍이나 개별 능력이 원인이라면 객관적으로 이를 평가해 하위 평점에 공개적인 패널티를 가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소심한 원장으로 우물쭈물 시간을 끌다 보면 저하된 효율 자체가 기준점이 되어 버린다.

비즈니스 평가 전문가인 미국의 앤소니 로빈스는 “인생에서 최고의 학습은 당위적 인생이 아닌 현실로서의 인생을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당신이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다칠 것이다”는 말은 그가 ‘현실로서의 인생’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가장 유명한 표현이다.

누구에게나 일은 현실이다. 그 현실에 변칙을 덧붙이기 시작하면 손해는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2. 일을 레저처럼 즐겨라.    

 

-싸이는 작은 공연 하나에도 늘 최선을 다한다. 2시간짜리 공연을 3시간으로 늘이기도 하고, 길게는 5시간을 다리에 쥐가 나도록 무대 위를 즐겁게 뛰어 다닌다.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매일 하는 공연이지만 내 공연에 오는 사람들은 일 년에 한번, 어쩌면 평생에 한번 공연장을 찾은 사람일 수도 있다. 그 분들에게 뭔가를 주지 못한다면 내 공연은 의미가 없다.” 

 

치과도 마찬가지다. 치과의사는 매일 하는 진료지만 환자는 어쩌다 한번, 혹은 평생 처음 병원이란 델 찾게 된 사람일 수도 있다. 그 사람들의 일별은 치과가 환자를 판단하는 MOT 정도는 저리가랄 정도로 정확하고 예리하다. 그들에게 감히 사무적으로 적당히?  

그러기 보다는 진료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일이 즐거우면 환자가 달리 보이고, 그래야 최선이란 것도 자연스레 몸에 밴다.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환자와 어느 때라도 그런 교감이 가능하도록, 싸이처럼 일 자체를 즐겨라.  

 

3.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지난해 9월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연아 동문 페스티발에 귀한 손님이 나타났다. 이미 세계적 거물이 된 싸이였다. 세계를 누비기에도 바쁠 만큼 커진 싸이가 용평에 나타나자 설마 했던 주최 측은 감격했다. 그는 일 년 전, 강남스타일이 나오기도 전에 연세치대 동문회와 한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바쁜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그날, 그의 등장 자체가 1,100여명의 참가자들에겐 최고의 선물이었다.

 

어느 분야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성공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은 여전히 어길 수밖에 없는 수많은 여건을 동반한 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맺어진다.
약속을 지키는데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항상 약속을 이후 일정의 최우선 순위에 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조금 손해가 되더라도 그 우선순위를 허물지 않으려 노력할 뿐이다, 싸이처럼.

치과에서도 늘 많은 약속을 한다. 환자와, 치과기공소와, 기자재 업체와, 팀원들과. 그리고 그 약속들은 때로 지키기 곤란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그러나 꼭 알아둬야 할 것은 그런 상황에 맞서 어렵게 지켜낸 약속일수록 빛이 난다는 점이다.
상대에게 감격을 주고, 대신 신뢰를 얻으려면 작은 약속이라도 꼭 지키는 습관을 키워라. 그런 신뢰들이 결국 내 치과를 성공으로 이끈다.

 

 

4. 주위에 활력을 나눠주라.

 

-‘강남스타일’의 성공 요인은 이 노래가 말춤과 어우러져 듣는 이들에게 언제나 특별한 흥겨움을 준다는 데에 있다. 유튜브에 나도는 수많은 리엑션과 커버 그리고 플레시 몹 영상들. 사람들은 강남스타일이 생산하는 즐거운 활력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데 그런 방식으로 열중했다. 흥겨움과 활력만큼 주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무기는 없다. 싸이는 이런 인류 공통의 정서를 가장 잘 활용한 가수인 셈이다.

 

치과에서도 분위기는 무척 중요하다. 분위기는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 보다 환자들이 더 민감할 수 있다. 스탭 간의 뭔가 서걱거리고 불편한 낌새를 환자들은 가장 싫어한다.

싸이와 같은 흥겨움과 활력은 그래서 치과에도 항상 필요하다. 누군가에서 그런 활력을 생산하는 능력을 발견했다면 다행이지만, 만일 그런 인물이 치과 내에 없다면 원장 스스로 그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아니면 인재를 새로 영입하던지... 활력 있는 조직은 어려움에도 강하지만 침체된 조직은 성공을 관리하는 데에도 힘이 부친다.

 

 

5. 세계로 시야를 넓혀라. 

 

-일본 사람들이 한국을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강남스타일의 성공이다. 그런 일본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싸이의 유창한 영어이다. 강남스타일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바로 그의 꿀릴 데 없는 영어란 분석도 있다. 일부러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싸이는 글로벌 시대의 가장 큰 수혜자일지도 모른다. 유튜브를 통해 세계를 상대할 수 있다는 발견은 다른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줬다.

 

치과도 이젠 세계화가 꿈이 아니다. 좁은 국내에서, 그것도 옆 치과 임플란트 가격에만 목을 매다 보면 없던 스트레스도 생기게 된다. 왜 그렇게 스스로를 좁은 틀 안에 가두려 드는가. 유튜브에 들어가면 글로벌 진료를 위해 치과를 홍보하는 영상물이 너무 많다는데 놀라게 된다.

국제화는 마음만 먹으면 실현 툴은 얼마든지 늘려 있다. 단지 필요한 건 독창성인데, 이 또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랬듯 내가 좋아하는 치료를 내 방식대로 알리면 그게 세계에 통할 수도 있다. 

필요하다면 영어공부를 시작하고, IT지수도 높일 필요가 있다.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일종의 마음 자세이다. 그것은 또한 효율적 행동과 진료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일이다.

싸이에게 배우라, 그리고 한계를 돌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