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소중하지만, 맞지 않는 환자는 보내라' 편에서 환자들의 성격을 진단하는 도구로 DISC 시스템을 소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환자의 동의를 받아내는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뭐니 뭐니 해도 그들을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이다. 환자들에게 치과의사는 여전히 사회적 엘리트집단이므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가령 대기실의 환자 이름을 부르면서 먼저 인사를 해 보라. 그에게 직접 커피를 건네고, 그가 자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도록 잠깐이나마 진심으로 그에게 관심을 집중시켜 보라.그와 마주 앉았다면, 당신의 의자 위치를 조정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바디랭기지도 환자와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신의 의자가 환자 의자를 기준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 너무 가까운지, 너무 먼지 아니면 너무 높은지? 이런 요소들은 원장 선생님에 대한 환자들의 선입견에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치과경영에 관심이 많은 A 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나는 항상 '스트라이크 존'에 앉는다. 내가 붙인 이름인데, 환자와 비스듬하게 앉은 위치를 의미한다. 이런 각도에서는 언제나 환자를 똑바로 볼 수 있고, 팔을
박정희 대통령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시를 시험제에서 추첨제로 바꾼 이후 평준화가 대세가 되었습니다.(중학교는 69년, 고등학교는 74년부터 평준화가 되었던가요?) 물론 그 이후에도 간간히 시험제를 유지하는 지방 명문고도 있었고, 최근엔 특목고니 자사고니 하면서 별도의 입학 사정을 하는 곳이 있긴 하지요.평준화가 좋은지 아니면 입시경쟁을 하는 시험제가 좋은지는 제가 교육학자가 아니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계층 이동이 가능했던 사다리'가 없어진 것만은 분명해보입니다. 시험제가 있을 때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가 꽤 있었지만, 이제는 '현대판 음서제'만 기승을 부리고 있거든요.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은 물론이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려면 매년 수천만 원의 학비가 들어갑니다. 물론 순수 학비와 교재비만 그러하니 졸업할 때까지 몇 년을 뒷바라지 하려면 좋은 집안 출신이 아니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졸업만 하면 또 무얼 하겠습니까? 결국 실무를 익히려면 취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또 높다란 장벽을 만나게 됩니다. 부모가 의사, 치과의사라면 자신과 관련된 병원에 부탁을 해서 수련을 받게 하고, 결국 자기 병원을 이어받게 하는
“의사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가진 사람을 치료 한다”사람 밖에서 존재하는 질병이 없기 때문이다. 환자가 없다면 의사의 존재도 필요 없고, 의사가 없으면 환자 또한 의미가 없어진다.현대의학은 질병의 치료에는 과학적 이론과 방법만이 최상의 수단이가 생각 뿐 질병을 가진 사람에 대한 연구는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의학은 질병 자체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과학적 의학과 환자 중심으로 치료의 본질을 강조하는 인문학적 예기의 관점이 서로 대립되는 차이점과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다. 과학적의학지식과 예기에 속하는 경험적 지식을 통합해서 질병치료에 어떻게 적용시키는 문제가 현대의학의 과제이다. 현대의학은 과학적 객관적 지식만이 유용한 정보이며, 경험적 지식은 주관성이 좌우되고 변화무쌍하고 애매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실 의사들이 지니고 있는 지식은 학문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지만 또한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것도 임상의사에게는 중요한 주제가 되는 것이다. 경험은 지각(知覺, perception)과 인지(認知, cognitive)를 통해서 얻어지는 정보이기 때문에 지식의 새로운 범주를 창출해 보다 넓게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팔십 년대 초까지도 빈대라는 놈이 있었는데, 책갈피나 벽 틈에 숨었다가 불을 끄면 우루루 달려들어, 물리면 사흘쯤은 미치게 가려웠다. 보통 살충제는 어림도 없고 “쥐약이나 빈대 잡아요!” 외치고 다니는 행상꾼들이 있었다. 덕분에 빈대가 박멸되자 동시에 이들 꾼들도 사라졌다. 이들은 맹독성 농약 파라치온을 희석해서 집안 구석구석에 뿌렸는데, 아무리 긴 옷에 마스크로 무장을 해도, 조금씩 스며든 농약이 결국은 목숨을 앗아갔다고 했다. 사실은 때마침 연탄보일러가 보급되자 벽 틈에 살던 빈대가 전멸하고, 따라서 꽤 벌이가 좋던 빈대 잡이 직업도 사라졌다는 해석이 보다 더 그럴듯하다. 이제는 연탄보일러마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영화 사브리나에 나왔던 롤스로이의 최고급 차 팬텀. 일본의 한 졸부가 주문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돈 좀 있다고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다는 것. 세태 변화는 어쩔 수 없어 콧대 높던 이 회사도 외국기업에 넘어간 뒤 달라졌다고 한다. 제일모직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최고급 양모를 사려고 호주에 갔더니 역시 안 판다는 대답을 들었다. 몇 년 공을 들이니까 그제야 정장 열 벌 분량을 팔고, 정식 바이어로 인정받기까지 10년이 걸렸다던가?
섬돌 신덕재(중앙치과 원장, 치문회 회원) 예쁘지도 곱지도 않은 둥글넓적한 섬돌 목수의 고운 눈썰미로 여기에 왔네 짚신 나막신 꽃신 고무신 운동화 구두 모두 나의 벗이네 가끔은 지팡이가 나를 의지하네. 신발 제대로 놓으라는 할아버지의 호통에 나는 화들짝 놀라고 빗물에 미끄러져 이마를 찐 손자 녀석이 미안해 처마 끝 낙숫물에 눈을 흘긴다. 강아지가 놀아주고 어린 손녀의 소꿉 놀이터가 될 때 난 난 난 정말 좋다. 나의 넓은 등에 서서 향나무 우물 너머 아스라한 들판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어르신의 모습 나는 어르신을 떠받드는 섬돌. [놀이] 섬돌의 사전적 의미는 '집채의 앞뒤에 오르내릴 수 있게 놓은 돌층계'지만, 그건 그냥 하나의 사물을 규정하는 이름일 뿐이다.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 결국 화자의 시간과 기억일 수밖에 없다. 이 시 '섬돌'에서의 섬돌은 보셨다시피 단순히 마루 아래, 뜨락 위에 붙박이로 놓여 있는 목재 층계가 아니다. 적어도 화자에겐 정겨운 가족들의 신발, 할아버지의 지팡이, 강아지, 어린 손자 손녀와 시간의 온기를 함께 나눈 공동체인 셈이다. 이처럼 무심할 수 있는 사물에 의식을 불어넣는 작업은 순수를 담보로 한다. 그 순수를 매개로 독자들
월남전으로 군의관 수요가 갑자기 늘자, 미 정부는 수련병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외국 의사들을 받아들였다. 1960년대 후반부터 많은 한국의사가 도미하여 미국 의료계의 현실이 알려졌다. 역시 정형외과와 산부인과가 인기인데 의료사고에 대비하는 보험료도 높아서, 보통 매출액의 2, 30%라고 했다. 의료사고소송을 Medical Malpractice Suit로 번역하지만, Malpractice는 의사의 태만이나 잘못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불행한 경우에는 (Medical) Accident로 불러야 옳을 것이다. 실제로 과오와 불가항력의 경계는 애매한 경우가 많고 실정법은 현실적인 약자를 더 보호하므로, 의사는 소송에 대비하여 거액의 보험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일반 상거래에서 보험료가 매출액의 2, 30%라면, 그렇게 위험한 직업은 존립할 수 없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의 문제이므로, 일정 비율의 사고를 상정하고 위험을 분산시키자는 것이 의료사고 보험이다. Insurance가 아니라 Risk Allowance이다. 과거에는 대체로 원장 개인이 사고를 해결했지만, 이제는 한계에 달하여
제 나이 언저리에는 유명한 '여류작가'(어떤 분들은 아예 ‘여류’라는 표현 자체를 거부합디다만)들이 꽤 있습니다. 은희경, 신경숙, 최영미, 공지영, 하성란... 그러나 제가 흠모해 마지않았던 박경리 작가와 박완서 작가가 돌아가신 이후의 여류작가계는 뭔가 허전합니다. 이 말은 서사적이거나 질곡 같은 우리네 삶이 녹아든 그런 작품들을 내기엔 현존의 작가들이 조금은 '약해' 보인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약게'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더하여, 순전히 제 개인적 입장에서 보았을 때 작품이 조금 부담스러운 작가도 있습니다. 제게는 작품성에 대해서는 논할 자격이나 능력도 없지만, 소설가 K씨와 시인 C씨의 작품은 읽고 나면 약간의 불편감이 생깁니다. 그 불편감이란 것이 솔직히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저의 속마음을 들켰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로 시작하는 까닭은 동아일보 김화성 기자가 쓴 '순대이야기'의 서두에 C의 시가 실려서인데, 시를 읽어보면 순대라는 음식이 돼지국밥과 더불어 사내들 혹은 수컷들의 상징적 음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라는 건 C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혼자라는 건 실비집 식탁에 둘러앉은 굶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본 가격파괴현장. 시내에서 $2.50에 산 담배 한 갑이 단 80전이다(1988). 이런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싼 나라에서 구매하고, 도매상을 건너뛰어 유통마진을 줄이며, 공동구매 회원제 형식으로 세금을 절약하고, 최소한의 계약직 직원만 쓴다. 세계화 초창기에 발 빠르게 출현한 대형마트였다(Price Club). 몇 년 뒤 디트로이트에서 골프화를 고르는데 같은 상표에 $40와 $120 두 종류가 있다. 싼 것을 골라 비오는 날 신어보니, 완벽한 수륙양용으로 물이 제 집 드나들 듯 한다. 알고 보니 Made in Taiwan, 세계화가 한발 더 진화하여 임금이 싼 “현지공장”에서 만들어 온 것이다. 다시 몇 년 뒤 일본에 100엔 상점이 생겼다. 러닝셔츠·팬티가 무조건 100엔으로 1/3 값인데, 모두가 Made in China. 이제는 한국에도 천원상점과 다이소가 성업 중이다. 급하게 안전핀을 샀는데 천원에 40개다. 한 번 더 쓰려니까 바늘 끝이 말리고 휜다. 국산을 찾다가 중앙시장 2층 단추가게 한 구석에 숨만 붙어 있는 B사 제품을 만났다. 값은 중국산의 8배인 5개 천원, 옛날만은 못해도 그럭저럭 쓸 만하다. 바지
이번 칼럼에서는 School Dental Service 제도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해요. 요즈음 한국에서는 무상급식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것 같은데요, 호주에는 무상급식은 없지만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치과 치료를 해줘요. 호주는 이미 1980년대에 전국에 있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치과 치료 보급이 시작 되었어요. 이 제도를 시작하게 된 근본적인 계기는, 치과의사가 많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개인병원에서 치과치료 받기가 굉장히 비쌌고, 구강위생에 대한 호주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부족해 20대가 되기 전에 벌써 치아를 잃고 틀니를 쓰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러한 사회적 문제 때문에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교육시키는 동시에 어렸을 때부터 정기적으로 치아 검진을 받도록 해 장기적으로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들지 않게끔 하려는 것이 호주 정부의 정책이었어요. 지금 현재 퀸즐랜드주 에서만 학생들을 위한 약 300개가 넘는 치과버스 (School dental van)와 치과들이 있어요. 이러한 정책으로 호주에서는 부족한 치과의사만으론 불가능한 이런 큰 일을 실현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구강위생교육과, 간단한 유치발치 그리고 간단한 유치충치치료
한 일간지 주말 섹션이 세계적 기업 P&G의 성공전략을 분석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2천년대 들어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이다. A.G. 래플리 회장과 '승리하는 경영 전략(Playing to win)'이란 책을 함께 낸 로저 마틴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교수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 매체는 P&G 성공전략의 다섯가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냈다. 치과경영에도 충분히 참조할만 한 내용이라 주요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1. 선택을 두려워말라 P&G의 전략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선택'이 된다. 부연하면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이다. 이들의 성공도 '선택'을 잘한 결과였다. 1970년 무렵 이 회사는 세탁 세제 15개와 식기 세척 브랜드 5개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각각 5개와 3개로 줄었다. 하지만 두 부문에서 버는 돈은 예전보다 훨씬 많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선택은 그들에게 특정한 행동을 강요하고, 꼼짝 못하게 하고, 위험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선택을 피하기만 해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승리'의 정의는 무엇일까? 그건 딱 두 가지이다. 정말 차별화된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