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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칼럼

“좌우가 다른데 어떻게 정상이에요?”

[조성완의 고개숙인 남자]- <22>

내 몸이 이상해요. 어떻게 하죠?”

정상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아니, 좌우가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정상이에요?”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많은 의학지식들이 안방으로 직접 배달되고 있다. 고민되거나 궁금한 신체적 증상이나 병에 대한 지식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고, 자신이 직접 찾기 어려우면 여러 병원들 홈페이지를 방문해 의사에게 상담을 받아서라도 해결할 길이 열려있다. 남들에게 털어놓기 힘든 성에 관한 고민들도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에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거리낌 없이 조목조목 질문하고 집요하게 답변을 얻곤 한다.

 

물론 일방적인 자료의 나열이 많고 평면적인 설명이라,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고민하는 증상만으로 질병 여부를 확인하려 한다면, 자칫 모든 병이 다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에이즈에 대해 검색해 보면 초기 증상으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앓는다고 쓰여 있다. 사실 가벼운 감기증상이야 잠 한번 잘못 자도 생기는 흔하디흔한 증상인데, 그때마다 에이즈를 의심한다면 하루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의학은 확률의 개념이 반드시 필요해 10억 또는 100억분의 일정도의 확률이라면 거의 0에 가깝다고 생각해야지, 그 적은 확률조차 자신의 문제라고 믿을 필요는 없다.

 

비뇨기과 영역은 그 중에서도 가장 상담이 많은 분야 중 하나이며, 하루에도 수 십 명의 질문을 받는다. 특히 성기의 모양이나 기능의 이상에 대한 고민이 많고 혼자서 끙끙 앓다보면 성격형성에도 지장을 주게 되어 대인관계에 방해가 되기까지도 하는데, 사실 이들 대부분이 지극히 정상이라 허무할 때가 많다.

 

인체에는 두 개씩 있는 기관이 많아 좌우를 비교하게 되는데, 자세히 보면 어느 하나 똑같은 모습이 없다. , , 발 모두 자세히 보면 모양이 다른데 보통 관심이 없으면서도, 유독 여성의 가슴이나 남성의 음낭처럼 성기부위에만 관심이 몰려 이런 오해를 낳는다. 그리고 하나만 있는 기관이라도 모양이 좌우대칭이 아니라는 걱정도 많은데, 그 중 남녀의 성기에 대한 컴플렉스가 가장 많다. 사실 아이들은 얼굴 가운데에 거울을 세워 오른쪽 반을 비친 얼굴과 왼쪽 반을 비친 얼굴을 비교해보는 장난을 통해 두 얼굴이 얼마나 다른지 깜짝 놀라곤 하는데, 성기 역시 좌우가 완벽하게 똑같기는 어렵다.

 

그 밖에도 성기에 대해서는 컴플렉스가 너무 많다. 저마다 다르게 생긴 성기의 모양을 놓고 누구보다 크네 작네, 너무 검다 희다, 곧바르지 않고 휘어진 것 같다, 어려서 호기심으로 받은 시술로 이상한 모양이 되었다 등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 남에게 쉽게 보일 수 없다보니 더더욱 혼자서 고민을 키우게 되며, 동성 친구들과 대중목욕탕이나 샤워하기도 꺼리게 되고, 특히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에도 소극적이기 쉽다. 대부분은 정상이므로 쓸데없는 고민인 경우가 많지만, 가끔 선천적인 기형이나 구조적인 이상일 수도 있다. 자신이 정말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전문의를 찾아 자세한 진찰 한번 받아보면 쉽게 알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고 아끼는 것은 좋지만, 혼자만의 오해로 근거 없는 콤플렉스를 만들고 키우시지는 마시길 바란다.

 

글: 조성완

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