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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여자치의 '서울·대구·부산·광주'에 54% 집중

남치의에 비해 대도시 선호도 12%p 더 높아


우리나라 현역 치과의사 중 여자 치과의사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활동 치과의사 수는 23,540명이고, 이 가운데 5243명이 여자이므로 남여 구성비는 77.7 : 22.3 정도로 보면 된다. 치대나 치전원에서 느끼는 성비와는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심평원 데이터에 근거한 숫자이므로 의심의 여지는 없다.

이들 여자 치과의사들은 도 지역보다는 서울이나 광역시에 많이 거주한다. 여자 치과의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광역시로 전체 932명 중 여자가 313명(33.6%)이나 된다. 다음은 28.0%의 대구, 그 다음이 26.5%의 구성비를 보인 서울이다. <표참조>

그렇다고 모든 광역시가 여자 치과의사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업도시인 울산은 전체 치과의사 469명 중 여자가 겨우 58명에 불과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12.4%의 구성비를 보였다. 반대로 전북은 도 지역이지만 구성비가 24.0%에 이를 만큼 여자 치과의사들에게 인기이다. 전국 평균인 22.3%를 훌쩍 뛰어넘는, 17개 시도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전북과 원광 등 2개의 치과대학을 거느린 지역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시도별 활동 여자치과의사 구성비 (2015년말 기준)


여자 치과의사들은 근무 형태도 남자들과는 조금 다르다. 남자 치과의사들은 치과의원 소속이 86%를 상회할 만큼 개원 비중이 높지만, 여자들은 76%를 약간 넘는 인원만 치과의원에 적을 두고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여자 치과의사들의 봉직의 비율이 남자들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참조>

치과의원 이외엔 여자 치과의사들은 치과병원(699명)과 종합병원(248명) 그리고 상급종합병원(220명)에 주로 근무한다. 특히 종합병원 치과의 경우 전체 590명 중 여자 치과의사가 248명이나 돼 무려 42%의 점유비를 보였다. 전체 여자 치과의사의 성비 22.3%와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치과병원 역시 여자 치과의사 비율이 32.9%나 되는 인기 근무처이다. 소속 치과의사 3명 중 1명은 여자인 셈. 이밖에 상급종합병원은 27.2%, 병원은 평균값에 조금 밑도는 22.0% 수준이며, 치과의원은 20.2%로 여자 치과의사 비율이 가장 낮다.
물론 치과의원 소속이라고 모두 개원의는 아니고, 치과병원 소속이라고 해서 모두 봉직의는 아니겠지만, 편의상 그렇게 분류하면 여자 치과의사들은 전체 활동 인력 5243명 가운데 1254명이 피고용인의 신분으로 근무 중인 셈이 된다. 이들 가운데엔 보건기관 소속 57명과 한방병원 소속 1명도 포함된다.


                여자치과의사의 근무형태별 구성비 (2015년말 기준)


지난달 장영준 위원장의 '행복한치과만들기준비위원회'가 주최한 '여자치과의사들을 위한 작은 토론회에서도 여자 치과의사들을 위해 치협이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답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회무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문제,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문제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렇게 자료를 놓고 보니 그건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여자 치과의사들을 위해 치협이 가장 먼저 나서야 할 일은 이들의 근무환경을 살피는 일이다. 노동법이 있지만, 전문 직업인의 입장에서 법이 간과한 부분들을 체크 해 이들이 겪는 불이익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압력단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내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그 다음은 보건기관이나 제약·의료 관련 민간기업에 양질의 일자리를 꾸준히 확충하는 작업이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여자 치과의사들은 무작정 개원경쟁에 뛰어들지 않고도 직업적 만족을 가꿀 수 있는 직업적 '선택의 자유'를 얻게 된다. 치협과 여자치과의사회가 당장 머리를 싸매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