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 자기PR은 이제 대세다. 자기PR의 기본은 바로 이메일. 치과의사로서 일반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을 운영하는 격인 개원의들의 PR 지수를 각 시도지부 임원들의 이메일을 통해 알아봤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발간한 2011년 회원명부를 참고했다.
‘나는 나’ ‘행복’ ‘돈 워리’ 등 가치 표출형 가장 많아
공진과 군진을 제외한 16개 시도지부 임원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자기 자신의 신조나 가치를 아이디에 표현한 유형이 가장 많았다.
‘나는 나’라는 강한 자의식을 표출한 iami6@paran.com(강원지부 공보이사)을 비롯해 느닷없는 행운에 대한 반응으로 자주 사용되는 ‘앗싸’라는 우리말 음을 영어로 조합한 듯한 asa88@nate.com(충북치의 부회장), 기분 좋은 동의어인 ‘빙고’ bingo67@freechal.com(전북지부 치무이사), 자신의 이름 약자 앞에 대놓고 행복이라는 가치를 표현한 happyrwy@hanmail.net(충남지부 부회장)의 경우가 대표적이었다.
‘헉헉’이라는 세상살이의 숨가쁨을 표출하는 듯한 hukhuk11@hanmail.net(울산지부 문화복지이사)과 반대로 용맹함을 강조하는 doughty87@naver.com(강원지부 학술이사)도 있었다. 경북지부의 한 학술이사(ahnhone@yahoo.co.kr)는 기량을 연마하다는 뜻의 ‘hone'을 자신의 성 뒤에 붙이기도 했다.
밝고 긍정적인 가치 표현도 여럿 있었다. 세상에 대한 반가운 인사를 의미하는 듯한 greetins@momaland.co.kr(경기지부 정책연구이사), 걱정 말자는 긍정의 다짐인 donworry@paran.com(대구지부 정보통신이사), 목표를 향한 흔쾌한 반응인 okgoal@hanmail.net(전남지부 치무이사), 기쁨이라는 joy7492@hanmail.net(전북지부 재무이사) 등이 그것이다.
본인만 알 수 있는 심오한 의미의 아이디도 있었다. 발음대로 읽으면 ‘쇠숟가락’인 cesutgarak@hanmail.net(울산지부 정보통신이사), 불교의 염마(閻魔) 혹은 저승사자를 의미하는 야마라는 뜻의 yama6600@hanmail.net(충북지부 부회장) 등이다
치과‧의학 전문용어 및 전공파도 강세
치아와 관련된 전문용어 및 의학 전문 용어로 만든 이메일도 눈에 띈다. 앞니(incisor)를 아이디로 만든 incisora@hanmail.net(울산지부 섭외이사)와 incisor@implant.co.kr(충북지부 자재이사)를 비롯해 피개교합을 의미하는 overbite@hanmail.net(대구지부 재무이사), 회전관절 혹은 중심축을 의미하는 ‘피봇’ ojkpivot@hanmail.net(충북지부 법제이사), 뼈 단위(osteon)의 osteonkr@yahoo.co.kr(강원지부 재무이사), 섬유아세포를 뜻하는 fibroblast@naver.com(강원지부 치무이사) 등이다.
전공 표기도 흔했다. 주로 치주와 교정이 강세였는데 교정전문의를 뜻하는 orthodontist의 약자를 이용한 orthoeddy@naver.com(대전지부 공보이사), orthokang@hanmail.net(제주지부 학술이사) 등이 있었다. 치주(perio)의 경우 perio4u@yahoo.co.kr(울산지부 재무이사), rhcperio@paran.com(경남지부 보험이사) 등이다.
소아치과의 경우 kid라는 단어를 사용해 간접적으로 드러낸 dentkids@naver.com(대전지부 기획이사, 개구장이치과 운영)과 소아치과를 의미하는 pedodontics를 성 앞에 배치한 pedolee1@nate.com(경남지부 학술이사)가 있었다.
자신과 병원을 PR하는 이메일은…?
개인으로서 자기자신과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을 홍보하는 아이디가 포인트. 자기PR형 아이디에는 슈퍼맨의 super와 치과의사로서의 정체성을 결합한 superdent@hanmail.net(전북지부 부회장), 자신의 영문약자를 연거푸 반복한 뒤 good을 붙인 pjspjsgood@hanmail.net(충남지부 학술이사), 자신의 이름 끝자인 준을 ‘멋진’이라는 형용사로 꾸민 muzzinjun@naver.com(경남지부 자재이사), 급기야 자신의 성에 king을 결합한 jee-king@hanmail.net(서울지부 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병원명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경우는 ‘노벨치과’의 nobelledc@dreamwiz.com(울산지부 부회장), ‘양지치과’의 yanggident@naver.com(경기지부 치무이사), ‘늘푸른치과’의 allgreen@hanmail.net(강원지부 문화복지이사), ‘중앙치과의원’의 jungangdc@naver.com(경북지부 치무이사) 등이었다.
스마일, e, 2 등 치과를 나타낼 때 사용됐던 숫자, 표현 등을 이용한 ‘전통파’도 존재했다. ‘치아’를 발음대로 표기한 chia28@hanmail.net(울산지부 회장), ‘바른’에 숫자 2를 결합한 bareun2@paran.com(제주지부 감사), 표준 스마일 라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이~~~’와 ‘씨~~~’로 조합한 eeeccc@naver.com(충남지부 부회장), 스마일로 만든 smilekh@unitel.co.kr(서울지부 자재이사), smilehse@freechal.com(서울지부 보험이사) 등이 그 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성+dent’, ‘형용사+dent’
가장 서두에 소개됐던 가치표출형 외에 가장 흔한 유형은 성과 dent과 결합된 유형이었다.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그 중 무작위로 소개해 보면, dent-park@daum.net(제주지부 부회장), ybkdent@hanmail.net(대구지부 국제이사), sejindent@yahoo.co.kr(서울지부 홍보이사) 등이다.
dent에 형용사 및 명사를 결합한 가치표출 응용형도 많았다. 치과계의 괴물이란 뜻일까? ‘몬스터’를 앞세운 monsterdent@naver.com(경기지부 법제이사)를 비롯해 ‘담소’를 강조한 dentalks@hanmail.net(경기지부 감사), 공평한 치과계를 향한 염원인지 fairdent@hanmail.net(강원지부 총무이사), 딱딱한 치과의 이미지와 대비되는 부드러움을 어필한 softdent@jeonjuye.com(전북지부 문화복지이사) 등이다.
주요 유형들 외에도 한글 이름 영어로 친 귀차니즘파, qotjrrl@hanmail.net(울산지부 법제이사), rhkrdirgns@hanmail.net(전북지부 회장)도 있었다.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도와 부산에서는 지역색을 담은 아이디가 특별히 존재하기도 했다. 제주의 경우 제주라는 지명을 그대로 표기한 jejuworld@korea.com(제주지부 부회장)와 바다의 제주사투리인 ‘바당’의 badang02@hanmail.net(제주지부 치무이사) 등이었으며, 부산지부에서는 한 법제이사가 dalmagilove@hanmail.net라는 아이디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산책 명소인 해운대 달맞이길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한메일‧네이버 사용 61%… 유니텔‧프리챌 등 미운영 옛 계정도 30%
한편, 계정별 사용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114명의 이메일을 무작위로 선택해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대표 포털 계정인 한메일과 네이버 계정이 총 61%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지난 몇 년 새 폐쇄된 야후와 파란 계정도 네이버와 한메일 다음으로 많은 10%대를 차지했다.
네이트 계정 사용자는 의외로 적었는데 유니텔과 프리챌 계정과 비슷한 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초창기 계정인 하나포스를 비롯해 90년대 한창 사용 붐이 일었던 드림위즈, 엠팔 등의 계정 사용자도 적지만 여전히 있었다. 특히 파란, 유니텔, 프리챌 등 지금은 운영되지 않는 포털 계정 사용자가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아이디와는 별개로 소위 ‘올드’한 이미지가 연상되는 단점이 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메일(hanmail) 유저는 40%(46명), 네이버(naver)는 21%(24명)이었으며, 야후(yahoo) 9%(10명), 파란(paran) 7%(8명) 으로 조사됐다. 네이트(nate)와 유니텔(unitel), 프리챌(freechal)은 각각 4%(4명)로 같았다. 하나포스(hanafos), 엠팔(empal), 코리아(korea), 드림위즈(dreamwiz) 등은 2%(2명)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병원 고유 호스팅 계정을 사용하거나, 업체 등의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도 5% 정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