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 같은데, 대중적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트럼펫보다는 아무래도 유리한 게 사실입니다. 물론 오케스라에서는 트럼펫이 엄청나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말이죠.
저만 해도 풍성하고 부드러운 울림이 있는 색소폰의 음색에 비해, 날카롭게 쥐어짜는 듯한 트럼펫 특유의 서늘한 음색에는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는 아예 '싸늘하고 시니컬한 악기'라는 인상이 머리에 박혔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색소폰이 전 장르에 걸쳐 유난히 맹활약하고 있죠.
그래서인지 '트럼펫' 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이름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배선용씨의 연주를 들으니 그런 선입견이 확 깨집니다. '세상에, 트럼펫이 이런 악기였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화려하고 현란한 여타 악기들에 비해 간결하게 연주하면서도 따뜻한 트럼펫소리를들으니 세상의 온갖 화려한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즈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장르에서 맹활약중인 배선용 씨의 1집앨범 <Bugler's holiday>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 곡의 라이브영상이 있어서 한번 띄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