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한 동양백화점 나이트에서 (1980 경) 인기가수 김추자의 공연이 있었다.“추자!”는 곧 “Let's Dance" 라는 뜻인지 원조 댄싱가수의 현란한 춤은, 기름지고 뇌쇄적인 음색과 함께 그녀의 상표였다. 공연 막바지, ”늦기 전에“던가? 두 어깨를 격하게 흔드는 동작에 드레스 어깨끈이 흘러내리면서, 새까만 꼭지로 하여 더 희고 탐스러운 젖가슴이, 밝은 조명 아래 눈부시게 드러났다. 순간 객석은 숨이 멎은 듯 조용해지고,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는 내 목젖이었나? 하기야 필자 또한 피 끓는 30대 청춘이었으니까... 슬로비디오처럼 매우 천천히 어깨끈은 원위치하고, 춤과 노래는 그대로 이어졌다.다음날 시내 젊은 술꾼들 사회는 술렁거렸다. 노출이 돌발 사고였는지 신중현 사단의 신중한 기획·연출인지, 의견이 분분하였다. 그날 밤 클럽은 서서라도 마시겠다는 사내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는데, 애석하게도 고대하던(?) “사고”는 없었단다. 첫날의 해프닝이 “고도의 팬 서비스”나 “누드 마케팅”이 아니었기를 바라는 마음, 이건 또 무슨 심보였을까? 김추자씨가 33년 만에 컴백했다는 소식에 문득 떠오른 추억이다. 말 그대로, “나야 고맙지 뭘!” 해롤드·로빈스의
이번 칼럼에서는 지금까지 간략하게 소개해드린 호주 치과관련 직종의 전반적인 분포 (Private vs Public)에 대해서 이야기 해드리려고 해요. 한국에서와는 달리 치과대학교 졸업후 바로 대학원으로 진학할수 없는 호주에서는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개인병원이나 국립병원으로 취업을 하고요, 극소수의 학생들은 군의관에 취업을 해요. 불과 몇년전만해도 치과대학 졸업생들은 졸업식도 갖기 전에 취업을 하는 경우가 거의 100%에 가까웠었어요. 개인병원, 국립병원을 불문하고 일자리를 구하기가 굉장히 쉬웠죠.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치과대학과 졸업생 숫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졸업식 이후에도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듣곤 하지요. 물론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대도시를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선호도가 낮았던 국립병원에서 일하는 것 조차도 지금은 굉장히 어려워졌고,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안정적인 국립병원을 선호하는 졸업생들도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아직까지도 국립병원보다 개인병원의 선호도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수입일 꺼에요. 대체적으로 개인병원에서 일하는 치과의사들의 수입이 국립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약 1.5배
현재 나이가 대략 쉰을 넘기셨다면 무애 양주동 박사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2학년 국어교과서에 그 분의 글이 실렸었는데 제목이 '면학의 서'(勉學의 書)였습니다. 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수필과 함께 양주동 박사의 글이 지금도 새록새록 기억이 나는 이유는 그 만큼 글 솜씨가 좋았다는 뜻이겠지요.양주동 박사는 스스로 자신을 국보라 칭하실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분이셨는데, 특히 향가 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요. 흔히 조선의 3대 천재라 해서 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 그리고 벽초 홍명희를 꼽는 분들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 정인보와 양주동을 넣기도 합니다. 그 만큼 양주동 박사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한 획을 그으신 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면학의 서'에는 다양한 표현(현학적이기도 하고요)이 등장하는데, 이를 기억해두었다 적절히 써먹기도 좋습니다. 박이부정, 박이정, 안광이 지배를 철하다, 남아수독오거서, 고칠현삼, 우수마발... 대충 이런 표현들입니다.오늘은 고칠현삼(古七現三)을 응용해 보도록 하지요. 고칠현삼은 예전 수원 시내에 있던 클래식 음악감상실 이름이기도 한데, 고전을 칠, 현대문을 삼 정도의
현대인들은 항상 일에 쫓긴다. 끊임없이 울리는 카톡, 밴드, 이메일, 전화에도 답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을 옭아매는 기구로 사용된다. 수익을 올리고, 경쟁에서 이기며, 성공하기 위한 레이스에서도 뒤쳐져선 안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쫓기듯 비현실적인 시한을 정하고,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는데 에너지를 방전한다. 그리고 좌절하고 분노한다. 현대인의 질환의 85%는 이 스트레스가 원인이며, 70% 이상이 자기 직업을 싫어한다. 치과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젊은 치과의사들이 다시 태어난다면 치과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얘기한다. 평균으로 쳐서는 여전히 치과의사 소득은 전문직 중에서도 상위권인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치과의사들은 쉼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 신소재, 새로운 장비를 익히고 받아들여야 한다. 늘 저널과 신문과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야 하고, 바뀌는 보험제도를 익혀야 한다. 보수교육에 치과경영에 환자관리까지.. 불안과 스트레스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먼저 '삶은 사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방법 몇가지를
고등고시로 소수 정예만 뽑던 시절에는 급수도 높았다. 소년등과(재학 중 합격)나 3관왕(사법·행정·외무)은 옥루몽의 문창성처럼 거의 신적인 존재였다. 그러나 화려한 출발에 비해 대성하는 확률이 반드시 높지는 않았다. 삼관왕의 탄생비결을 생각해 보자. 첫째, 미리 찍었던 주관식문제가 보기 좋게 적중한 경우다. 말하자면 재수다. 둘째, 돋보기로 무장한 네거티브 채점관이다. 평균점수 60점에서 수석은 1, 2점 높고, 합격여부는 소수점 한 두 자리에서 좌우된다. 감점 당할 부분을 잘 피하는 것이 요령이다. 결국 실력이 있어도 득점 요령과 운이 따라주어야만 한다.굳이 삼관왕에 도전하는 동기는? 천재 득점기계의 현시욕일 확률이 높다. 그렇게 탄생한 3관왕이, 턱걸이로 붙었으되 오로지 한길만을 용맹정진한 판관보다, 낫다는 보장이 있는가? 예상과는 달리 너그러운 덧셈보다 날카로운 뺄셈의 공식으로 재단하는, 재승덕박(才勝德薄)의 외골수 판관이 된 우려가 없지 않다. 서울 교육감후보 고승덕씨는 압도적 우위에서 급전직하로 추락하였다. 이름을 “재승덕박”에서 따온 건 아니겠지만, 딸이 직격탄을 날린 정황으로 보아, “혹시나?” 싶다. 농담이다. 고 박태준씨에 대한 배신(?)
청포도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칠월]7월은 방학을 맞는 달이다. 학구적인 편이 아닌 대부분의 학생들에겐 방학은 학기 내 노역(?)을 보상하는 즐거운 선물이었다.그리고 가끔씩 '이육사의 시 청포도 읽고 외워오기' 같은 꽤 맘에 드는 숙제가 여름방학 과제물 속에 끼어들기도 했다.한여름의 땡볕이 마당을 달굴 무렵 툇마루에 걸터앉아 육사의 시를 읽었다.읽을수록 시 속으로 이입되는 나를 느꼈지만, 이 시와 연관된 이미지가 바뀐 적은 한번도 없다.거기엔 언제나 파란 하늘과 잘 익은 연두색 포도 그리고 멋스러운 나무식탁이 바다를 바라보며 놓여 있었다. 집 앞 포도나무에 열리기 시작한 불투명 포도알을 한참을 들여다 본 적도 있다. 안타깝게도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히는' 장면을 재현할 순 없었다.이 즈음의 시는 대개의 경우진지
방송인 강호동씨는 선배 이만기 장사를 딛고 정상에 올랐지만, 그 뒤로 프로씨름계는 크게 기울었다. 귀가 안보일 정도로 살찐 볼, V라인을 몇 개쯤 합친 안면, 불편할 만큼 날카로운 눈매, 통상적인 트렌드를 완벽하게 거스르는 비 호감 캐릭터로 MC계를 평정한 “역(逆)의 성공” 스토리다. 비 호감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발성도 무엇 무엇 하는 목소리다. 워낙 인기가 높다하니 필자만 안보면 그만이지만, 예의 “모방 풍조” 덕분에 채널 곳곳에 비 호감이 널렸으니, 막장드라마나 볼 수밖에...강호동의 가수버전이 바로 싸이다. 랩이 별로인 필자가 랩과 비 호감을 겸비한 싸이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것도 신기한 일이다. 처음 만난 곡은 “챔피언”이었다.방방 뛰며 자신 있게 내지르는 랩이 가만히 들어보니 장난이 아니다. “넘어질 수는 있어도 쓰러지지는 않아”라는 대목에서 두 가지 사실을 읽었다. 첫째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모르되, 적어도 내 의지로 무릎을 꿇지는 않겠다는 선언이다. 둘째, 한국어가 고집스럽게 수동형을 피하는 이유가, 민족 고유의 DNA 즉 지기 싫어하는 오기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알게 모르게 이런 자신감으로 무장한 싸이는, “우리가 바로 챔피언!
의료분쟁에 관하여 환자와 의사의 입장이 더 이상 대립되는 형태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하고 이해를 표현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이 쏘리웍스이다.의료소송은 의사의 과실이나 의료처치 후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인해 주로 발생하게 된다. 최근까지도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경우 의사 개인과 환자간의 문제로 생각하고 개인적인 수준에서 해결하기를 요구하는 사회적인 시선이 있었다. 환자 본인의 입장이거나 보호자된 입장으로서 환자측은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되고 이로인한 결과로서 의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 반대로 의사의 입장이라고 해서 이와 다른 것은 아니다. 의사 또한 의료적인 성공을 목표로 하지 위험한 상황에 당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서로간의 입장이 대립된다기보다는 문제가 발생한 뒤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방식에서 오는 차이라고 볼 수 있다.쏘리웍스에서 설명하고 있는 “진실말하기”프로그램을 통해서 환자는 의사의 과실유무를 비롯한 왜곡되지 않은 진실을 이해할 수 있다. 환자의 심경을 공감해준다는 것은 특정한 말이나 행동이 아닌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고 덩달아 필요한 사과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를
어렸을 적부터 궁금했다. 가슴에 청진기를 갖다 대거나 기껏 눈두덩이나 혀를 뒤집어보는 의사는 내과(內科)의사고, 정작 배를 갈라 뱃속을 휘젓는(?) 의사가 외과(外科)라니, 이건 안팎이 뒤집힌 것이 아닌가? 생물은 끊임없이 연료를 주입하고 연료가 잘 타도록 공기를 불어넣어야하는 숙명을 지니고 태어난다. 사람은 입에서 항문까지(胃腸管) 계속 음식물이 드나들고 열심히 풀무질을 하며(肺·氣管), 여기서 나온 에너지를 심장과 혈관(管)을 통하여 전신에 골고루 배달해야 하는, 시종 관(管)으로 이어진 “속 빈 강정”인 것이다. 관의 바깥부분, 즉 점막은 몸 밖이고, 밖을 다루니까 외과다. 그래서 생명을 이어주는 연료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잘못 열 받은 인간은 때때로 연소 촉진제를 필요로 한다. 연탄이 꺼질 때 쓰는 번개탄처럼, 빵과 밥을 뛰어넘어 화력을 올려줄 “술”이 땡기는 것이다. 술이란 무엇인가? 마시면 취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통음(痛飮)한 다음 날에는 구역이 나고, 머리가 깨질듯 아프며 장을 쥐어짜듯 수축할 때마다 진땀이 흐른다.뱃속을 뒤집어 소지품을 몽땅 내 놓았는데도 구토와 수축은 그치지 않으니, 사나이는 변기통을 끌어안고 외로운 발성연습을 반복한다
아무리 붕장어(곰장어), 먹장어(아나고), 민물장어(뱀장어)가 맛있다 해도 갯장어 앞에서는 명함을 내밀 수가 없습니다. 크기도 뱀장어의 두 배까지 자란다고 하니 장어 중에도 왕이라 할 수 있죠. 칠성장어나 무태장어도 있지만 워낙 희귀한 놈들이거나 괴상망측하게 생긴 놈들이라 별도로 하고 말입니다.갯장어(하모)를 고흥지방에선 ‘참장어’라고도 부른다는군요. 그렇다면 나머지 장어들은 장어도 아니라는 말이 되네요. 우리나라 갯장어의 대부분은 고흥과 여수 그리고 경남 고성에서 잡힙니다. 그 중에도 굵고 튼실한 놈은 잡히자마자 바로 일본으로 보내는데, 요즘은 서울로도 제법 올라오는 모양입니다. 교토나 오사카의 유명 가이세키 집에서 사용하는 어린이 팔뚝만한 놈들은 거의 국내에서 수출한 것이라지요? 그런데 장어 중에도 회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나고와 갯장어뿐입니다. 뱀장어를 회로 먹지 않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추정하건데 몸에 기름기가 너무 많아 배탈이 나기 때문은 아닐까요? 기생충 때문이라면 갯장어나 아나고도 마찬가지로 회로 먹지 않겠지요. 그리고 아나고와 갯장어는 바다생선이고, 민물장어는 말 그대로 민물에 살기 때문에 육질에서 비릿한 흙냄새가 난다고들 하네요.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