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모든 것이 스톱 상태입니다. 예전 같으면 떠들썩 했을 지부총회 시즌이 겨우 임원 몇몇이 모여 문자투표로 안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조용히 지나 갔습니다. 이번달 치협 총회도 지금으로선 비대면 회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 많던 학술행사들이 모조리 자취를 감췄고, 이런저런 소모임들까지 줄줄이 취소됐으며, 6월의 SIDEX조차 지금으로선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치과계 뿐만이 아닙니다. 3월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ITTF 세계선수권대회는 일찌감치 6월로 미뤄 두었고, K-리그 등 프로 스포츠들도 올 스톱된 상태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건 EPL 손흥민 선수의 플레이를 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정치도 경제도 국민들을 실망시킬 때 그래도 한결같이 곁에서 즐거움을 준 건 '우리 흥'의 축구였는데 말이죠.
지난해 번리전에서 나온 80m 단독 돌파 골은 축구를 좋아하는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마라도나나 메시의 아기자기한 플레이와는 격부터가 달랐으니까요. 이들의 플레이가 '헤집는다'는 느낌을 주는데 비해 손흥민의 이번 골은 툭 툭 드리볼 몇 번으로 순식간에 축구장을 반으로 쩍 갈라 놓았습니다. 마치 한 마리 용이 꿈틀 몸을 한번 비틀어 섬광처럼 날아 오르듯 말입니다. 이날 손흥민이 상대 선수 8명을 달고 우리편 패널티 라인 근처에서 적진 패널티 박스 깊숙히 뛰어 들어가 골을 넣기까지 단 12초가 걸렸을뿐입니다.
프로 리그에서, 그것도 축구 천재들이 득실거리는 EPL에서 이런 골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그 주인공이 영국도 독일도 스페인 선수도 아닌 우리 대한민국의 손흥민이라니요.
지난 2월, 오른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도 극장골을 넣은 바로 그 아스톤빌라전 이후, 많은 팬들이 '우리 흥' 금단현상에 시달렸다는군요. EPL이 아예 문을 닫은 요즘은 지난 경기를 돌려보며 버틴답니다.
바로 그 감동의 번리전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