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고도 살 수 있지만 피자도 먹고 국수도 먹어야 행복하듯, 이성과의 직접적인 성관계도 물론 좋지만 가끔은 혼자 하는 자위행위도 즐거울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나 이성과의 접촉이 쉽지 않은 노년기에는 유일한 성적 긴장의 돌파구로 남녀 모두에게 행복을 주기도 하고, 의사들에게는 이성과의 성관계에 장애를 느끼는 환자들에서 치료를 위한 수단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자위행위’다. 많은 사람이 즐기면서도 잘못된 속설이 많고, 근거 없는 죄의식 때문에 자위행위를 경시하는 풍조가 있어 몇 가지 흔한 궁금증을 풀어볼까 한다.- 자위를 많이 하면 정자나 난자가 확연히 줄어든다?: 자위를 자주 한다고 정자나 남자를 만드는 능력에 결함이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다만 남성에서 사정을 하고나서 얼마 안 되서 다시 사정할 경우 미성숙 정자들이 강제로 끌려나올 수 있어, 임신에 대한 문제를 판정하는 정액검사는 3일 이상 금욕 후에 검사해야 보다 정확한 정자의 수나 형태, 운동성 등을 판단할 수 있다.- 자위를 많이 하면 신장 기능에 무리를 주어 탈모를 유발한다? 혹은 간이 나빠진다?: 자위를 많이 한다고 신장이나 간, 탈모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다만 성장기에 너무
꽃샘추위로 아침바람이 매섭지만, 그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수련의 시절 응급실을 지키고 있으면 겨울을 유달리 싫어했는데, 다른 계절에는 별로 없던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금은 드물지만 연탄가스 환자도 많았고, 간이 나빠 식도 주위의 정맥이 충혈되고 출혈되어 피를 토하는 환자도 초겨울에 많았지만, 겨울엔 특히 소변이 마려운데 나오지를 않아 빵빵해진 아랫배를 움켜쥐고 초주검이 되어 응급실을 찾는 할아버지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다.평소에도 소변 줄기가 약하고 한참 아랫배에 힘을 주고 기다려야 소변이 나오시던 어르신들이 과음하거나, 감기약을 잘 못 드시면 어느 날 갑자기 소변이 안 나와 쩔쩔매는 ‘급성요폐’가 생겨 방광도 망가뜨리고, 간혹 너무 참다보면 노폐물이 체내에 쌓여 의식을 잃고 신장을 망가뜨리기도 한다.이런 어르신들은 큰맘 먹고 여행 한번 하려고 해도 차타기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기차나 비행기는 화장실이 있어 그나마 수시로 들락거리는데 고속버스나 승용차로 가야 한다면 아예 여행을 포기하기도 한다. 낮이건 밤이건 한 두 시간마다 한번씩은 화장실을 가야 하고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아 종종 걸음으로 갔다가도, 한참을 힘을 줘야 겨우
너무나 추웠던 1월의 어느 날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20대 후반 170cm전후의 젊은 남성이 누나인듯한 여성에 이끌려 왔는데, 퀭하게 번쩍이는 두 눈만 보이는 너무나 삐쩍 말라 흐느적거리는 체격 때문에 놀란 것이다. 반듯한 이목구비에 헐렁해 보이는 양복에는 근처의 잘 나가는 대기업 배지가 달려있어 무척 똑똑한 직장인처럼 보였지만, 너무 말라 광대뼈만 보이는 얼굴이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제 동생이 심각한 고민이 있어 왔어요. 67kg 나가던 멀쩡하던 애가 3개월 만에 22kg이나 줄어서 이제 45kg밖에 안나가요.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길래 하도 걱정이 되서 어젯밤 끈질기게 캐물었더니 황당한 말을 하더라고요. 저도 잘 몰라서 데려왔으니 잘 부탁합니다.”걱정하는 누나의 간단한 얘기를 듣고 단둘이 마주앉아 차근차근 들은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3개월 전 직장에서 세 명이 중국으로 출장을 가서 이틀간 중요한 업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분 좋게 회식을 갔다가 너무 취해 정신을 잃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옆에 술집 아가씨와 옷을 벗은 채로 있더란다. 아가씨에게 떠듬거리며 물어보니 일행 중 선배 하나가 만
다른 동물들은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짝짓기를 인간만이 즐기고 쾌락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임신과 출산의 부담이 늘고 어찌하면 임신을 하지 않으면서 자주 즐길까를 고민해 왔다. 물론 종교적, 도덕적 관념에서 ‘피임’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자녀 하나를 키우기가 이다지도 힘들고 복잡한 남녀관계가 얼마나 많은데, 매번 임신을 고민해야 한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할 것이다. “여보, 나 때가 지났는데...”가슴이 털썩 주저앉는다. 지난달 중순에 여행가서 둘째 날이 영 마음에 걸리던 차에 아내의 한마디가 가슴을 두방망이질 하게 한다.“병원에 한번 가 봐. 너무 걱정하지 말고.”사실 걱정은 내가 더 하다. 중1 사내아이와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가 생겼을 때도 항상 똑같은 과정을 겪었기에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자신이 한심할 따름이다. 아내는 비교적 건강하고 생리주기도 정확해서 여태까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작년에도 실수로 임신이 되어 인공유산까지 하게 했고, 당시에 피임수술을 받겠다는 걸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큰소리 쳤던 기억이 있어 더욱 더 후회가 막심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이를 낳으라고 하자니 경제적으로나 주변여건이
처음 비뇨기과를 전공하겠다고 했을 때 당시 여자 친구였던 지금의 아내가 얼굴을 찌푸렸던 모습이 가끔 기억난다. 의사들 사이에선 신장질환이나 전립선 문제, 성기능 문제 등으로 이미 많은 분야가 개척되어 있어, 수술을 많이 하는 전도유망한 외과계열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지만, 일반적인 인식은 어두운 진료실에서 역시 성병 치료와 포경수술만 하는 의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성에 대한 문제는 부부나 아주 친한 친구 사이에서나 조금 얘기할 뿐, 음란서적이나 음담패설이 아니면 말을 꺼내기 어렵고 그래서 더욱 이상한 오해가 많았던 분야였다. 그 때마다 과거 유교문화 때문이라고도 하고 경직된 교육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방송에서 성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도 많아지고, 일반시민들도 쉽게 성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는 성에 매우 열려있는 서구사회의 모습을 보곤 한다. 워낙 변화가 많은 사회라곤 하지만 이만큼 문화적 변화가 빨라진 데는 ‘발기약’들의 공로가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1999년 ‘비아그라’가 국내에서 처음 발매되면서 그 전에는 자신의 비밀을 친한 친구조차 모르게 조용하게 해결하고자 비뇨기과를 찾던 발기부전 환자들 뿐 만 아니라, 일상생
어떤 인연으로 어떻게 만났든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앞둔 커플이라면 평생을 함께 한다는 중대한 결정 앞에서 서로의 사랑 외에 현실적인 많은 문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도 하게 되고, 상대편 가족들과 친해지는 과정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연애할 때는 모르던 배우자의 건강문제가 결혼 후에 커다란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결혼한 후에는 되돌릴 수 없는 불미스러운 일들을 사전에 막아보고자, 서로가 자신의 건강을 자세하게 체크하고 그 결과를 교환해 보는 커플들이 종종 있다. 특히 양가 부모님들이 에비 사위나 며느리의 건강검진 결과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민감한 부분인 서로의 성(性)문제는 노골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인지라, 결혼 전에 서로가 깨끗하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 여자는 여자대로 부인과에서, 남자는 남자대로 비뇨기과에서 결혼 후 성생활이나 임신에 방해되는 문제가 없는지를 미리 검사 받고 결과를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 간단한 문제가 있다면, 마리 치료를 통해 건강한 결혼생활을 준비하자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이다. 보통 남자의 임신문제는 정액검사로 확인되는데, 3일 이상 금
새해를 맞이할 때면 새해 계획을 다시 세우곤 하는데, 언제나 가장 많이 염두 하게 되는 부분이 지난해 함께 동고동락하며 사는 아내에게 얼마나 마음을 썼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가장 많이 마주하고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눴지만, 대부분이 돈 문제나 가족들에 대한 생활 속의 이야기일 뿐, 아내의 감정이나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여자로서의 아내를 얼마나 위해 주었는가를 생각하면 고개를 들기 어렵다. 밤새 미래를 설계하며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설거지 하는 뒷모습에도 껄떡대던 신혼시절을 생각하면, 잔소리하는 아내보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 남편들이 많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생긴 모습도 다르지만,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고, 성의 취향이나 표현방식은 더욱 다르다. 시각적인 자극에 쉽게 달아오르는 남자들과 달리 여자는 은근한 촉각과 청각 자극에 민감하며, 급격히 달아오르는 남자에 비해 여자의 성욕은 비교적 서서히 진행된다고들 한다. 남자가 남자답게 생각하고, 남자답게 행동하며, 여성을 보면서 ‘성욕’을 느끼게 하는 요체는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다. 대부분 고환에서 만들어지고 극히 일부가 부신에서 만들어 지는 이 호르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