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초밥(스시)을 좋아하시고 또 영화까지 좋아하십니까? 만약 그러하시다면 케이블 방송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다운받아 볼 수 있는 영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지난 주말 감기몸살로 꼼짝을 못하는 바람에 한 번 더 보았는데 역시나 감동 그 자체입니다. 스시 하나 만드는데도 저렇게 전력을 다하는데 저는 치과를 너무 ‘날로 먹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도 되고요.1. 스시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을 굳이 꼽으라면 냉면과 초밥(스시) 그리고 충무김밥 정도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만드는 냉면집들은 집에서 너무 멀고, 스시도 서울로 가야 하거나 바다까지 건너야 할 뿐더러 게다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쌉니다. 충무김밥 역시 멀리 통영까지 가야 하니 약식으로라도 먹으려면 명동까지 내달려야 합니다.그런 음식들은 대충 아무데서나 먹으면 될 일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나 하며 저를 이상한 사람 취급도 하지만, 나름 식도락가연 하는 체면에 그렇게 호락호락 몸을 허락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위의 세 음식을 가만 따져보면, 비주얼 상으로 화려하지도 않고 절대 복잡하게 생겨 먹은 음식들이 아닙니다. 냉면의 경우도 찬 육수에 국수를 말아 먹으면 되는 것이니까, 시중에 파는 ‘청수냉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난중일기’의 저자 충무공이 만약 현직대통령이셨다면,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안현수 선수가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이유가, 체육계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라는 말 대신, “바야흐로 출전 중이니 조용히 덮어두고, 반드시 귀국 후에 조사하라.” 했을 것이다.순발력과 승부욕과 배짱을 다투는 쇼트트랙에서, 시합 전 긴장으로 위염을 앓고 잠을 설치는 판에, 본국에서 들려오는 불길한 소문은 선수·임원 모두를 주눅 들게 하지 않았을까? 1992년 김기훈 이래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떠오른 쇼트트랙은, 접촉 확률이 높은 급커브의 연속으로, 한국인의 뛰어난(?) ‘새치기 솜씨’에 빗대어 짓궂은 농담이 떠돌았고, 일본계 미국선수 오노는 가해자가 교묘하게 피해자로 둔갑하여, “허리우드 액션”이라는 파울 이름의 원조가 되었다. 그래도 인사이드 파고들기와 막판 폭발적 체력으로 아웃에서 추월하기, 결승선에서 날(blade) 들이밀기 등 우리 선수가 개발한 독창적 테크닉이 많다. 그러나 비디오판독이 필요할 만큼 치열한 자리다툼과 신체접촉으로 작전 즉 견제와 악역이 필요한데다가, 연금과 병역의 특혜가 따르므로,
옛날 학창시절 해부학 실습을 할 때 사람의 두개골을 만지면서 그곳에 생생히 남아있는 몇 개의 치아를 본 느낌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치과의사가 된 것이 천직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그때 그 두개골에 듬성듬성 박혀 있는 치아의 모양이 무척 ‘이쁘고’아름답게 느껴졌다고 기억된다.오랜 풍상을 겪어 표면이 반짝반짝 윤이 나고 단단한 ‘이쁜’차돌맹이 같기도 해 옛날 필자의 부친께서 늘 아끼고 만지작거리시던 상아담배 물뿌리의 색깔과 흡사한 빛을 내고 있었다. 생명을 잃어버린 두개골의 박힌 치아의 색깔과 모양에서 야릇한 정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두개골에서 보았던 치아는 바로 상아(象牙)였다.코끼리 이빨이 아닌 사람의 치아(人牙)이지만 죽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보석인 셈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사람의 치아를 만지면서도 아무런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치아에 매달려 지금까지 치료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요즈음 와서 그 치아가 다시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학창시절 해부학 시간에 얼핏 느낀 두개골에서 본 아름다움에 대한 느낌이 다시 되살아난 것일까? 한 물건을(치아를) 수십여년 만지작거리다 보면 그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어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하여 찾아주신 내빈 여러분, 조합원님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로 우리 대전·충남 치과의사신협이 어느덧 18회 정기총회를 맞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다섯 명의 대표가 일주일간 치과 셔터를 내리고 연수원에 들어가 교육을 받던 일과, 수료식 전날 밤의 촛불행진이 어제 일처럼 떠오르는데, 드디어 성년이 되었으니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더불어 제5대 김형식 이사장님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 자산 2백억을 달성하고 3%의 출자금 배당까지 이루었으니 더 더욱 축하할 일입니다. 큰 이익을 낼 수도 있겠지만 모험성이 강한 Project Financing은 거들 떠 보지도 않고, 규모가 클지라도 비조합원에 대한 금융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으며, 조합원유치를 위한 과다지출을 자제하는 소신경영,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얼핏 건너지 않는 신중함으로 일관해온 역사가, 비록 발은 느릴지 모르나 큰 사고 없이 꾸준히 성장해온 비결이라고 하겠습니다. 성원해주신 조합원 여러분과 열심히 일해오신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조합이 추구해온 정체성 지키기, 공동체의식 갖기, 항상 기본으로 되돌아가기가, 장기불황과 분열이라는 어려움을 맞아 치과 의료계 전
홍어 이야기를 하자니 갑자기 김주영 작가의 '홍어'라는 소설이 생각납니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워낙 바람둥이여서 별명이 홍어라고 했던가요? 그러다 결국은 마지막에 부인으로부터 처절한 응징을 당하고 맙니다만, 어쨌든 홍어는 수컷의 거시기가 쌍으로 두 개여서 바람둥이를 상징한답니다. 요즘은 홍어의 생식기를 회로 먹으면 오도독하면서 쫄깃한 식감에 제법 인기가 많다지만, 원래는 암컷을 더 비싸게 쳐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부들이 잡자마자 수컷의 거시기를 떼서 암놈처럼 팔았다고 하더군요(일종의 성전환수술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나온 말이 '만만한 게 홍어 X'이구요. 사실 홍어 맛의 핵심은 첫째로 코에 있고요, 둘째가 날개, 셋째가 꼬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홍어 거시기와 애도 인기라지요? 보신탕집에 가면 단골들에게 ‘만년필’을 서비스로 내주는 것처럼, 홍어식당에서도 홍어 생식기는 주인장과 친해야 나오는 특식입니다.가끔 낚시로 홍어를 잡아서 들어 올리면 홍어 두 마리가 같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는 홍어가 교미 중에 잡힌 것입니다. 수컷의 날개 끝 뾰족한 부위로 암놈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잡고 있기 때문이고, 암놈은 낚시의 먹잇감을 놓치
제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훨씬 전에 수원으로 이사를 왔으니 수원 사람이 된지도 벌써 근 오십 년 가까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수원 인근이긴 하지만, 초중‧고를 수원에서 나왔고 또 치과도 개업 이래 수원을 떠난 적이 없으니 오리지널 수원 사람이라고 우겨도 누가 뭐라 그럴 사람은 없습니다. 심지어 제가 지금 사는 용인의 유명 인사나 정치인들은 하나도 모르지만, 수원을 배경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미주알고주알 뒷담화도 가능할 정도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5~6학년 때 수원 인구가 대략 12만 정도였는데, 이는 전국 10대 도시에 간신히 들까말까 할 정도였으며 목포, 전주와 엇비슷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 때보다 무려 열 배나 커졌습니다. 땅덩어리까지 커졌으면 좋으련만 인구만 늘었으니 변두리는 죄다 아파트 단지로 들어찼고 중심가는 사람들로 복작복작합니다. 인근 화성시와 오산을 수원과 통합한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지역 공무원들의 이기주의와 토호 세력들의 각종 이권이 개입된 문제인지라 지지부진합니다.제가 어렸을 때는 속칭 이중 언어(Bilingual)를 구사했습니다. 그러니까 집에서는 경상도 사투리를, 학교에서는 표준말을 썼던 것이죠.
후배님과 치과 경영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새해가 되었네^^. 원장들끼리 병원에 대해 고민하다보면 공통점이 있지. 바로 ‘직원’문제라는 것이야. 직원들이 원장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금 신경 안쓰면 나가겠다고 하고, 신경 써 줘도 항상 아쉽다고 이야기하는 것 말이지. 더구나 요즈음엔 경기도 나빠서 매출은 안나오고 수익률도 떨어져서 원장은 힘든데 직원들은 계속 월급 올려달라고 하니 이 친구들이 나와 동고동락하는 사람들 맞나 고민이 되기도 하지.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Pygmalion)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지? 자신의 조각상을 너무 사랑하여 간절히 기도한 것을 불쌍히 여긴 아프로디테가 조각상을 실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 말이야. 간단히 말하자면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인데, 교육계에서 이러한 피그말리온 효과를 도입하여 하버드대의 로젠탈 교수가 ‘우수한 학생’이라고 전제를 깔고 사후에 성적 결과를 보니 그런 기대를 받은 학생이 더 좋은 결과를 보이더란 것 보고했어. 이것을 ‘로젠탈 효과’라고도 하지. 그런 내용이 직원과의 관계에서는 어떤 의미를 주느냐가 내가 오늘 이야기해 줄 부분이야.후배님은 치과위생사가 간호조무사에
이번 칼럼에서는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지난주에는 뜻밖에도 퀸즐랜드주 보건부 장관(Minister for Health)인 Lawrence Springborg가 저희 시골병원에 직접 와서 제가 타운즈빌 District에서 처음 진행시킨 이 일에 대해서 많은 격려도 해주고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이 있었어요. 물론 다른 볼일도 있었겠지만 장관이 수도 브리즈번에서 1400km 나 떨어져있는 인구 2천명 남짓한 시골의 작은 병원까지 나오는 경우는 한국에서도 드문 일이겠지만 호주에서도 참 드문 일이었어요. 시골 병원 중에서도 이번에 저희병원이 제가 이제 막 시작한 일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좋은 시도를 하고 있어서 직접 찾아 와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어떤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간단하게 말씀드려 볼게요.밑에 제 소개란에 제가 어디서 일하는지 아주 간략하게 소개해 놓았는데요, 호주에 웬만큼 오래 계신 분들도 차터스 타워스(Charters Towers)라는 곳이 어디인지 잘 모르실거에요. 차터스 타워스는 호주 퀸즐랜드주(Queensland) 북쪽에 위치해 있고요, 타운즈빌(Townsville)이라는 도시에서 약 150km 정도 내륙에 위치
자화상은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천재 화가 고흐(Gogh)는 서른여섯 작품의 자화상을 통해서 다양하게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였고 특히 귀에 붕대를 맨 자화상에서는 자신의 치부까지 솔직하게 화폭에 담았다.고흐가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처럼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은 ‘자화상’이라는 시를 통해서 자신의 처지를 고백하였다. 24세에 불과한 젊은 시인이 온갖 시련을 겪으며 힘들게 살아온 지난 삶을 회고한 작품이다. 특히 시의 제2연은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공감을 주었다.소아치과 의사로 살아온 스물 한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환자였고 임상은 해도 해도 부끄럽기만 하다. 어떤 날은 내가 환자에게 죄인이 된 것 같고 어떤 날은 내가 바보같은 행동을 한 것 같다. 나는 항상 부끄러움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살으련다.자화상(제2연) -서정주-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으련다.고흐가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다양하게 표현하였듯이 선,
소동파가 그랬던가요? 복어는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맛'이라고 말입니다. 그 양반의 시 중에는 복사꽃이 필 무렵에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복어에 대한 것도 있는데 이는 복어 종류 중에 황복을 이릅니다(대개 복어를 먹는 시기는 겨울철인데 황복 만큼은 봄인 게지요). 복어가 성질이 나서 배를 불룩이거나 살이 통통하게 오른 모습이 돼지를 닮았다 하여 하돈(河豚)이라고도 하는데 그 배에서 나는 소리도 돼지 꿀꿀 소리와 비슷합니다. 쥐가 나무를 갉아 먹는 듯한 '빠각빠각' 소리를 내는 것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황복을 우리나라에서만 고급으로 쳐주는데 실제로 맛은 중하급입니다. 지금은 작고하신 프라자호텔 뒤편 '송원'의 숙수 김송원옹께서도 예전에 저희들에게 황복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지 않더군요. 서시유(西施乳)라는 말도 복어를 표현할 때 쓰는 단어입니다만, 순두부 같은 복어의 정소(이리)를 이르는 말인지 복어의 껍질과 점막 사이의 부드러운 살을 이르는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서시는 월나라의 경국지색으로 오나라의 부차에게 끌려가 미모 하나로 그를 망가뜨린 여인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젖가슴을 만져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복어의 이리(혹은 살)에 비유하다니 저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