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봉사를 낳는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그들만의 습성 때문이다. 열린치과봉사회에서 활동해온 몇몇이 따로 하나행복나눔봉사회(하나봉사회)를 조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동안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은 존재했고, 이제 그 오랜 마음의 짐을 스스로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지난 2월의 발기모임으로 태동한 하나행복나눔봉사회는 6월엔 사단법인으로 법원등기까지 마치고 마침내 지난달 22일 첫 이사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덕재 회장(중앙치과 원장)은 '희생하고 헌신함으로써 기쁘고 행복해지는 봉사의 이치'를 새삼 언급하며, '우리 스스로 선택된 사람이라 생각하고 탈북민들을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는 말로 분위기를 다졌다.
모두발언에서 드러나듯 하나봉사회는 북한이탈주민들의 구강건강을 우선 사업으로 출범한 단체이다. 정관에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진료봉사 및 지원 사업과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학생들에 대한 구강보건 및 장학사업을 명시해두고 있다. 열치가 하나원 진료를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그곳을 나온 탈북민들은 대부분 의료약자로 전락하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봉사회는 우선 하나재단과 손잡고 탈북민들의 보철치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지난 2월 하나재단에 치과치료 지원금으로 5천만원을 기부했다. 지역별 하나센터를 통해 하나재단이 보철 환자를 추천하면 하나봉사회가 가까운 지정 치과에 환자를 배정하고, 치료가 끝나면 이 기금에서 치료비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과 경기, 부산, 충남 등지에 회원 치과를 중심으로 16개 지정치과가 등록돼 있다.
구강건강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봉사회는 그림을 구체화 하는 중이다. 우선 이들이 다니는 대안학교를 기반으로 검진과 치료를 통해 관련 자료를 축적함으로써 장기적인 구강건강 체계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이후 전체 탈북민 구강관리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자금이다. 하나센터를 통한 보철진료 역시 기금이 고갈되면 사업을 이어갈 수가 없다. 그래서 회원들부터 먼저 주머니를 털었다. 물론 여기에도 신 회장의 기부가 큰 몫을 차지하긴 했지만, 많게는 300만원에서 적게는 몇 십만원까지 각자 형편에 따라 모은 돈이 벌써 2천7백여만원이다. 모금을 위해 강현구 부회장과 장남진 총무이사는 요즘 기부금지정단체 자격 취득에 바짝 매달리고 있다.
여건을 갖춰 본격적으로 진료를 시작하고, 회원도 차츰 늘어나면 봉사기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까?
이날 초도이사회는 회비를 매월 5만원으로 정하고, 공문 등 하나재단과의 소통을 위한 세부사항들을 체크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1999년 이후 줄곧 진료봉사에 헌신해온 신덕재 회장은 그와 동료들의 '이런 활동이 결국 치과의사를 보는 국민들의 인식을 좋은 쪽으로 끌어 줄 것'으로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