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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정책

건보공단의 1,756억원짜리 원주 신사옥

‘성남시청도 있는데 이쯤이야’ 일까?

건보공단이 오는 2015년 하반기 이전을 목표로 최근 원주에 신사옥을 착공했다. 규모가 지하 2층 지상 27층에 연면적만도 67,511㎡(2만 422평)이나 된다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잘 가늠은 되지 않지만 어쨌든 커 보인다. 여기에 땅값과 공사비로 모두 1,75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공단의 전체 재정 45조 7,545억원에 비하면 1,756억원이 큰돈이라고 보긴 어렵다. 3,222억원을 들인 성남시청도 있으니 1만2천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정부기관으로 치면 이 정도를 갖고 호화청사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하지만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현재 건보재정이 매년 6조가 넘는 정부지원금을 수혈 받고 있는데다 급여비를 받는 의료계 역시 전반적으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공단 또한 아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아끼는 긴축 재정을 꾸려가야 마땅할 시기이다.
어떤 합의로 이전 청사의 규모와 예산을 결정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 적정성에 대한 설명은 따라야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들과 소속 요양기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보험심사 하듯 공단 예산도 심사해야

 

공단은 45조 7,545억원의 예산 중 42조 7,230억원을 요양기관 급여비로 사용한다. 나머지 3조원 남짓이 관리운영비나 심평원 부담금 등 사업 외 부문에 쓰이는데, 결국 전체 예산 중 약 7% 정도가 급여비 이외 용도로 사용되는 셈이다. 비중이 낮다고 해서 이 돈이 적은 돈은 아니다.
가령 건보공단의 올 인건비 예산이 4,974억원인데, 2만2천여명의 치과의사들이 한 해 동안 수령하는 급여비의 총합이 1조 1,300억원이다. 공단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연봉 5600만원 수준이라지만, 급여비로만 놓고 보면 치과의사들은 여기에도 미치지 못한다.
물론 직원들의 급료를 깎자는 얘기가 아니라, 의료계의 어려운 사정을 공단이 먼저 짚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단은 재정을 빌미로 수시로 의료계를 옥죄지만 정작 스스로는 인력도, 사옥도, 부족한 것 없는 경영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실상이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은 ‘그렇게 보인다’는 자체만으로도 문제일 수 있는 시기이다.
같은 밥솥을 쓰면서 자기 허리끈은 느슨히 풀어놓고 남의 허리만 조여서는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심사평가원도 마찬가지이다. 평가의 독립성이 의심받는 처지임에도 보험재정에서 한 해 2,274억원의 예산을 타내 이 돈으로 광고까지 내보내고 있다. 무엇을 위한 심평원 광고인지, 이 부분에 대해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따질 시스템조차 갖춰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저 ‘우리가 확보한 돈이니 우리 마음대로 쓰겠다’는 것인지….
의료계는 지금 열심히 참는 중이다. 그렇더라도 급여비 청구내역을 심사하듯 그렇게 공단과 심평원의 예산집행을 심사할 수 있는 기구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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