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절대다수의 국가가(147/ 206) 고대 로마에서 시작된 ‘공화’라는 이름을 사용해서 혼란스럽다. 공화제(共和: Republic)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선출한 대표가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위하여 통치하므로, 법치주의(法治: Rule of Law)가 통치의(권력행사) 핵심이다. 반대로 군주제(君主: Monarchy)의 주권자는 혈통으로 세습된 개인으로서, 국가권력의 발동과 행사가 군주 1인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군주제와 공화제는 서로 상대적 개념이다.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등장하는 인민(People)은 민주주의 용어인데, 코민테른(1919)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완전한 ‘국가의 철폐’를 목표로 설정한 이래, 자유국가의 공민(公民)과 구별되는 공산주의 전용어가 되어버렸다.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민주주의는 민중과 지배의 합성어(demos + kratos = democracy)다. 왕정이나 귀족 정을 물리쳐서 대중의 권리를 지키고, 이해관계의 충돌과 강한 자의 횡포가 빈번한 인간사회에서, 자유의 제한을 최소로 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최선의 정치제도다. 다만 여성·노예·외국인이 배제된 소수 남자만의 도시국가에서나 가능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앞에서는 이념이고 사상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특히나 식욕과 성욕 문제에서는 좌우를 가리질 않는데, 성추문의 경우에서는 각자의 이념적 스탠스나 학력,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똑같은 '벌거벗은 원숭이'가 되곤 합니다.먹는 문제에서도 좌우는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릅니다.기독교에서 언급하는 일곱 가지 대죄(Seven)에서 먹는 것과 관련된 것을 굳이 꼽으라면 '폭식(Gluttony)'와 '탐욕(Greed)'입니다.그런데 탐욕과 폭식은 곧 '미식' 혹은 '탐식'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만, 이는 성경의 현대적 해석에 해당되므로 제 주제를 넘게 됩니다. 어쨌든 현대에서는 '미식행위‘가 더 이상은 죄악은 아니며 또, 맛있는 걸 먹는 문제 앞에서는 '이념' 같은 골칫덩어리가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헌데, 네이버와 같은 포털에서 뭔 식당이나 음식 스토리를 찾다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점을 보게 됩니다.음식 블로그의 경우, 글을 길고 맛깔나게 쓰는 사람들은 대개 진보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게다가 상당한 음식 관련 내공이 있습니다. 그러나 게시판 우측이나 좌측에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문구나 그림을 올려놓아 글쓴이의 성향을
개전 41 일 만에 독일에 항복한 프랑스는(1940. 6. 22) 국토의 2/3를 점령당하고, 남부에 세운 페땡의 비시정부는 대체로 히틀러에 협조한다. 이에 반대한 국방차관 드골은 런던으로 망명, ‘자유 프랑스 운동’을 전개한다. 연합군이 아프리카에 상륙하자(1942. 11) 나치는 프랑스 전역을 점령하지만, 국민의 선택이라는 선출과정을 거치지 않은 드골은, 전쟁 중이나 전후 처리를 위한 연합국 정상회담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나마 연합국의 배려로 드골 휘하의 르끌레르 사단이 파리 해방의 선봉을 맡아(1944. 8. 25) 최소한의 체면치레를 하고, 이어서 드골은 임시정부 대통령에 취임, 프랑스는 UN 의 창립 회원국이 된다.국회의원 선거로(1945. 10: 여성 첫 투표권) 새 헌법에 의한 제4공화국이 수립되자, ‘강력한 의회·약한 행정부’에 반대한 드골은 사임하지만, 10여 년 뒤 알제리 위기 때 다시 돌아와, 강력한 대통령제의 제5공화국을 수립하여 오늘에 이른다. 드골의 예를 든 이유는 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경우와 비교되는 까닭이다. 국민정서와는 달리 연합국의 시선으로 볼 때, 임정은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국민의 선출을 거치지 않은) 애국지사 단
긴 능선이 하늘을 받치고 있다그 아래 하나 둘 나타났다 사라지는무거운 불빛한 곳 트일 데 없는 막막한 어둠하루를 후미진 산골을 돌아본들넝마처럼 해진 삶은 더욱 황량하고휴게소에서 내려 뜨거운 국수국물을 마신다무엇을 할 수 있는가끓임없이 뉘우치고만 있을 것인가타락의 대열 한귀퉁이에서파멸의 행진 그 한귀퉁이에서대폿집에서 찻집에서 시골길에서 길은 어둠 속을 향해 뻗쳐 있고다시 버스는 힘을 다해 달리는데긴 능선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 그 허공 속에서 문득말없이 사는 이들의 숨죽인 울음소리를 듣는다[길]추석 연휴, 어릴 적 다니던 국민학교엘 갔습니다.운동장은 기억속에서 보다 훨씬 좁았고, 크게만 느껴졌던 2층 교사도 을씨년스레 키가 줄어 있었습니다.운동장 한옆 줄지어 선 플라타너스 몸통엔 상처처럼 아이들의 이름이 남아 있었습니다.재학이, 정흠이, 병욱이, 연희, 태석이..이름의 주인들은 새로 난 신작로를 따라 오래전 이곳을 떠났습니다.동네까지 찻길이 이어지고, 버스가 다니면서부터아이들은 떠나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처음엔 면소재지 5일장을 드나들더니 읍내 구경을 다니다가 종내는 길 끝 아득히 이어진 대처로 나갔습니다.돌아오지 못할 길인줄 알면서도아무렇지 않은듯 그렇게 손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은 21세기 인류가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국가체제다. 북한도 문패에 ‘민주공화국’을 써넣은 것을 보라. 본래 그 동네에서는 금기어(禁忌)인지 차마 못 붙였는지 모르겠으나, ‘자유’라는 말은 빠졌다. 본업이 테러인 IS 조차 ‘국가’를 표방하니 국가 숫자가 2백이 넘는데, 그 중에 국민이 “내 나라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공화국’이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증류수처럼 깨끗하고 공평한 사회는 만들지도, 그 안에서 살지도 못 한다.그러므로 정치나 국가체제는 합의된 계약서 ‘헌법’의 한계 내에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운용되고, 드물게는 힘들고 복잡한 합의 과정을 거쳐 ‘개헌’을 한다.고로 당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공산체제나, 헌법 ‘해석’을 두고 장난치는 나라는, 언제든 헌법을 깔아뭉갤 수 있어 민주공화국이라는 이름에 자격 미달이다. 제3의 적(敵)은 통칭‘근본주의(fundamentalism)’국가들로, 국민에게는 증류수 같은 순수함을 강요하고, 지배층은 장막 뒤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즐긴다. 자유민주주의공화체제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우므로, 위에 말한 적(敵)들이 그 탈을 쓰고 발호한다. 이해하기 쉽도록
근래 메밀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구황작물인데다 전쟁 때 원조식량이었던 밀가루 등에 밀려 천대까지 받던 메밀이 왜 다시 뜨고 있을까요? 대다수 강원도 스타일 막국수나 메밀전병은 솔직히 말해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전병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잘 모르겠고, 막국수 역시 달거나, 시거나, 맵거나 아니면 깨에 김 가루 듬뿍, 더하여 MSG의 향연입니다.그러나 같은 메밀로 만드는 평양냉면은 최근 남성들의 우월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정도로 마니아가 많아졌습니다. 여성들이나 냉면에 문외한인 친구들에게 전문가인 척 하는 자세로 설명하려는 남자들의 행위를 속칭 '면스플레인'이라고 하던가요? 아마도 신규 영어단어로 등록된 맨스플레인(mansplain)을 차용한 것이겠죠(최근 등재된 단어 중에 제일 웃겼던 것은 쩍벌남을 뜻하는 manspreading인데, 뒤져보니 그에 조응하는 단어가 shebaggiing입디다. 옆자리에 가방을 두어 타인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여자이죠).여하튼, 냉면이 뜨니 순도가 높은 막국수도 덩달아 떴고, 고급 물 막국수와 냉면과의 차이가 거의 없다보니, 100프로 순메밀 막국수를 우러러 보는 현상까지 생긴 것이지요.인천의 ‘부평막국수
황석영 작가가 김일성을 을지문덕·세종대왕·이순신에 비한 것은 판단착오다.첫째 세 분 중 누가 민족상잔의 전쟁을 일으켜 전국을 초토화하고, 3백만 사상자와 천만 이산가족을 낳았는가? 둘째 휴전 당시 소득은 북한이 훨씬 더 높았는데, 위대하신 백두혈통 70년 통치 아래 지금은 거꾸로 40배, 이 천문학적인 역전을 어떻게 설명하나? 셋째 서방진영의 봉쇄와 경제제재를 탓하지만, 바깥세상의 자유와 풍요(자신의 무능)를 인민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국경을 물샐틈없이 봉쇄한 것은, 바로 김일성이다. 넷째 남한사정을 꽤 안다는 소위 엘리트들이, “남한엔 웬 자살이 그리 많으냐?”며 자본주의의 각박한 경쟁사회를 비난한다. 부채와 빈부격차, 실업과 자영업자 몰락 같은 문제는 글로벌 현상이요, 중국이나 브라질은 물론, 장차 인간처럼 먹고 살게 되면 북한도 겪을 문제다. “너도 어른이 되면 알게 된단다.”철조망에 갇혀 사육당하는 가축이 자살을 하던가? 생활(live)이 아니라 생존(exist)하는 동물이 본능에만 충실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처럼 제나라 인민을 굶기고 주변국에 테러와 핵 공갈 등 해를 끼치는 무리는 인류의 공적이다. 낡은 이념에 천황제를 접목한 IS(이슬람국가)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감정도 있다. 어떤 슬푼일이 생기면 먼저 감정으로 먼저 느끼고 그 다음 지금 내가 왜 슬픈지를 분석하고 그 슬품을 극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이성적인 행동이 뒤 따르게 된다. 이성이 객관적이라면 감정은 다분히 주관성이 내포되어 있고 원초적이고 솔직한 편이다. 이성을 관장하는 것이 정신이라면 감정에 이끌리는 것이 신체이다. 감정은 자연으로부터 생겨나고 인간의 몸속에 거주하면서 뜨겁고 충동적이며 직관적이고 생물학적 명령을 따른다. 이성은 운명으로부터 생겨나고 마음속에 거주하면서 감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게 됨으로써 자신과 사회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범생인 셈이다. 또한 감정은 이성과 조화를 이루어 마음의 작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모범적으로 설계된 소프트웨어 모듈(module)인 셈이다.감정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는 이유는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감정은 신체적인 기분의 상태를 나타내는 매우 의미 있는 현상 중에 하나이다. 어떤 극한 상황에서 공포심을 느끼는 감정은 살아남는 행동에 도움을 준다. 옛날 유인원들은 외부공격에 두려움을 가지고 반사적으로 도망침으로서 살아 남는데 반드시 필
공조직 중에서도 국제기구에는 사실상 주인이 없다. 임자 없는 회사에 CEO만 계속 바뀌면, 조직은 점차 비대해지고 눈에 안 보이는 파벌이 생기거나 직원들이 업무보다도 내 일부터 먼저 챙기는 경향이 있다. 조직에 동맥경화증, 관료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제7대 사무총장 코피 아난이 ‘개혁총장’인 이유는 바로 이러한 나태와 안일에 손을 댔기 때문이며, 결국 UN 과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일부 외신의 반기문 총장에 대한 비난은, 직전 총장과 비교되기 때문이지 무능은 아니고, 무난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외교전의 요체는 상호견제이므로, UN 사무총장 후보에 강대국은 자동적으로 배제된다. 역대 총장의 출신 국가는 인구가 천만 이하인 노르웨이 스웨덴 오스트리아, 그리고 미얀마 페루 이집트 가나이다.뒤늦게 UN에 가입한(1991) 한국은 10년 만에 제56차 총회의장을 배출하여(한승수 2001) 국가 위상을 빛내었으며, 한승수 의장은 반기문 장관(당시)을 의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하여, 사무총장으로 나갈 길을 터 주었다. 물론 아무리 이끌어주어도, 본인이 똑똑하고 하늘의 뜻, 즉 타이밍이 절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리라.더구나 대한민국이 발언권이 큰
우리 집 컴퓨터 앞에는 작은 스프링 노트 한권이 놓여 있다. 앞 페이지부터는 해야 할 일들을 적어 가고, 뒷 페이지에는 일상의 삶 속에 필요한 것들을 적어 놓는다. 필요한 것인즉 우유, 달걀, 세제 등으로 구매 물품 목록이 적혀 있다. 그리고 항상 스프링 노트의 장점을 이용하여 한 장이 뜯어 가며 산다. 해야 하는 일들의 페이지에 순번은 일상적으로 20번에 육박하지만 어떤 때는 한자리 수에서 끝나는 행운이 있기도 하다. 해야 할 일은 대부분은 시급함에 의해 순번이 정해진다. 그렇게 번호를 달고 순번에 의해 해야 할 일들을 적어 두고도 또 마음에 슬그머니 핑계가 생긴다. ‘이건 밤에도 할 수 있어, 또 이건은 조용할 때 해야 해’. ‘음~ 이 문제는 의논하면서 해야 하고, 이건 시간이 많이 필요해’. 그러다 보면 순번을 여러 번 고쳐 가며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뒤로 밀린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필자에게 있어 뒤로 밀리는 일 대부분이 집안일이다. 아마도 이러한 일들이 덮어 두면 잠시 조금은 불편하지만 여러 사람을 불편하지 않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표시 안 나기도 하고.아침에 눈을 뜨니 아직 내게 금·토·일 이라는 삼일의 추석연휴가 남아 있다. 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