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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심은 열정적인 삶의 동력이다"

'서울치대 사람들'에 실린 한성희 서울치대 총동창회장 인터뷰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이 발행하는 '서울치대 사람들' 최근호가 개학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한성희 총동창회장을 표지인물로 내세웠다.

한 회장은 12페이지 분량의 숨이 긴 인터뷰에서 100주년 기념 행사와 관련, "가급적 많은 동문이 모교의 역사적인 해를 다 같이 기뻐하고 응원하면 좋겠다"며, "총동창회장으로서 저의 역할은 동문들이 100주년 기념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 자리에 서울치대 개학 100주년 기념 행사를 앞둔 그의 각오와 진면목을 소개한 인터뷰 내용을 발췌해 소개한다. 

 


2022년은 서울치대의 분수령이 되는 해다. 개교 10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이기 때문이다. 100년동안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 온 서울치대는 또 다른 100년을 이어가기 위해 중요한 전환점에 들어섰다. 그 선두에 총동창회가 있다.
한성희 회장(39회)은 총동창회를 이끌며 모교의 역사적인 해를 자축하고, 동문들의 결속력을 다져 서울치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한 회장은 총동창회를 구심점 삼아 특유의 포용력을 기반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여 모교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모교를 보면 어깨가 무겁지만, 한편으로는 열정이 샘솟는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서울치대는 그동안 1만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동문은 한국 치의학 발전을 견인하며, 모교를 세계적인 치의학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의 반열에 올렸다. 100년동안 켜켜이 쌓아 올린 서울치대의 위상은 그만큼 견고하다. 
"개인적으로 100주년이 되는 해에 총동창회장을 맡게 돼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모교의 100주년 잔치가 잘 치러지도록 하겠습니다."
한 회장은 모교의 100주년 생일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에 다소 부담감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상기돼 있었다. 그의 말대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는 100주년 행사를 선두에서 직접 지휘하는 것은 굉장히 뿌듯한 일이기 때문이다. 
"흔히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 않습니까. 동문들이 100주년을 맞은 모교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원, 기부 등을 통해 이름을 남긴다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 될 것 같아요."

실제 총동창회는 100주년을 맞은 모교의 발전을 위해 동문들의 결속력을 다지고 지속 가능한 소통을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동창회는 회원 상호 간의 친목 도모와 모교 발전에 일조할 여러 사업들을 추진하고 시행하는 것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고 있어요. 그간 동창회가 추진해 온 사업을 보면 그 원칙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요 사업을 보면 회원 명부 발행, 달력 발간, 재학생을 위한 장학사업, 재학생과 예비 졸업생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자랑스러운 서울치대 동문인상 및 발전기금 모금 운동을 통한 모교 지원 사업들이 있습니다."
그가 강조한 대로 동문들의 결집은 학교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공부했던 모교 건물이 50년이 넘었는데, 그 건물을 중축하는 비용이 35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동문들이 적극적으로 기부와 후원을 통해 비용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서울치대가 대한민국 구강 보건 향상에 선도적으로 이바지한 사실은 자명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동문 결집과 학교 발전 기여가 목표인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동문들의 결속이 더욱 단단해진다면, 서울치대의 여러 사업은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한 회장은 동문들의 끈끈한 우애를 경험을 통해 확인했고, 확신하고 있다. 그가 말한 대로 서울치대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있는 동문들은 학교 발전을 위한 밑거름인 셈이다.

리더로서 한 회장의 특징은 포용력이다. 각기 다른 사회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동문들이 모교라는 뿌리를 바탕으로 결속할 수 있는 데에는 한 회장 특유의 포용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모교 총동창회장으로 그가 발탁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사실 어떤 일이든 나서서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그저 주어진 일에집중헤서 묵묵히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웃음) 남들이 보면 제가 정치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저를 잘 아는 이들은 제가 절대 외부 활동에 뜻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 거에요."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는 한 회장의 리더십은 포용력으로 수렴된다.
그렇다면 그의 포용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 그리고 공감하는 시선과 태도다. 이는 그가 살아오는 동안 축적돼 왔다. 그 시작은 그의 부모였다.
"40여 년간 의정부 공무원이셨던 아버님은 항상 주위를 잘 살피고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삶이 정신적으로 풍요롭다고 하셨어요. 또 몸소 실천을 하셨습니다. 박봉으로 여유 있는 삶이 아니었지만 주위에 늘 베푸는 아버님의 가르침이 저의 마음 한구석에 항상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가 모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서 치과의사로 살면서 나름 여유가 생겼고, 그 덕분에 사회적으로 여러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어요. 주위에 좋은 일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부족하나마 앞장을 섰던 것 같습니다. 좋은 분들을 만나고, 그분들이 도와주셔서 제가 했던 여러 모임이 잘되고 좋은 의미로 남게 된 것 같아요.”

 


그의 행보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개념을 실질적으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웃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려면 역설적이지만 이기적인 것보다 이타적이어야 해요. 그래야 본인에게 좋은 결과가 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주위 분들에게 먼저 베풀고 그 분들이 저의 진심을 알게 되면 같은 마음으로 저를 대하게 되죠. 결국 서로 즐겁고 행복해지게 됩니다." 
포용력의 선순환이다. 한성희 회장은 고향인 의정부에 살며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치과의사로서 직업적 소명을 실천해 얻은 경제적 여유를 사회에 환원하며 적극적으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이타심은 사회가 나아지는 토대가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성희 회장은 모교를 위한 기금 출연과 활동 외에도 2017년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1600호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나누는 삶을 살았다. 고향인 경기도 의정부에서 치과를 개원해 30여 년간 운영한 그는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며 베풀고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의 선행은 2008년 경기 공동모금회에 500만원을 기부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2014년 6월엔 치과 운영의 수익 일부를 매달 기부하는 공동모금회 착한가게에도 가입했다. 그가 고향 의정부에 나눔을 베푸는 배경에는 남다른 추억이 있다. 유년 시절 느낀 부모님 모습이다.

"제가 어릴 때 고향 의정부에 살면서 남은 소중한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의정부 중앙초등학교에는 점심시간이면 교문으로 오셔서 보온도시락에 싼 따뜻한 밥을 전해주셨어요. 비싼 반찬은 못 주지만 따뜻한 밥이라도 먹이고 싶다며 학교로 매일 오시던 어머니가 기억나요. 그래서 제가 다닌 학교에 어려운 후배들과 학교를 위하여 기금 출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일 때문인지 중앙초등학교 개교 90주년 행사에 '자랑스런 중앙인'으로 선정됐어요.
부끄럽기도 했지만 어릴 때 행복한 추억에 대한 보답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뻤어요."
그의 말대로 이타적인 행동이 본인에게 축복으로 되돌아 온 사례였다. 추억은 삶을 이루는 자양분이고, 사람은 그 자양분을 동력 삼아 인생을 채워간다. 그 과정에서 상호 작용하며 관계가 형성되고 발전을 촉진한다.
"사실 좋은 일도 소리 없이 해야 가치가 있는데 저는 어쩌다 보니 좀 요란스럽게 된 것 같아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너 소사이어티 관계자분이 좋은 일은 주위에 알려야 긍정적인 효과가 더 생길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고, 이제는 저도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의 이타심은 지금도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출처: '서울치대 사람들' 202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