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이 회원 치과를 대상으로 의료정책방송을 내보내기로 하고, 지난 주 방송을 담당할 (주)바른몸과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이 방송의 기본 플로어를 간략히 설명하면, 방송사가 편성표에 따라 제작한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송출하면 회원 치과들이 대기실 TV에 셋톱박스(소형 컴퓨터)를 달아 방송을 수신하는 구도이다.
말은 이렇게 쉬워도, 매일 10시간 분량의 프로그램 편성이 필요한 방송을 운영하는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는 없다. 사업을 맡은 (주)바른몸은 지난해 2월 개국과 함께 대한개원의협의회와 손을 잡고 일반 의원용 맞춤방송을 내보내고 있지만, 2년여가 지나도록 아직 질적 양적 엑티비티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이번엔 치과의사협회와 손을 잡았다.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치협의 조직결속력이 가입 치과 수를 늘이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말이다. 대신 방송에 필요한 모든 재원을 자체 충당하며, 치협이나 가입 치과에겐 어떤 부담도 지우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치협으로선 우선은 손해 볼 일이 없어 보인다. 콘텐츠 기획에 참여하고, 제작에 필요한 자료들을 제공하는 정도가 이 방송을 위해 치협이 해야 할 일의 전부이다. 그러므로 초기 가입 치과 수만 어느 정도 확보하고 나면 치협은 국민들에게 직접 파고들 강력한 홍보매체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점은 UD와의 끝 모를 싸움을 진행 중인 치협에겐 뿌리치기 어려운 매력이 될 수밖에 없다.
좋은 콘텐츠 위해선 수익도 보장돼야
김세영 협회장은 적어도 1,000~2,000개 치과는 가입해 줘야 질 높은 방송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초기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송을 시작하지만, 점차 지방 거점도시까지 방송범위를 넓혀간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돈이 들지 않아도 방송사가 이 일에서 적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야 유용한 방송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방송이란 곧 좋은 콘텐츠를 말하는데, 방송용 콘텐츠는 다른 매체에 비해서도 생산단가가 높은 편이다. 이 일을 적정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약속만으로 지속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 그러므로 좋은 방송을 위해 치협은 (주)바른몸이 적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늘 신경을 써야 하는 곤란한 입장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의료정책방송은 치과계 소식, 구강보건 정책홍보, 교양 및 문화, 상품 광고, 구강보건 및 질병정보 등 1일 10시간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할 계획인데, 치협은 이 방송을 통해 구강건강상식 및 질병정보는 물론 정부가 시행하는 구강보건 의료정책과 관련한 치과계의 입장이나 의견을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널명 KDS(Korea Doctor's Studio) 의료정책방송은 올 연말 시범방송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정식 송출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