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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무 · 정책

SIDEX '3주간의 전쟁'이 남긴 과제

'중앙회와 지부가 따로 놀아서는 될 일도 안 된다'

 

SIDEX가 지난주 잠복기 2주를 넘기면서 드디어 코로나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행사와 관련해 감염자가 발생하지도, 확진자가 다녀가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이 된 셈이다. 어쩌면 개막 직전까지 SIDEX 강행을 나무란 언론의 덕을 톡톡이 본 건지도 모른다. 그만큼 덜 모였고, 그만큼 더 조심했고, 그만큼 기준 이상의 방역시스템을 불평없이 작동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위가 발표한 참가인원은 4,500명이었다. 8천여 명이 사전등록을 했으나, 서울시의 집합제한명령이 발동되면서 1,600여 명이 빠져 나갔고, 최종 등록인원 5,400여 명 중에서도 900여 명이 참가를 포기했다. 기자재전시회는 더욱 빈약했다. A, C, D1홀 중 A홀은 아예 강연장과 등록처로 용도를 변경했고, 드넓은 C, D1홀에 예년의 4분지 1에도 못 미치는 290여 부스를 널찍널찍 배치하다 보니 간신히 헹한 느낌만 지워낸 듯 구도 자체가 어설플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토요일 오전 등록인원이 반짝 몰린 짧은 시간을 제외하면 전시장은 궂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만큼 널널했다. 지나치게 높고 넓은 강연장임에도 연자 앞에는 어김없이 비말 방지용 아크릴판이 설치됐고, 영상으로 참가자들을 맞은 강연장도 여럿 눈에 띄었다. 
입구부터가 요새를 방불케 했음에도 행사장엔 사방에 감시의 눈길들이 배치돼 있었다. 조직위와 스탭은 물론 서울시와 강남구에서 나온 30여명의 요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방역수칙 준수여부를 지켜봤다.
기자도 취재 도중 두번 지적을 받았다. 입구에서 무심결에 면마스크를 쓴 채 입장하려다 제지를 당했고, 방문 부스에서 음료를 마시던 중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곤 마스크를 잊은 채 부스 밖으로 뛰어 나갔다가 재까닥 감시망에 걸려 들었다. 어딜 가든 손소독제를 사용할 것을 권유받았고, 부스에선 무심코 제품에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클린 SIDEX는 이런 노력과 협조 속에 이뤄낸 성과이다. 그냥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때 그 현장에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의 배려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봐야 옳다. 한가지 안타까운 건 그 자리에 치협이 없었다는 점이다.

중앙회인 치협이 지부의 무리한 행사 강행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그걸 막고 싶은 충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은 상호 협의가 우선이어야 한다. 성명을 내고,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에 필요하다면 몇번이고 만나 주최측의 사정을 듣고, 설득을 하고, 도울 방법도 숙의해야 한다. 그래도 안되면.., 마지막에나 꺼내들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성명'이다.
지난 SIDEX 2019를 돌아보면 치협이 왜 그래야 하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당시 서울지부는 예정에 없던 아태총회 때문에 행사의 전 부분을 뜯어 고쳤다. 학술 부분을 아예 아태조직위에 넘기고, 전시비에서도 10억 원을 지원하는 조건이었으므로. 연례 행사인 SIDEX로서는 결코 달가울리가 없었지만, 국제대회를 유치한 치협의 입장을 존중해 말을 아끼는 대신 기꺼이 이를 수용했고, 그 부담은 치산협과의 갈등으로 남아 지금까지 SIDEX를 압박하고 있다.


어차피 한 몸인 중앙회와 지부의 조율은 이처럼 일종의 내부거래로 남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옳고 그름을 떠나 시종 성명전으로 일관한 치협의 이번 대응에 의문을 제기하는 회원들이 의외로 많았다.
행사를 닷새 앞둔 6월 1일 협회 브리핑룸에서 치협은 처음으로 SIDEX 개최를 재고해주도록 주최측에 당부했다. 이어 3일에는 입장문으로, 개막 하루 전인 4일에는 담화문으로 수위를 높여가며 SIDEX를 압박했다. 4일 발표된 서울시의 집합제한 명령이 오히려 치과계 내부의 소란을 반영한 조처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치과의사들의 대표기관인 치협이 '회원들의 준엄한 명령'을 들어 만류하는 행사를 산하 지부가 무리하게 강행하는 모양새는 여러모로 일반의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겠기 때문이다.

 


'SIDEX를 왜 꼭 치러야 했는지'를 묻는 이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이들은 '치협이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가 궁금해질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상급 기관이 발휘해야 할 리더십이나 포용은 둘째치고, 마치 경계선 너머 정의의 편에 홀로 선듯 '의료인 자격도 없는 집단', '난도질'. '금전적 피해'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로 목청을 높였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이래서야 중앙회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화합이나 단합 같은 구호를 어떻게 다시 외칠 수가 있을까.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지난달 25일 코로나의 족쇄가 풀리자마자 이상훈 협회장과 김민겸 회장이 손을 맞잡은 사진이 '화합'이라는 표제어를 달고 양 기관지에 큼지막하게 실렸다. 다행스런 일이고 바람직한 결론이지만, 내상은 손도 안 댄 채 봉합부터 서두런 느낌이어서 말끔치는 않다.

이번 갈등을 계기로 중앙회와 지부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회무의 근간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앙회와 지부는 어차피 한몸이고, 그래야 회원들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