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김일성의 남침으로 농사까지 망쳐 온 국민이 가난에 허덕이고, 어딜 가나 시장형편은 부산과 비슷하였다. 대전은 양키시장으로 시작하여, 몇 번의 화재와 신축을 거쳐 도매시장, 다시 중앙시장이 되었다. 서울은 이름이 자유 대도 남대문시장 등이었는데, 안쪽에 미제물건을 파는 도깨비시장이 있고, 건너편 양동 골목에 미군부대에서 나온 잔반을 넣고 끓인 꿀꿀이죽이 푸짐했다. 가게에 단칸방이 딸린 판자 집은 다닥다닥 붙었고 지붕은 타르 먹인 루핑에 호롱불과 석유곤로 일색이니 사흘이 멀다 하고 불이 났다. 시장에 불이 난 다음에는 불같이 일어난다하여 은행에서 돈을 잘 빌려주었고 상인들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식량은 미국 잉여농산물 원조로 밀가루와 분유와 불면 날아갈듯 한 안남미요, 기름은 미군부대 뒷문으로, 석탄은 기차역에서 역시 비공식으로 유통되었다. 전후(戰後) 10여년을 GNP $100 미만의 최빈국으로 ‘국가재건’에 매달렸던 시절이다. 북한은 달랐다. 장개석과 국공(國共) 내전 중 김일성의 도움을 받은 모택동은, 전세가 북한에 불리해지자 즉각 파병을 결정, 북한 내 중공군이 최대 120만 명에 이르렀다. 휴전 후 원조 $10억에 1956년
사전을 찾아봤더니, '대가리'는 '동물의 머리'를 이르거나 '사람의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머리라는 말보다는 소대가리가 더 정확한 표현일 텐데, 소에 대한 고마움 내지는 '오마쥬'로 그러한 표현을 쓰지 않았나 싶군요. 그러나 돼지, 닭, 오리, 말... 할 것 없이 대가리와 머리를 혼용해서 쓰는걸 보면 조금 헷갈리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멸치' 말고는 대가리가 어울리는 동물이 거의 없는 건 아닌지요.조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요즘의 수원 종로 네거리는 화성행궁과 종루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큰 광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거리 한 모퉁이엔 110년도 훨씬 넘은 교회와 바로 그 옆에 카톨릭 성지인 성당을 제외하면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던 건물들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 광장 자리엔 원래 수원시외버스 터미널이 있었습니다. 터미널 옆엔 우체국이 있었지만 이젠 흔적도 없어졌고, 터미널 근처의 한 약국은 박카스와 활명수 그리고 이명래 고약 매출이 전국 제일이었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당연히 많은 병의원들이 모여들었는데, 요즘 남아 있는 병원이라고는 겨우 한 두 개 정도입니다. 일본인들은 화성행궁을 없애고 그 자리엔
1950년 11월, 동부전선의 유엔군 10군단 3만여 병력은(사령관 아몬드) 그 존재도 몰랐던 중공군 제9병단 15만의 기습으로 전멸의 위기에 빠졌다. 특히 주력부대의 하나인 미 해병 1사단은(스미스 소장: 12,000), 중공군 7개 사단(12만)이 포위한 약 40km의 장진호협곡을,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추위로 병사 절반 이상이 동상을 입은 채, 14일간 악전고투를 거쳐 탈출에 성공 한다 (전사 2,500, 실종 200, 부상 5,000). 중공군 제9병단도 그 뒤로 4개월 간 전투에 복귀하지 못할 만큼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 전쟁의 흐름이 바뀌었다. 1983년, 당시 살아남은 전우들이 모여 ‘Chosin Few’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미군이 쓰던 일본지도에 장진이 일본발음 초신으로 되어 있고, “Chosen Few 하면 선택된 소수”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잭 니콜슨과 탐 크루즈의 영화 “A Few Good Men"도 여기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흥남에 집결한 미 3, 7사단과 국군 제1군단 등 도합 105,000, 그것도 대부분 총상·동상에 시달리는 부상병들을, 적의 추격 속에서 장비와 함께 철수시키는 일은 큰일이었다. 필수차량만 17,5
‘만일 곧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결국 우리가 가고 있는 곳으로 가게 될 것이다.’ 미국의 코미디언 어윈 코리가 한 말입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무척 속 깊은 잠언입니다. ‘빨리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결과는 예상한 그대로’라는 의미이니까요. 어윈은 100세에 가까운 나이에 40억원대 자산가이면서도 매일 길거리로 나가 구걸을 해 모은 돈으로 불쌍한 아이들을 도왔습니다. 그는 아마 ‘지금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집안에서 외로이 죽을 날을 기다리는 늙은이로 생을 마감하게 되리라’ 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치과계를 두고 한번 생각해보죠. 지금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개원가는 어떻게 될까요? 아니 그 보다, 지금 치과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상황을 일반화시켜 정리하자면 치과계는 지금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예전엔들 경쟁이 없진 않았지만, 이전까진 그래도 ‘여기까지야’ 하고 선을 그어둔 부분이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안전장치마저 모두 제거되고 말았습니다. 안전장치란 가격, 지역, 종별 구획을 말하는데, 그런 구획들이 무너지면서 이젠 얼마를 받건, 어디에 있건, 병원 의원 가릴 것 없이 모두가 한데 엉켜 악다구니
이번 칼럼에서는 제작년에 타운스빌 국립병원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 하려고 해요. 호주뿐만이 아니고 서양사회에서는 요즘 점점 더 결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혼도 워낙 많이 하고, 또 결혼을 안하고 아이를 낳아서 사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러한 세태변화로 인해 병원에서 생기는 작은 문제점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미성년자들의 치과 치료시 부모님(Legal guardian)의 '치료동의서' 작성 문제입니다. 미성년자(만 0세~17세)의 경우 발치나 충치치료는 물론이고 방사선촬영이나 검진까지도 부모님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요. 보호자가 함께 치과를 방문했을 경우 구두로 동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호주 국립병원에서는 어떤 경우든 문서로 부모님의 동의서를 작성을 해야 해요. 그리고 문제는 종종 병원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는 어른 혹은 보호자가 아이들의 법적 보호자 (legal guardian)가 아닌 경우에 발생을 하지요. 그리고 법적 보호자는 친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 이지만 부모가 알코올 중독이거나 전과가 있을 경우, 혹은 부모가 이혼을 해서 양육권이 바뀐 경우에도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부모가 직접 아
치과대학 교양과정인 예과에서 ‘세계문화사’를 만났다. 고교시절 사건·인명·연대를 달달 외운 세계사가, 지나간 인류사회 사실(Fact)의 나열이라면, 그 시대 문화를 읽는 인문학단계로 격상된 것이 문화사다. 사전을 보면 ‘문명’은 “사회의 기술적·물질적 발전에 의하여 인간의 생활이 발달한 상태”요, ‘문화’는 “인간의 본성인 이상을 실현하려는 활동의 과정 또는 성과, 특히 예술·도덕·종교·제도 등 인간의 내면적·정신적 활동의 소산”으로 정의한다. 문명은 단기에 압축성장이 가능하지만, 문화는 면면히 이어지는 노력과 축적을 요한다. 또 문화가 앞장서서 문명을 이끌어 갈 때에만 역사는 정의 방향으로 나간다. 세월호와 같이 함량미달 전문직에 의한 대형사고, 땅콩 회항처럼 유치한 재벌 3세 임원, 어장(어쩌다 장관이 된) 수준의 고위공직자가 보여주는 추태 등 무한 재방송되는 국제적인 망신은, 바로 GNP 3만 달러의 문명을 성취했으되 문화는 아직도 3천 달러수준에 머물러 있는, “문화와 문명의 괴리(乖離)”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결론은, “문화의 생활화” 즉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문화시민으로 거듭나야만, 원시적·후진적인 추태나 망신, 비극에 마침표를 찍고,
예로부터 소라는 동물은 살아서는 사람을 위해 죽도록 일만 하고, 죽어서도 버리는 것 하나 없이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고 갑니다. 그렇게 착한 놈을 신년벽두 대낮부터 먹으려니 께름칙하긴 합디다만,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 소(한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특별히 한우나 수입육을 따지지 않습니다. 등심과 같은 부위를 좋은 숯에 구워먹을 때는 한우를 선택하지만, 양념을 한다거나 찜, 국 등으로 요리를 할 때는 육우니 혹은 수입육이니를 가리지 않지요. 고소함이나 씹는 질감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양념을 해버리면 맛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어려운데다 합리적이지 못한 가격 차이를 받아들이기 싫어서입니다. 비록 양력 설날이긴 하지만, 그래도 새해이니 첫 술을! 그것도 낮술을 하고 싶은데 뭘 먹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두어 메뉴를 고민하다가 꼬리찜 사진을 보고는 바로 결정을 해버렸지요. 다음은 누구를 불러야 할 지 고민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치과대학 동기들이 제일 만만합니다. 삼십여 년 이상을 비슷한 환경에서 살았으니 서로의 사정을 가장 잘 이해해주기 때문이겠죠. 카톡을 보냈더니 넷 중에 셋이나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5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사내들은
환자들이 내원하게 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 중에 환자의 주소(Chief complain)를 듣는 일이다. 치과질환에서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아프다’는 표현과 ‘이가 시리다’는 표현이 제일 많을 것이다. 교과서에 나열 되어있는 주소의 내용은 의학적인 용어로 동통, 치은출혈, 지각과민(Hypersensitivity), 입냄새, 잇몸가려움 등으로 기술이 되어 있지만 막상 환자들이 호소해오는 주소는 환자 나름대로의 극히 평범하고 유치한 표현으로 그들만의 특이한 언어(言語)로 표현하기 때문에 우리는 환자들이 그러한 호소를 재구성 편집하여 또다시 의학적인 주소로 바꾸어 판별, 분석함으로써 치과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방법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우리들이 가장 곤혹스럽고 또 오진을 범하기 쉬운 경우가 환자의 주소를 잘못 판별했을 때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과장되거나 엄살이 지나치거나 또는 전혀 거짓 호소를 해오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정직하게 환자들의 호소를 그대로 받아 치료를 적응하면 과잉치료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사실 치과질환이란 진단의 학문이 아니다. 치과의 2대 질환이라 불리우는 충치나 잇몸병은 누구나가 찾아낼 수 있고 또
겨울 진미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삼치회가 가장 ‘BEST OF BEST’라고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송구스럽게도 제대로 된 삼치회는 아직 먹어보지를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삼치회 그것도 대삼치회를 먹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나 책자에 언급된 내용을 종합했을 때, 막연하게 그렇지 않을까 하는 저만의 추측인 게지요. 그러나 냉동 상태로 올라 온 삼치회는 몇 차례 경험을 해보았는데, 그 맛이 마치 부드러운 셔벗이나 옛날 ‘서주 아이스주’ 비슷한 맛과 질감이었던 기억입니다. 헌데, 내륙에서는 왜 삼치를 회가 아닌 구이나 조림으로만 먹을 수밖에 없을까요? 삼치는 선어 상태로 보관을 할 때 이틀 정도가 한계라는군요. 그러니 대삼치가 아닌 작은 삼치를 냉동하여 시중에 유통을 하는 것이죠. 결국 우리는 구이나 조림 맛으로만 삼치를 평가해왔던 것입니다. 게다가 삼치는 살이 워낙 부드러워 선어 상태에서 회를 뜨기도 쉽지가 않은데다 아마추어가 어설프게 썰면 살이 그냥 뭉게져 버립니다. 그래서 삼치는 잡자마자 포를 뜬 뒤에 랩을 씌워 그대로 얼려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냉동된 상태의 삼치는 초보자라도 쉽게 썰 수가 있습니다. 회를 썬 뒤에도 절대 녹이면 안 됩니다
올 해에만 4,798명의 치과위생사들이 새로 배출됐습니다만, 일선 개원가에선 늘 인력수급이 문젭니다. 광고를 내도 지원자조차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보건기관을 포함해 전국 치과에 근무하는 치과위생사 수는 기껏 2만7천 명 정도입니다. 1년에 5천여 명의 신규 인력이 배출되는 걸로 치면 겨우 5.5년 치 자원만 현업에 남아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모두 어디로 간 걸까요? 설마 5년 동안만 일하기 위해 어렵게 치과위생사 자격을 딴 건 아닐테고, 대체 그 많은 인원이 죄다 어디로 숨어버린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유는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결혼 등 개인 사정으로 인한 자발적 유실분이고, 다른 하나는 치과에서 선호하는 년차를 지난 고임금 인력들의 ‘자의반 타의반’식 도태입니다. 치과위생사들은 근무 경력이 한곳에서 쭉 이어지면 비교적 오랜 기간 현장에 남지만, 이리저리 치과를 옮겨 다니다 보면 뜻하지 않게 조기에 현업에서 물러나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결국 한 해에 5천여 명이나 배출되면서도 현장에선 필요한 인력을 제 때 채용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빚어지는 거지요.그러나 인력문제는 하소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