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진 못했지만,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웰터급 통합타이틀메치는 기대와는 달리 싱겁게 끝이 났다는군요.
우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그런 경험들을 이미 많이 했습니다. 예전 프로 레슬링이 한창 인기가 있을 때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끼와 무하메드 알리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는 애초에 성립될 수가 없는 매치였습니다.
왜냐하면 알리는 서서, 이노끼는 누워서 싸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물론이고, '누가 이길까'에 내기까지 걸며 기대를 키웠던 시청자들은 그 '벌같이 쏜다'는 알리의 잽 한번 구경 못하고 두 선수가 비기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을 맞아야 했습니다. 경기가 끝나자 알리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죠. "나는 누워서 돈을 버는 또 하나의 직업을 알고 있다" 고.
이번 경기에서도 시종 도망다니며 점수를 쌓은 메이웨더가 이겼습니다. 하지만 승패에 상관없이 파이터 파퀴아오는 전 세계 복싱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예전과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이 경기로 메이웨더의 판정승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이죠.
그의 경기는 정말 놀랍습니다. 내가 만약 가로 세로 6.1m의 링 안에 파퀴아오와 마주 선다면 어떨까요? 물론 최선을 다하겠지만, 내 몸짓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금방 깨닫게 되고 말겁니다.
그의 경기장면을 모은 동영상입니다. 1976년의 '세기의 대결' 무하메드 알리와 안토니오 이노끼의 경기도 함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