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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기공

우리가 ISDH를 치러냈다.. 그것도 '깔끔'하게

치위협 '세계에 한국 치과위생사들의 매운 손맛을 뽐내다'


34개국 치과위생사들이 서울에 모였다. 피부색도, 사는 곳도, 언어도 다르지만 '치과위생사'라는 한가지 공통점 만으로도 한데 모일 이유는 충분했다. 따라서 11일 오전 COEX 3층 오디토리움에서의 개회식은 그곳에 모인 모두를 설레게 했다. 이제부터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표정마다에 넘쳐 흘렀고, 순서에 따라 서른개 회원국의 국기가 차례로 단상에 오를 땐 각국 참가자들은 저마다 장내가 떠나가도록 환호를 내질렀다.

마침내 주최국인 대한민국의 태극기와 IFDH기가 중앙에 자리잡으면서 긴 국기의 행렬이 완성돠자 분위기는 잠시 숙연해졌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황윤숙 대회장이 앞으로 나섰다. 그는 "대한민국 서울은 역사와 문화, 자연 그리고 활력이 넘치는 도시"라고 소개한 뒤 "이곳에서 여러분 모두가 흥미롭고 인상적인 경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박정란 조직위원장도 "이제부터 이 멋진 도시에서 전 세계 34개국 치과위생사들이 함께 모여 최신 지식을 나누고 미래를 논의하게 된다"면서 이번 대회가 "'치과위생사, 구강 건강의 중심'이라는 주제 아래 최신 학문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개회식에 이은 시상식에선 김민영(호원대 교수), 김순미(골드치과 실장), 김한나(청주대 교수) 회원이 국민 구강건강 증진에 헌신한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또 12일 열린 세계치과위생사상 시상식에선 Federica d'Anteo(이태리), Therèse Elkerbout (네덜란드), 이주화(한국), Lorella Mengarelli(이태리), Brittany Glauz(미국), Maria Nardi(이태리) 등 6명의 치과위생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흘간의 학술 프로그램 역시 참가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치과위생사, 구강건강의 중심'이라는 대주제 아래 18개의 강연을 Collaboration, Optimization, Reimagination, Equality 등 4개의 소주제로 분류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는데, Collaboration엔 치과위생사의 역할 수행에 필요한 환자, 동료 및 다른 전문가들과의 협업과 소통에 관한 내용을, Optimization엔 치과위생사의 역량강화를 통한 직무 성과에 관한 내용을, Reimagination엔 연구와 교육 · 임상을 포함한 치과위생 분야의 혁신과 신기술에 관한 콘텐츠를, Equality엔 영유아 · 노인 · 임산부 ·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필요한 특수치료나 공공정책에 관한 내용을 편성했다. 3층 오디토리움과 2층 컨퍼런스룸의 학술 강연장은 대회 기간 내내 다국적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포스터 발표와 구술발표에도 직전 대회를 능가하는 논문과 임상 케이스들이 몰려 들었다. 전 대회에 비해 무려 100여 편이나 많은 147개의 포스터와 84편의 구술이 참가자들과 만난 것. 이들 중 포스터발표에선 Meloshini Naicker(호주), 박혜진(한국), 장영은(한국), Sanae Miyoshi(일본), 조민지(한국) 치과위생사가, 구술발표에선 Naoko Adachi(일본), Ondina Love(캐나다), B. Van Swaaij (네덜란드), Leonie Short(호주), 정지영(한국) 치과위생사가 각각 입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소셜 프로그램은 이번 대회의 백미였다. 11일 저녁 오디토리움 로비에서 열린 웰컴 리셥션에선 재즈 공연과 함께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4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인사를 나누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12일 저녁의 갈라 디너는 그야말로 축제의 시간이었다. 2층 더 플라츠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선 뮤지컬 갈라와 K-POP 공연 등 라이브 이벤트에  베스트 드레서를 뽑는 즉석 이벤트까지 펼쳐졌다. 그야말로 34개국 치과위생사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함께 즐긴 통합의 순간을 연출해낸 것. 

 

 

 

COEX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재전시회에도 참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전시부스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하며 즐거워하는 외국인 참가자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가장 인기있는 핫스폿은 역시 다양한 구강위생 용품들과 K-뷰티 관련 부스들이었다. 이번 ISDH 2024 전시회에는 오스템임플란트, HALEON, Curaden AG, EMS, 아이오바이오, TePe, Curasept S.p.A., GC Korea, 네오바이오텍, Procter & Gambles, Young Innovations, W&H, 닥스메디오랄바이옴, Piksters, 조광덴탈, 리뉴메디칼, (주)신흥, LM덴탈, 브이알애드, PDT, 스마투스, 신원샵, Sunstar, Bious, bluereo 등의 업체들과 한방 꽃차, K-뷰티, 한복,  한국 전통 악세사리 등의 체험부스들이 참여했다.

 

대회 마지막날인 13일의 조직위원회 기자간담회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황윤숙 대회장은 "준비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조직위원회의 헌신과 회원들의 도움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뤄낸 것 같다"며, "추후 냉정하게 평가 받아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좋고 잘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IFDH Wanda Fedora 회장도 "예상보다 훨씬 즐겁고 행복한 심포지엄이었다"면서 "한국 분들의 기대 이상의 환대와 잘 짜여진 학술 프로그램에 너무너무 만족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Fedora 회장은 "이렇게 성공적인 심포지엄과 함께 멋진 한국 친구들 앞에서 임기를 끝낼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고 행복"이라면서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임기를 마감할 수 있게 해준 한국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IFDH 회장 임기는 2년으로,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Jill Rethman 차기회장이 바통을 이어 받게 된다. Rethman 차기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회 조직위 정지영 간사를 IFDH 소셜미디어위원으로 발탁해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 간사는 대회 기간 내내 VIP 통역을 담당해 Fedora 회장 및  Rethman 차기회장과는 교감이 깊은 상태였다.

 

대회 조직위를 이끈 박정란 위원장도 소회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어떤 분들은 우리를 '리치 코리아'라고 하지만, 쓸 곳에 쓰기 위해 최대한 아끼면서 대회를 진행했다"고 술회하고, '대회 로고를 붙인 자일리톨 껌 한통으로 VIP 선물을 대신한 것'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두 번은 못 할 것 같다' 면서도 '대회 준비에 애쓴 분과위원장과 위원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개회식에 참석해준 IFDH 임원들, 통역봉사단과 각국 참가자들 그리고 묵묵히 성원해 주신 회원' 모두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전했다. 

 

'ISDH 2024'는 끝이 났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구강보건 전문가 단체로서의 치위협의 역량과 소속 치과위생사들의 자긍심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치과계가 치러낸 일정 규모 이상의 세계 대회는 1997년의 FDI 서울총회와 2013년 열린 IAPD(세계소아치과학회) 서울대회가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