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대한민국의 고단한 근현대사가 녹아있는 도시입니다. 제물포항이 개항을 하고, 경인선 철도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놓였다고는 하지만 광복 전후까지는 초라한 항구 도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맥아더 장군이 상륙할 때의 인천 시가지 모습을 보면 초라한 시골 마을 같다는 느낌까지 들거든요. 그러다 전쟁이 끝나고 대거 월남한 이북 사람들과 일자리를 찾아서 올라온 충남 해안가 사람들 그리고 전라도 사람들이 몰리면서 도시는 급팽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살던 제물포 토박이들과 김포, 강화 쪽 사람들도 일부 있었지만, 산업화와 더불어 외지인들이 몰리면서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메가시티가 되었습니다. 비록 엉성했다고 뒷말이 나오긴 했지만 아시안게임까지 성대히 열었으니 참으로 대단한 도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천의 독특한 출신지 분포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골머리를 꽤나 썩였습니다. 토박이는 물론이요, 황해도와 평안도 향우회, 충청도 향우회, 호남 향우회를 골고루 쫒아 다녀야 겨우 표가 나올지 말지 하기 때문이죠. 다행히 강원도나 경상도 사람들이 소수파인 것이 위로가 됩니다. 하지만 거꾸로 입후보자 자신이 위에서 언급한 특정지역 출신이라면 기본적으로 25% 정도
엘가(E. Elgar 1857-1934)의 모음곡 ‘수수께끼 변주곡’은, 표제음악(programme)임에도 불구하고 친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나의 모티프가 변주와 전개를 반복하며 점차로 듣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일반 클래식에 비하여, 곡마다 독립적이고 난해한 현대음악의 선율 탓이었나 보다. 14 곡 모두가 지인들에 대한 애정 어린 묘사라서 개성이 강하고, 모든 캐릭터를 숨겨 수수께끼로 남겨두었다는 배경을 알고부터, 이 곡이 사랑 받는 이유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었다. 작년에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창단 30주년 기념으로 연주한 슈트라우스(R. Strauss 1864-1949)의 모음곡 ‘돈키호테’는, 금노상 지휘자가 15분쯤 해설을 곁들여 객석의 반응이 뜨거웠다.그때 쓴 공연리뷰 일부를 소개한다. “주연(主演)인 첼로와 바이올린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서로 주고받는, 13 토막의 대사 없는 오페레타요 흥미진진한 드라마다.” 만약에 사전 해설이 없었더라면 객석이 절반쯤은 졸지 않았을까. 가정의 달 5월에 금난새(유라시안 필하모닉 CEO)씨가 지휘하는 대전아트오케스트라(DAO)의 ‘Carnival of Music' 공연이 있었다. 생상스(C. Saint-Saens
인간이 자기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성(知性)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할때 그 행동의 실천을 결정하는 것은 그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일반적인 지성에 근거해서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인간의 지성은 물론 어떤 학습을 통해 얻어지며 얻어진 지식은 점차 전문화 성격을 띠면서 끝없이 발전해 가는 것이다. 인간의 능력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 끊임없이 지식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절대적인 도덕적 의무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지식을 추구한다 해도 어느 누구도 그가 원하는 만큼 지식을 완전하게 집대성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지식의 진보는 갈수록 전문화되기 때문에 지식을 습득하는 만큼 점점 어려움과 난해함을 맛보게 된다. 그 중에서도 의학적 지식은 실천을 목표로 하는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응집된 지식이라 할 수 있다. 고대에서부터 중세를 거쳐 온 의학의 모든 지식과 지금의 지식을 비교해 본다면 이론과 실천의 개념 모두가 엄청난 변화를 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의학의 지식은 현재 상태에서 최선의 탐구를 모색하는 일 뿐인 것이다. 의학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지식
협회 전·현직 집행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협회가 입법기관 국회에 우리의 실상과 의견을 이해시키는 길은 매우 좁다. 로비가 불법인 현실에서 협회의 노력을, ‘청부입법’이라는 선정적인 이름으로 비하하는 언론도 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말은, 직업이 단순히 빵을 위한 생업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더구나 힘들고 장구한 세월 학업과 수련을 쌓은 전문직은, 자신의 천직에 자부심과 그에 따르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이들이 모인 협회는 영리기업의 회원사(社) 단체처럼 ‘집단이익’에 매몰되기보다, 품위와 윤리의 유지, 그리고 어느 사회에나 나타나는 소수 불량회원을 감시하는‘자정(自淨)작용’의 속성이 강하다. 오히려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 강물을 흐려도” 협회에 강력한 징벌 권이 없어 속수무책인 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치과 의료를 천직(天職)으로 삼는 치과의사가 ‘당장 눈앞의 달콤한 열매’에 판단력을 잃고, 국민건강에 역행하고 평생직장을 파괴하는 길로 빠져드는 일은, ‘직업윤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통계적으로 ‘다수가 선택하는 양심’ 이론에도 어긋난다. 국회의원은 주기적으로 격한 선거에 전부를 걸어야하는 선출직으로 항상 시간에 쫓기고, 6-7 인의 보좌
중국의 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화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유럽은 물론이요 알라스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의 뒷골목에서도 스시집 혹은 중국집을 하는 화교들을 심심찮게 보아왔으니까요. 그 옛날 철도노동자로 미국과 호주에 진출했던 중국 사람들의 후예들도 여전히 그 나라의 구석구석에 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으로 이민을 간다 해도 국적기가 취항하는 대도시 근처에만 몰려 사는 경향이 강합니다. 게다가 교포들끼리만 왕래나 거래를 하고, 항상 국내 소식에 쫑긋하며 사는 까닭에 발 하나는 항상 한국에 걸치고 있다고 봐야지요. 그러나 화교들은 이민을 간 그 나라에 완전히 동화를 하면서도 자기네 언어나 음식문화, 풍습 등을 절대 잊지를 않더군요. 그런데 전 세계로 퍼진 화교들 중에 가장 핍박을 받았던 화교는 바로 우리나라로 왔던 사람들입니다. 임오군란 이후 산둥반도 쪽 사람들이 인천에 정착을 했고, 이후 방사상으로 퍼져 전국 방방곡곡으로 진출을 했지만,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를 거치면서 그들은 엄청난 제약과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동남아 경제권을 쥐고 흔드는 화교들을 보면 한편으론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들긴 듭디다만) 현금을 선호하는
■ 치과임플란트 진료수가는 어떻게 구성되나? 치과의사들 입장에서 보면 치과임플란트 진료수가는 치과임플란트 행위수가와 재료대 비용을 합친 수가입니다. 치과임플란트 행위수가는 이미 결정되어져 있으며 모든 치과의원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재료대 비용은 치과의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위수가는 매년 정부와 수가계약을 통해서 조금씩 인상되고 있습니다. 치과임플란트는 3단계로 진료단계가 구분되어져 있으며 진료단계별로 진료비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아래 표는 치과의원 기준으로 치과임플란트 진료단계별 행위수가분류입니다. 여기서 진료단계별 수가 비율이 나오는데, 이 비율은 관련학회가 모여서 합의에 의해 임의로 나눈 비율이며, 실제 수가협상에서는 전체 행위수가만 결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비율을 비급여 임플란트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 식립재료 수가는 청구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것을 그대로 사용하나요? 행위수가는 청구프로그램에서 매년 자동적으로 업데이트되면서 갱신되므로 별도의 작업 없이 청구프로그램에 나와있는 수가를 적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식립재료 수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별도로 산정하는 식립재료인 고정체와 지대주는 심평원 홈페이지 요양기관업무포털서
로마 공화정의 호민관(護民官: tribune)은 평민의 권리를 옹호하기위하여 정무관의 직무와 원로원 결의에 거부권을 갖는 임기 1년의 직위다. 그래서 신문사 이름에 즐겨 쓰인다. 로마제국에서는 황제가 그 권한을 빼앗아 행사하였다. 집정관·정무관이 오늘날 사정의 칼을 쥔 행정부라면, 평민회 선출직인 호민관은 국회의원 성격이 짙다. 다르다면 로마는 입법권이 귀족 원로원에 있고, 호민관은 2-10 인의 소수였다는 점이다. 원로원이 없는 현대사회에서 행정부 견제기능과 입법권을 함께 쥔 국회의원의 힘은 막강하다. 기업경영에 재미를 본 고 성완종 회장이 정치에 집착한 이유를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예컨대 관급공사처럼 건설업자에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독점하면, 경쟁자 간에 형평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내가 하면 로비가 남이 하면 로브(rob)다. 미국 영국 등 몇몇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로비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자유민주주의가 성숙하고 직업의 다양성이 풍부한 나라 역시 그 숫자를 크게 넘지 않는다. 과학이 발달하고 사회가 다양화하면서, 백 년 전에는 몇 백에 불과하던 직업이 몇 만을 헤아리게 되었다. 의료계를 보자. 조
■ 임플란트를 지대치로 부분틀니 제작하는 경우, 모두 보험급여 적용가능한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중복으로 급여 적용가능 합니다. 이 문제 역시 국민참여위원회 안건으로 제시되었는데, 여기서 중복급여 86.2%, 한 가지만 급여 3.4%로 중복급여의 필요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찬성을 하였습니다. 이미 급여로 부분틀니를 사용하다 잔존치아를 추가적으로 상실하는 경우 부분틀니를 새로 제작하는 것 보다 상실된 잔존치만 임플란트로 수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부분틀니와 임플란트 중복급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복지부와 논의 관정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부분무치악를 수복하기 위하여 치료계획 단계에서부터 임플란트를 부분틀니의 지대치로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분틀니와 마찬가지로 임플란트 역시 등록제로 시행되고 평생 적용개수가 2개로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과잉진료로 인한 비용증가의 문제가 없으므로 치과의사의 판단을 존중하여 별다른 인정기준을 정하기 않고 각각 인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부분틀니와 임플란트가 개별적으로 중복 등록이 가능한 것처럼 동일악에서 부분틀니와 완전틀니의 등록도 서로 간섭을 받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하악에서 부분틀니를 급여로 시술한
제 헤어스타일을 두고 사람들은 시쳇말로 '구리다'라고 말합니다. 이름 있는 헤어 스튜디오에 가서 커트를 하거나 조금 기른 뒤에 퍼머를 한번 해보라고들 하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25년간 한 이발소를 다닌 까닭에 그 아저씨를 도저히 배신할 수가 없는 그런 '으~리' 때문입니다. 그 이발소는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하는 1인 시스템입니다. 머리를 깎아야 하고, 면도도 해줘야 하며, 머리도 감아주고, ‘비타 500’ 같은 서비스 음료수도 따주고 그리고 계산까지 직접 하십니다. 손님이 몰릴 때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구조이지만, 그래도 딴 곳에 눈길을 준 적이 없습니다. 25년 전 요금이 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2천 원이 올라 만이천 원입니다. 물가상승률을 따져 보아도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요금이지요. 잔돈이 없는 날은 그냥 만 원에 해주시기도 합니다. 저와 이발소 아저씨와의 이런 의리는 요즘 문제가 된 어느 기업인의 로비 방식인 ‘기브 앤 테이크 으~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한 때 '원 테이블 레스토랑'이 뜬 적이 있었지요. 특별한 이벤트를 해야 하는 손님들에겐 더 없이 좋은 시스템이고, 세프와 교감을 하며 식사를 할 수가 있어 인기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4월은 과연 잔인한 달인가? 세월 호에 이어 한 기업인의 자살이 대한민국 호를 뒤흔들며 국민의 아픈 가슴을 다시 헤집고 있다. 우리 민도와 기업풍토와 정치에 열패감을 재확인하는 아픔이다. 마당발 인맥과 정경유착을 통하여 독학에 맨몸으로 대기업을 일구었다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이야기... 지난 4월 9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성완종 회장의 성공과 실패는, 1997년 IMF를 불러온 한보철강 정태수 회장과 판박이다. 다른 점은 정 회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모르쇠로 일관하여 뇌물 준 정치인 이름과 내용에 끝까지 비밀을 지킨 의리(?)의 사나이였다. 심재륜 부장의 솜씨에 잠시 흔들렸지만 곧 다시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성 회장은 정반대로 갔다.자살 직전 언론과 인터뷰하고, 주머니에 여권 실세 이름과 돈 액수가 적힌 메모를 넣은 채 핸드폰을 열어놓아, 위치를 알린 똑 떨어지는 고발이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고자질은 ‘나쁜 짓’으로 배웠고, 소설이나 회화에 등장하는 밀고자(informer)를 속어로 휘파람 또는 피리 부는 사나이(Whistler)라 하니, 서구에서도 별로인 모양이다. 좀처럼 밝히기 힘든 조직비리의 내부고발이나 범행을 미리 불어 감형 받는 플리바겐, 담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